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제대로 효도한 것 같아요.
친정아버지, 몇번이고 잘 잡수셨다고 하시면서...
"딸 낳은 보람있다"며, 친정어머니께.."당신이 딸을 잘 가르쳤구려.."하시네요, 쑥스럽게...
오빠는 진심인지, 아니면 립서비스를 미리 해두면 초대가 또 있을 걸로 생각했는지, "100점 만점에 120점이다!"하구요.
절대미각 울 오빠, 맛 평가가 참 까다롭거든요..그런데 케이터링 서비스, 사업으로 해보라나요?
그래서 그랬죠, 할 용의있으니까 필요할 때 언제든 부르라고...ㅋㅋ..
남동생는 희망수첩 애독자인데...희망수첩에 제가 만든 음식사진이 올라오면 속으로 그랬대요,
'음식 때깔은 좋군...맛은 어떨지...믿을 수가 있어야지...'
근데 오늘 별 4개반이래요. 특히 찹쌀탕수육에 완전히 매료된 눈치..무슨 고기냐, 그런데 왜 이렇게 부드럽냐..
완전 '고기에게 무슨 짓을 한거야, 너무 맛있잖아..' 분위기였어요.
음식 하나하나에 설명을 하라고 해서, 재료나 조리법 같은 거 말하니까,
우리 작은 올케, "가족 대상 쿠킹클래스 열어요"하고, 오빠는 "뭐 배워요..얻어먹지.." 하네요.^^
암튼...음식을 각각 세 접시씩 담아놓고 상에는 일단 두 접시만 올려놓고, 한 접시는 여분으로 준비했었는데...남은 게 없어요..
우리 식구들 말..무슨 마라푼다가 지나간 것 같다고..
전 너무 좋았어요. 음식접시 바닥이 보이도록 싹싹 비워주면 만든 보람있고, 너무 좋잖아요.

냉채입니다.
가운데 일단 전복 1개만 놨다가, 한개 더 추가했어요.
해파리는 오이와 무쳤고, 새우는 끓는 물에 청주 조금 넣고 데쳐냈어요. 싹채소들 담고.
소스는 마늘소스 였습니다. 일하면서 밥해먹기에 있는 그 마늘소스..그게 제일 만만한 것 같아요.
식구들 도착하기 전에 찍은 거라, 소스가 올려져있지 않네요.
요거 세 접시 몽땅 비우고, 남아있던 해파리와 오이, 새우 싹채소만으로 네번째 접시를 즉석에서 만들어 들여갔다는...

그린샐러드 입니다.
양상치, 오이, 그리고 야콘을 썰어 넣었어요.
드레싱은 역시 일하면서 밥해먹기에 있는 오리엔탈 드레싱을 만들었는데..오늘은 좀 특별하라고, 유자청도 좀 넣어줬어요.
이것 역시 아직 드레싱을 얹기 전이네요.
요거...세 접시도 순식간...전 사실 맛도 못봤다는..

파스타샐러드입니다.
마요네즈에 레몬즙과 설탕을 아주 조금 더 넣은 다음, 여기에 삶은 메추리알, 감자 단호박, 브로콜리, 그리고 파스타를 넣었어요.
파스타..아주 특별한 파스타입니다. 우리 딸 네덜란드에서의 교환학생 마치고 돌아올 때 가지고 온 파스타에요.
이탈리아 여행길에 엄마 생각나서 샀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날 쓰려고 아껴뒀다가 오늘 썼어요.
위에는 말려서 채썬 후 올리브유에 절인 토마토를 얹었어요. 이 말린 토마토, 참 신기해요.
조금만 넣어도 음식의 맛을 바꿔 버려요. 식구들로 부터, 이게 뭐냐고 질문이 집중됐다는...

작은 올케가 도토리묵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나 제가 쑨 묵, 맛있다고 좋아해요.
오랫만에 오는 올케 기쁘게 해주려고 어제밤에 도토리가루를 물에 담갔더랬어요.
썰어서 세접시 만들어 상에 올리고, 한덩이는 따로 싸뒀다가 줬어요. 양념장과 함께...
참 아무것도 아닌 것이지만...우리 작은 올케를 보면 드는, 애틋한 마음의 표현이죠, 뭐...

