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아이디가 될까봐...
바쁘고, 정신없긴 하지만...
오늘은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와 사진들 올려 볼려구요...^^

한국마켓이 없는 이곳엔 한달에 한 번씩 이동수퍼차가 온답니다..
그때 쌀도 사고 고추장, 된장, 오뎅...그리고 이런 스페샬~한걸 가끔 사기도 하지요..

멸치다시 낸 물에 청국장 분말 풀어 넣구요...된장도 조금 넣구요..
그리고 파, 마늘 넣어 보글 보글 끓이다 울 남편 좋아하는 두부도 뚝뚝 썰어 넣구요..

뚝배기에서 콤콤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밥심으로 사는 우리 부부...
밥 한그릇과 숟가락만 들고 덤벼들어 저걸 다 비운다지요...단번에...^^
왜 콤콤한 청국장을 끓였냐 하면요...
요 며칠 동안 남편이 밖에 밥을 계속 먹었댔어요...

요렇게 차려입고 가이드하러 나갔었답니다...
저희가 결혼하고 나서
남편은 털털거리는 오토바이로 우유배달을 하면서
자비량을 했었는데요...처음엔 서울우유를 배달했었어요..
근데 그우유는 가게에도 물건을 대고 매일 계산하고 해야 했는데..
울 남편은 선천적으로 숫자계산이 안되는 사람이예요...
(엊그제도 3*105를 305라고 써놓았답니다...^^)
그러더니 건국우유를 해야겠대요...그건 한달에 한 번만 계산하면 된다고..
그래서 서울우유 드시던 아줌마들 우루루~ 건국우유로...
자기가 거기를 졸업해서 아는데 축산과가 유명하고 어쩌고^^
그러다가 어느날엔 신문광고에 난 파스퇴르 우유를 보더니..
그 우유가 더 좋은것 같다고 파스퇴르를 배달할거라고 해요...
동네 아줌마들 또 파스퇴르 우유로 다 바꾸었다지요...
분유, 요구르트 할 것 없이 열심히 배달하고 팔고 했댔어요...
아기있는 집엔 분유사러 다니기 힘드시다고 배달 주문받고..
얼굴색이 안좋은 사람들한텐 요구르트 권해드리고...
자기가 확실한 효과를 본 경험이 있어서리..^^
몇가정을 예수님 영접하도록 돕고,
교회도 같이 다니고 했습니다...
4년정도 그렇게 하더니...
동네에 두부대리점이 생겼는데...
리어카에 두부, 오뎅, 청국장 뭐 이런거 싣고 다니면서
딸랑~딸랑~종치면서 파는 거였어요.......
자기가 두부를 좋아하니까 맨날 두부사러 대리점 다니다가..
물들어(?)가지고 자기도 두부장사를 해야겠다고 하대요..ㅜ.ㅜ...
새벽기도를 다니고 싶어서 그랬대요..
두부는 오후에 팔러 다니는거니까..
그래서 할수없이 조그만 타우너를 할부로 구입했댔어요...
타우너 뒤에다가 두부, 오뎅,청국장 뻥튀기과자...
싣고 반포 아파트 단지를 다니며 장사를 했었어요...
딸랑 딸랑~ 소리 듣고 아줌마들이 두부 사러 나오면...
사람이 두부로만 살것이 아니요...하면서..
전도지도 한장씩 넣어 주고...
우리집사람은 청국장을 멸치넣고 끓이더라...
두부는 부쳐서 김치랑 먹으니 맛있더라...
오뎅은 이렇게 볶더라...등등...
오만얘기를 다해주니 아줌마들도 친근하게 생각하고...
우리 남편한테 두부사러 다니다가 예수님 믿게 되신 분도 많답니다...^^
두부대리점 사장도 2년동안이나 부지런하고 꾸준한...
울남편을 지켜보더니 남편이 믿는 하나님을 자기도 믿고 싶다고..
그래서 그 가정도 하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제가 남편한테 제일 감격했었던 때였어요...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라는 말씀이 있듯이...
교회에서도 열심이였지만..세상에서는 더 열심히 살아서...
사람들에게 본이 되었다는거요...단지 말뿐이 아닌...
남편이 저녁예배 시간 때문에 두부를 다 못팔고 오면...
저는 저대로 두부를 뚝뚝 썰어서 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서..
김치에 싸먹게 내놓구요...
오뎅 남겨오면 멸치다시물 한 들통 내가지고...무우넣고 오뎅국 끓여서
청년들 먹이구요...
오고 가고 집에 들르는 사람들 보글 보글 청국장 한 뚝배기 뚝딱 끓여내구요..
오죽하면 5살짜리 우리애 인사가 "식사하셨쪄요..?" 였댔어요...^^
안팍으로 띵까~띵까...잘 먹고 즐거웠던 때였어요...
집이야 월세지만 안 쫓겨 나고 잘 살았구요..
차야 털털거리는 오토바이엔 남편 허리 꼭 잡을 수 있어서 좋았구요...
시동생이 타다 물려준 프라이드는 프라이드있게 좋았구요...^^
승차감이 달구지 같던 타우너는 새차여서 좋았구요...
불가리아에선 공기좋은 곳에서 걸어다니며 건강해져서 좋았구요..
에딘버러에 와서는 우리집에 다 못받는 게스트들 다른 곳에
소개시켜 주다보니..그집이 고맙다며 자기네 안 쓰고 세워둔차를
저희한테 주어서 너무 감사하게 잘 썼댔어요...
그 차가 수명을 다하여 저희가 처음으로 거금 이 백만원을 주고
이렇게 이쁜차를 샀었답니다...

