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테이크아웃 음식들이 발달해서, 국이면 국, 구이면 구이, 찜이면 찜 포장이 안되는 음식이 없지만.,
제가 자랄 때만해도,
아버지께서 기분 좋게 귀가하실 때 손에 들고 들어오시는 음식은 거의 전기구이통닭이 전부였습니다.
'영양센터'라 이름이 붙은 전기구이통닭집 쇼윈도우에는 발가벗은 닭들이 쇠꼬챙이 꿰어져 빙빙 돌아가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았구요.
요샌...닭요리도 너무 다양해져서..이 전기구이가 많이 쇠퇴했어요.
서오릉 쪽에 가면 전기구이 대신 장작구이가 많은데...
전 닭 뱃속에 이것저것 넣어 구은 것이 싫어서..옛날 전기구이 통닭을 그리워하곤 합니다.
몇년전...저녁에 갑자기 통닭이 먹고 싶어서, 퇴근하는 kimys에게 사오라고 했더니, 배에 밥 들어있는 걸 사와서 실망했던 기억도 있네요.
집에서 오븐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이 차라리 전기구이통닭 맛과 비슷한데...그래도 2% 부족한 맛이었어요.
그랬는데..드디어 며칠전 그 비법을 배워서 오늘 점심에 해봤는데..성공적이었습니다.
자, 포인트 나갑니다!!
1. 닭은 크지 않은 영계로 준비하세요.
큰 닭은 살이 퍽퍽하고 맛이 덜합니다. 작은 녀석으로 해야 껍질의 바삭함을 즐길 수 있습니다.
2. 조리 첫단계
몸에 소금과 후추를 발라줍니다. 토닥토닥 마사지 해준 후 30분 정도 놔둡니다.
3. 1차 조리
닭에 밑간이 배어들 동안 오븐을 200℃에 맞춰두고 예열합니다.
예열이 되면 닭은 20~30분 정도 겉이 노릇노릇할 만큼 구워줍니다.
이때 반드시 기름이 빠질 수 있도록 석쇠 등을 받쳐줍니다.
4. 닭을 반으로 가르기
오븐에서 꺼낸 닭은 반으로 갈라줍니다. 그래야 다음 단계에서 더 빨리 됩니다.
4. 2차 조리
이게 아마도...전기구이 통닭집의 비법이 아니었다 싶은데요...
가마솥에 튀김기름을 붓고 튀김을 할 수 있을 만큼 기름 온도을 올린 후 닭을 넣고 뚜껑을 덮은 다음 10~15분 동안 튀겨줍니다.
튀김기가 있다면 온도를 180℃에 맞춰두고 시간도 10~15분으로 맞춰서 튀겨냅니다.
이렇게 했더니...겉껍질이 예술인... 아주 맛있는 통닭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흠, 설거지가 엄청 나오네요.
아무리 맛있는 요리라도 설거지가 많이 나오는 요리..결코 높은 점수 줄 수 없죠??
게다가 오늘 점심에, 여성잡지의 부탁으로 식품회사 세곳의 짜장면 시식후기 원고를 써주느라,
세가지 짜장면을 해먹었더니 냄비 설거지가 장난이 아닙니다.
아...멀고도 험한 요리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