녹두전은 어제 부쳐뒀어요.
상에 올릴 때 썰기 싫어서 아예 한 입 크기로 지졌어요.
부치기는 좀 번거로웠지만, 상에 놓기는 좋던데요...한개씩 딱딱 집어 먹으면 되고...

오늘의 인기폭발 메뉴 쌍두마차 중 하나입니다.
돼지안심 두덩이를 사서, 동글동글 썬 다음 방망이로 밀어서 소금 후추 생강가루로 밑간했어요.
쌀가루와 찹쌀가루 반씩 섞어서 일단 한번 고기에 묻혀준 다음 다시 튀김옷을 만들어 튀겨냈는데..
이렇게 하면 한번만 튀겨도 바삭바삭 맛있습니다.
레시피, 요리가 좋아지는 부엌살림에 있어요. 히트레시피에도 레시피 있습니다.
이건 사실..첨에는 계획에 없었는데..장을 보면서 고기메뉴가 약한 것 같아서..갑자기 추가한 것이었는데,
이거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지..
세접시 다 먹고, 한 접시 더 만들어서 먹었다는 거 아닙니까?
오늘 주인공 김형민 소위도 이것에 젤 맛있어다고 하고, 제 동생도 제일 맛있었대요.
올해 중학교 들어가는 우리 이쁜 예림이도 소리없이 맛있게 먹고 있더라구요.

찹쌀탕수육 만큼 인기를 모았던 해삼탕입니다.
평소하던 양보다 훨씬 많아서 하면서 좀 자신이 없었어요. 간이 잘 안맞을까봐..그런데, 아주 맛있었대요.
오늘 해삼탕이 더욱 특별했던 건..해삼을 진짜 많이 넣었고, XO장으로 맛을 냈기 때문입니다.
동생왈, "이렇게 해삼이 많이 들어있는 해삼탕은 본적이 없다"는 거에요.
작은 올케, "XO장이 들어가서 더 특별하다"고 하구요.
해삼을 큰 걸로 7마리 불렸었어요. 죽순 캔 하나 따서 넣고, 청경채로 가장자리 두르고..그랬더니 해삼이 넉넉했었나봐요.
해삼탕은 우리 친정어머니가 드시고 싶다고 해서 메뉴에 넣었는데..
예림조카가 잘먹어요, 그래서 좀 넉넉하게 했었는데...울 예림양 진짜 잘 먹더만요..
전 해삼 단 한조각 먹어봤습니다. 그래도 해삼으로 배 불린 사람처럼 배가 부릅니다...^^

오늘의 실패작 갈비찜.
역시, 개운치 않더니만...약간 짜게 됐어요. 그리고 갈비 고기 자체도 좀 맛이 없었던 것 같아요.
재료비가 제일 많이 든, 야심작이었을 뿐아니라 다른 어떤 음식보다 자신 있는 요리였는데..^^;;
담부터는...울지말고 재워야겠죠??
실패작이라고..사진도 잘 못 나왔네요...

전복 내장만으로 죽을 쑤었습니다.
요리를 드시다보면 아무래도 식사를 못하실 것 같아서 쌀만 씻어두고, 밥은 안치지 않았어요.
그러길 잘했죠...밥은 필요없다고, 모두들 죽으로 마무리 하셨어요.
어제 황태 머리 잘 우려낸 다음 오늘 황태국을 뽀얀 사골국물처럼 끓여뒀었는데..국만 조금씩들 드시고.
죽 냄비도 바닥을 박박 긁었다는..^^
엄마 아버지, 이렇게 차리느라 얼마나 힘들었냐고 하시는데..사실, 이 정도는 별 일도 아니거든요.
식구수가 적잖아요...
큰 올케는 "내 대신, 형민이 밥 잘해줘서 고맙다"고 몇번이나 얘기하네요. 힘도 별로 들지는 않았지만, 이런 말로 피로가 풀렸어요..^^
밥 다 먹고나서는 과일과 커피, 특히 얼려뒀던 홍시, 사각거리는 상태로 먹었어요.
그리구...3월7일이 예림조카 생일이라..미리 생일 케이크도 잘라먹었답니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조카, 할머니 할아버지 보여드린다고 교복싸가지고 왔어요. 얼마나 의젓하고 예쁜지...
너무나 교복이 잘 어울리는 조카랑 사진도 마구마구 찍고...
참...기쁜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까지는 아니어도, 소박하게 비빔밥이라도 한그릇 해놓고, 식구들 자주 초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