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몇 권 내면서, 또 잡지 일 하면서..본의 아니게 살림을 많이 불린 것이 숟가락 젓가락 수저받침, 뭐 이런 소품들입니다.
이 구석 저 구석에 박혀있는 젓가락 들...

사실 최선의 정리는 어지르지 않는 것입니다.
한번 말끔하게 치워놓고 나서, 정리된 물건을 꺼내 쓰게 되면 쓰고나서 즉시 제자리에만 넣어둔다면, 아마 저처럼 날잡아서 온집안을 뒤집는 일은 안해도 될 거에요.
그런데...전 그게 잘 안돼요.
치우면 그때뿐...쓰고나서는 제 자리에 놔두지 않고 아무데다 놔두거든요.
그러다보면 꼭 필요한 때 그 물건을 찾지 못해 쓰지 못한다든가, 아니면 깊숙히 박혀버려 그런 물건을 갖고 있다는 것 조차 까먹어서 또 사들인다든가...
오늘은 아주 큰 맘먹고 수저 종류와 주방도구들을 정리해주었습니다.
갖가지 색깔의 젓가락이 여기저기서 나오길래, 모두 제 짝을 찾아서 케이블 타이로 묶어줬습니다.
케이블 타이 낱개로 사면 값이 꽤 비싼데...저는 한참 전에 사이즈 별로 천개쯤 들어있는 걸 싸게 샀거든요.
서빙용 스푼들은 그것들끼리 모아 수납용 통에 담아 넣고, 케이크서버도 또 한데 모아주고, 커트러리들도 한군데 담아주고, 소님왔을 때 쓰는 수저들은 파통으로 나온 밀폐용기에 담아주고...
또 중국도자기스푼도 밀폐용기에 담아놓고, 밀폐용기의 칸막이 용기에는 수저받침을 정리했어요.
나무수저와 스트로는 지퍼백에 담고...
맘같아서는 색동수저집과 같은 모양의 수저집을 좀 만들어서 젓가락이나 서빙용 스푼들을 보관하고 싶었으나..마음뿐이에요.
그래도 이렇게 했더니 버린 물건이 별로 없는데도 꽤 정리가 됐어요.
지난번에 우렁각시가 방문해서 정리해줬을 때, 제가 정리한 것보다 훨씬 단정하게 정돈을 잘했었는데,
문제는...
어디에 뭐가 있는 지 잘 몰라서 쓸 때마다 찾다가, 어떤 때는 찾기를 포기하고 만다는 점이에요.

요렇게 케이블 타이로 묶어줬어요.
저 뿐아니라, 촬영온 기자들이 찾아 쓰기도 쉬울 것 같죠?

케이블 타이가 뭔지 모르시는 분이야 안계시겠지만..요거에요.
철물점에서 팔고, 대형마트에서도 본 것 같아요. 크기별로 있고 색깔도 아주 다양해요.
오늘 정리한 것이 며칠이나 갈 지는 모르겠지만...암튼 정리를 했으니까..
적어도 어디있는 지 못찾아서 꺼내 쓰지 못하는 일은 없겠죠?
지난 번 친정식구들 초대했을 때도 서랍 안이 뒤죽박죽 되는 바람에,
서빙스푼 똑같은 거 2개가 있는데..하나를 못찾아서 제각각 내놨었다는...^^;;
이제 옷장 정리만 좀 해주면...봄맞이 집안 정리가 어지간히 되는 것인데..
옷정리는 진짜 엄두가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