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7살짜리와 한 끼 먹기 9
어림짐작 |
조회수 : 2,714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5-06-18 09:26:45
해가 참 길어졌습니다. 8시가 되어도 깜깜하진 않아요.
요며칠 부쩍 7살짜리 아이는 방과후에서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현관에 던지고 놀이터로 직행하는 것이 버릇처럼 되었습니다. 덕분에 요새는 축구 안 합니다... 해방..
30분을 약속해도 대개는 한 시간도 넘게 놀다가 7시 무렵, 저녁 준비를 해놓고 부르러 나갈까 생각할 때쯤 들어옵니다.
땀과 먼지투성이지만, 무척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엄마, 밥 다 만들었어?” 물어봅니다.
집 앞의 그 빤한 놀이터에서 매일 뭐가 저리 재미있을까 싶지만, 또 매일 그렇게 재미있을 수 있는 아이가 부럽습니다.
하긴 나도 어렸을 때 어둑해질 때까지 동네 아이들과 놀았더랬죠. 동네 골목에서 이런저런 놀이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어두워졌고, 엄마들이 하나 둘 자기 아이들을 불러 집으로 들어가곤 했죠. 다들 집으로 가는데, 나만 엄마가 부르러 오지 않으면 좀 서운했던 기억도 있어요. 어둑해지는 골목에 혼자 남았을 때의 기분...
그러다보니 저녁 준비하는 건 훨씬 여유로워졌습니다. 조금 손이 가는 음식을 해 볼 생각도 들 만큼.. 오늘 방과후에서는 야채를 중심으로 먹었더군요. 그래서 고기 반찬을 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왕창 산 감자와 호박도 처리가 급해 같이 동원되었습니다.
닭가슴살+호박 간장조림, ‘일밥’에 나오는 채 썬 감자전에 피자 치즈 뿌려서(사진에는 치즈가 잘 안보이죠?), 그리고 요새 필 꽃힌 미역무침(오늘은 초고추장) 등...
닭가슴살 호박 조림
재료: 닭가슴살 2장, 애호박 3센치 토막, 조림간장( 밥숟갈로 간장 2, 맛술 1/2, 다진마늘 1/2, 오렌지 반 개 껍질 벗기고 얇게 저며서), 면실
1. 닭가슴살 가운데를 칼로 자르고 펼쳐 소금, 후추를 쬐끔 뿌린 후, 반달썰기한 호박을 쟁여넣고 덮는다.
(호박과 가지를 같이 넣어도 맛있다는데, 가지가 없어서)
2. 요리실(있으면 좋겠지만) 또는 굵은 면실로 흩어지지 않게 묶는다.
3. 뜨거운 팬에 앞뒤 겉만 익힌다.
4. 조림간장 재료에 물을 2숟갈 넣어 바글바글 끓인 후 (유자청이 더 맛있다고 해요. 매실엑기스도 좋을 것 같은데, 똑! 떨어져서) 불을 고기를 넣고 중불에 가끔 뒤집어가며 조린다.
5. 다되면 실을 풀고 썰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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