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 점심시간에 회사근처 들판에서
쑥을 뜯었답니다.
첫날 뜯은 쑥으로 쑥국도 끓여 먹고, 쑥버무리도 조금 해먹었어요.
이번엔 엔지니어님의 쑥전을 해보리라 마음먹고 다시 뜯었답니다.
쑥 뜯기가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길래
사실은 마트에 쑥을 사러 갔어요.
그런데 어디에도 쑥이 없어요.
시장까지 가보았는데 시들고 뭉크러진 놈들만
버려진 아이마냥 외롭게 있더군요.
아무도 쑥을 안사간다네요.
그래서 다시한번 뜯었어요.

블렌드로 쑥을 갈았어요.
엔지니어님은 쑥을 살짝 데쳐서 갈았다 하셨는데.....
귀차니스트 저는 걍 갈았답니다.(이래도 되는건지?)

갈은 쑥에 밀가루, 소금 조금 넣고 반죽을 만들었어요.
쑥전은 서너장만 부치고 나머지 반죽에 찹쌀가루 조금 더 넣고
부꾸미를 만들었어요.
이가 부실한 시아버님께서 이렇게 팥들어간
오방떡, 부꾸미, 양갱 종류를 좋아하시거든요.

반죽을 작게 떠 넣고 숟가락으로 가운데를 살살 돌려주니
주변으로 둥글게 퍼지네요.

한쪽면이 익으면 뒤집고, 그 면마저 익어가면
팥을 작게 떠서 얹어 줍니다.

반을 접어서 반달모양으로 만들고 끝을 살짝 찍어서
눌러주니 입이 다물어졌어요.

솜씨가 없어서 모양은 이쁘게 안나왔지만
맛은 그럴싸 하네요.
쑥향도 아주 진해요.
아버님 아주 맛있게 세개 드시고,어머님 두개,
늦게 귀가한 신랑, 괜찮다며 두개 먹었어요.
생딸기 갈아서 만든 쥬스랑 저도 두개 먹었답니다.

내친김에 감자전도 부쳤어요.
누가 복부비만에 생감자즙이 좋다길래
갈아 마시고 남겨둔 건더기가 있었거든요.
감자 세개 갈아서 감자전 세개 나왔네요.
갈변이 되서 색감은 별로지만 맛은 이상없는 감자전 그 맛이예요.
다이어트 한다고 감자즙(맛, 이상해요)이나 갈아 마시면서
야심한밤에 이런걸 자꾸 만드는 절 어쩌면 좋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