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임신을하고 아이를 낳는다면 꼭 딸을 낳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 드렸어요..
그렇게 간절한 맘으로 기다려서 내곁에 내딸이라는 이름으로
유진이가 왔습니다..
근데..
유진이를 낳고 나서 일년내내 우울증으로 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알수없는 피해의식속에 내내 갖혀 살았어요.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딸인데..그렇게 보고싶었던 딸인데..
저는 일년내내 행복하지 못했어요.
스스로 행복하면 안되는 사람처럼 굴었지요.
남편이 없으면 하루종일 커튼을 내리고 그저 엄마니까..내가 낳았으니까..
힘겹게 아이를 돌봤어요.
어떨땐 조그마한 아기유진에게 마구마구 소리도 질러대고...
나 스스로도 내모습이 낮설게만 느껴졌었죠.
그래도 참 감사한건..이런말 하면 닭이라고 싫어들 하실려나..^^;
그래도..참 감사한건 남편이 옆에서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단 한순간도 도대체 왜 그려냐고 말한적 없고 내가 이유없이 화내고
짜증내도 묵묵히 다 참아 주었어요.
퇴근하면 칼같이 집에와서 유진이를 돌봐주었고
"오늘하루 힘들었지??오늘은 어땠어??"항상 물어봐주고 토닥여주고..
그렇게 일년쯤 지나니까 조금씩 조금씩 맘의 구름은 걷히기 시작하더라구요..
원래 산후 울울증이라는게 호르몬 작용으로 오는거래요.
심한사람은 심하고 경미한 사람은 경미한데 저 같은 경우엔 좀 심했나 봅니다..
진작 알았으면 빨리 병원을 찾는거였는데..
괜히 제가 가장 사랑하는 두사람만 괴롭힌꼴이 되어 버렸어요..
그래도 유진이가 참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어서 너무 고마워요.
1년동안 잘 못해줬던것 앞으로 더 잘해주면서 만회해야지요..
오늘 그 유진이가 첨으로 선생님이랑 친구들이랑 도시락 싸들고 소풍을 갔어요.
아침에 어깨에 노란가방 매고 빠이빠이 하며 나서는데..
이제 유진이도 조금씩 내품을 벗어나는구나..이렇게 때가 되면 다 벗어날 준비를 하는걸..
왜 그렇게 힘들어하고 괴로워했을까..싶은게 맘이 아프더군요..
어릴적 엄마가 소풍날마다 항상 싸주시던 꽃김밥이 생각나서
저두 오늘 한번 싸봤어요.
원래 잘 안먹는 유진이라 꽃이라면서 좀 잘 먹을까..싶어서요.
아마도 김밥은 뒷전이고 과일순이 유진이 딸기만 달랑 먹고 오지 싶네요..
오늘아침에 원아복입고 이렇게 노랑가방 매고 룰루 랄라 신나서 갔어요.
가방을 열어보더니 팬돌이 짱에만 열심히 눈독 들이더군요..
가자마자 팬돌이랑 칸쵸먹고 신나게 놀겠지요.
다치지 말고 잘 놀다 왔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