
예전엔....연탄불에 구워 먹던 쇠고기 불고기 보다 더 맛있는 음식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 책에 자주 등장하는 우리 외할머니, 당신의 막둥이딸(우리 막내 이모) 도시락에 싸주시느라 굽던 쇠고기 불고기의 냄새...
유년시절에 맡았던 그 냄새가, 아직도 가끔씩 그 환상적인 냄새가 아주 리얼하게 생각납니다.
친정엄마의 불고기보다 우리 외할머니 불고기 냄새생각은 왜 나는 건지..
돌아가신 지 벌써 14년이나 됐는데...
시어머니께서 집에 안계시니까..확실히 먹는 것에 소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치냉장고 안에 조금씩 남아있던 닭불고기, 쇠고기불고기, 돼지고기 수육..차례차례 처치하고 있을뿐,
도무지 새반찬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끼니때만 되면 kimys는 "어머니가 안계시는 동안 만이라도 나가먹자"고 하지만...나가먹는 것조차 귀찮아서...
새 밥이나 한그릇 하고, 김치나 새로 썰어서...있는 반찬 들..해치우고 있네요.
오늘이 그 마지막 순서로...쇠고기불고기...
쇠고기 불고기를 구우려고 꺼냈는데..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불고기 냄새가 그리워서...몇 점 되지도 않는 걸, 생선구이 전기그릴에 구웠어요.
사실 굽는 양에 비해서 설거지가 너무나 버겁지만..그래도 단 한점이라도 맛있게 먹어보겠다고..
예열이 된 생선구이 그릴에 쇠고기를 손으로 잘 펴서 올려놓았습니다.
생선구이기의 석쇠, 조금만 촘촘하게 만들면 어디가 덧나는 지...
석쇠가 너무 성글어서 고기가 자꾸 빠지지만 그래도 좀 맛있게 먹어보겠다고...
손으로 한장 한장 펴서 굽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데...냄새가 아주 그럴싸해서 일단 기분이 좋았고..
맛도 연탄에 구운 것보다야 못하지만 다른 어떤 장비를 써서 구운 것보다 나아서 기분이 좋았고...
밥 한그릇 뚝딱해치웠네요..^^
오늘 궁이 연속 2회 방송한다면서요?? 궁보고나서....시내로 밤마실 나갑니다..
우리딸 매월 초부터 중순께까지...야근하거든요. 택시타고 다니느니..제가 좀 수고하는 편이 나아서요...
스물여섯이나 되는 딸 과잉보호라고 뭐라하지 마세요...이게 다 과년한 딸 가진 에미의 마음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