로버라는 마지막 영국메이커의 차인데요...랜드로버 만드는...
근데 얼마전에 폐업처리를 해서 6천명의 실업자가 생겼대요...
이차도 우리한테는 삐까번쩍인데요..^^
저희 차로 모시기에는 좀 어려운 분들이 오시면
차를 렌트하라고 하신답니다...
그래서 울남편이 갑자기
이런 멋진차에서 요런 이상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걸 찰칵~

남편이 가이드 나가고 없어서 저 혼자 게스트들 다 대접하느라
힘들거라고 선물로 사주고 간 화분입니다...

그러고 보니 가이드라는 것이...
남편의 적성에 딱~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답니다...
남편은 일단 했던 얘기를 또 하는걸
전혀 귀찮아 하거나 번거러워 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은 다 알려 주고 싶어 하는 성품이고...
자기가 좋은 것은 남을 설득시켜 꼭 같이 좋아하게 만든답니다...^^
성격이 친절하고 또 성실해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이구요...
마음도 따뜻하고, 속과 겉이 같은 사람이라...
꾸밈이 없이 밝고 맑은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좋아해서...
사람들과 다니며 이런 저런 얘기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다보니..
금새 게스트들과 친해지고...
스스럼 없는 관계를 만들어 편하게 해 주나봅니다...
가이드 비용이 적은 것도 아닐텐데...
감사의 마음들을 더 얹어서 주시는 것 보면..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 섬김을 즐거워 하시는 듯 합니다...
저도 벌써 예약된 게스트들이 Full로 있으니...
부지런히 밥하고, 청소하고, 시장보고, 정신없는 며칠이였습니다..
남편 없는 동안 서빙되었던 음식들입니다...








비빔밥도 만들어 대접했었구요...


두번씩 상차릴 때입니다...

아빠가 하던 뒷마무리 설거지는 울 아들녀석이 해 주었습니다...
아빠로 부터 20파운드라는 거액의 용돈을 챙긴후라 열심히 해 주네요...

가이드 마치고 돌아오면서 가족들을 위해 체리를 사다주었어요...
저희부부는 어떤일이 든지 주어지는 일 가운데서
욕심없는 마음으로 ...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서
시간들을 보내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조금씩.... 조금씩..... 배워왔습니다...
뭐든지 즐거운마음으로 하면 얼굴이 밝고,
다른 사람도 즐거워지고...그러다보면,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행복해지고...
그렇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