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 편식 심함 아이 엄마들께 도움이 될까해서....
이제 1년 조금 못 됐습니다. 급식 한지.
그래서 나름대로 선생님들과 머리를 맞대고 편식이 너무 심한 아이들 고치기 작전을
했었는데, 어린아이들(유치원-초3까지)에게는 잘 먹여 들어간것 같아 글을 올이오니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선 중국이라는 낯선 땅에 정착한 아이들에게 엄마들이 불쌍하다는(적응하기 힘들어
할지도 모른다는 맘으로) 이유로 아이들이 좋아 할것만 줍니다.
그리고, 여기오신분들이 거의 선교사님들 이라서 아이들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구요.
그래서, 늘 집에서는 햄, 계란, 치킨 아니면 외식이라면서 햄버거나 피자등을 사 먹이거나,
중국식 매운 요리로 아이들 입맛을 길들이기 시작해서, 어쩌면 한국의 아이들보다 더
편식도 심하고 입맛도 까다롭습디다.
거기다가 아침에 7:30분에 스쿨버스를 타야하니 아침은 거의 안먹고 졸린 눈으로 나오는
아이들에게, 쵸컬릿이나 과자를 딸려 보내니 당연히 아이들 입맛은 단것만 쫓게 되고,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영양이 아주 부실할수 밖에 없습니다.
작년 2학기부터 시작했는데, 첨엔 학생 1/2 이상이 야채부터, 버섯, 미역, 다시마...
뭐 이런 것을 아예 안먹으려고 해서 아주 혼이 났었습니다.
미끌거리는 종류가 싫다는 녀석, 야채먹으면 토한다는 녀석.........
아주 앞이 캄캄 하더이다.
그래서, 유치원 샘들과 의논을 했습니다.(유치원 때부터 군기를 확~~ 잡아야 하거든요.^^)
대부분 샘들은 스티카로만 유인을 많이 하시는데, 이런 방법을 썼습니다.
1.아이들 입맛을 당기는 것으로 유인하기
야채가 많은 날, 아이들은 기겁을 합니다.
일단, 햄이나 고기종류로 유인을 해서 그옆의 야채등을 같이 자연스럽게 먹는 방법
입니다.
1)다시마채 볶음: 여기엔 당근이나 파, 양파도 들어가니 아주 기겁들을 하지만, 햄을
같은 크기나 길이로 썰어서 같이 볶아 줍니다. 첨엔 물론 햄으로 유인을 해야하니 햄 양이
많아야 겠지만, 햄과 함께 같이 딸려 들어간 다른것들에(다시마, 야채) 익숙해 지면 점점
햄의 양을 줄이시면 됍니다.
지금은 우리 아이들, 그냥 햄 안넣고도 잘 먹습니다.^^
2)돈까스나 고로케 같은거 하실때, 안에 고기만 넣지말고 그동안 잘 안먹던 야채를 채 썰어
넣어 숨겨서 튀기 십시오. 그러면 돈까스 먹는 맛에 먹으면서 야채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없어 집니다.
3)버섯이나 그외 거부감있는 야채로 탕수육을 만듭니다. 일명 어른들이 좋아하는 버섯탕수육
내지는 야채 탕수육 입니다. 탕수육이란 이름에 이끌려 그리고 소스맛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먹게 되지요.
유치원생 중에 유독 야채와 미역등 아예 안먹고 애 먹이는 녀석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고쳐서 오히려 더 달라고 해 고민 이지요.^^
2.요리사 놀이
아이들에게 누가누가 제일 요리를 잘 하는지 보자고 합니다.
그러면 식판에 있는 야채 반찬등 죄다 밥에 넣고 마구 비비거나... 하면서 나름대로 요리랍시고
뭘 만듭니다. 그러면 각자 맛을 보아주고(폼으로) 아주 잘 만들었다고 한뒤, 그럼 누가 제일 잘
잘 먹는지도 보겠다고 하면 아주 아이들이 기를 쓰고 먼저 먹으려고 야채가 있는지 없는지
신경 안쓰고 먹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요리사 놀이를 아주 좋아 합니다.
이때는 분위기 살린다고 머리에 흰 요리사 모자를 도화지로 만들어 쓰고 하기도 합니다.
이 방법은 초등학교 3학년 이하는 아주 잘 먹힙디다.
3.같이 망가지기
샘이나 엄마가 같이 망가 집니다. 같이 얼굴에 마구 뭍히면서 옷에도 좀 뭍혀주고 하면서 동질
의식을 느끼게 만듭니다. 샘도 꼬질꼬질 하더라, 근데, 맛있게 잘 먹던데 나도 좀 먹어보까??
라는 생각이 들도록 말입니다.
요건 유치원생 들에게 잘 먹힙니다.
4.그외는 스티커로 상품주기 등 칭찬으로 독려를 하는 일반적인 방법도 있고, 잘 안먹으니까
밥아줌마 처럼 키가 작어지더라, 뚱뚱해 지더라 하면서 소문을 내면 특히 여자애들(초4학년
이하 초등학생에게)에겐 좀 먹히는 것 같습니다.
5.또 그외는 같이 요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이들 그런거 정말 좋아 하거든요.
(요거는 유치원생들과는 차별화된 요리사 놀이 맞습니다.^^)
맛이 있던 없던 같이 요리책 펴 놓고 쭈물떡 거리면서 만드는거.^^
전 한달에 한번씩 애들하고 만들지요. 주로 초등4-6학년까지.
주로 라볶기(라면 떡볶이)를 많이 하고 있고요, 그안에 야채 듬뿍 넣어도 지들이 만들었다는
뿌듯함에 게눈 감추듯이 먹습니다.
6.야채로 튀김을 해주면 의외로 잘 먹습니다. 연근조림은 잘 안먹지만 연근 튀김은 불티가
나거든요. 근데, 튀김할때 밀가루 물을 맹숭맹숭 하게 만들지 마시고, 야채를(파, 양파,
당근,...) 다져서 같이 넣어 튀김옷을 만들면 튀기고 나서 색도 이쁘고 야채도 그나마
먹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굳이 튀김옷 신경써서 안해도 튀김 종류는 야채의 종류
와 상관없이 아주 잘 먹어주니 걱정 마시구요. 전 자주 해 주려니 기름에 튀기는 거라 좀 맘이
그래서 한달에 2-3번 정도 해 주지요.
일단 튀김으로 야채에 대한 거부감 줄이면 자연스레 튀기지 않는 조리법으로 옮기는데 도움이
좀 된답니다.^^
7.튀김에 버금가는 볶음밥 아시죠?? 김밥도 그런 종류고. 무조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
안에 마구 넣습니다.
8.또 야외에서 소풍기분으로 먹기도 있습니다. 여기 학교에 운동장에는 넓직한 평상이 몇개
있습니다. 제가 제안을 해서 교장샘이 만들어 주신 거 였는데, 식판을 들고 나가서 평상에서
먹는 겁니다. 그러면 멀이 안나가도 주위에 꽃도 있고 햇살도 좋고 해서 아이들 신나라
잘먹습니다.(이건 유치원 부터 초등 6학년 까지 모두)
그냥 집에서 먹이지 마시고, 도시락 간단히 싸서 아파트 벤치에라도 앉아 드시면 아이들 기분이
한결 좋아 질것 같습니다.
도움이 좀 돼셨을라나......^^
마지막으로, 울 수민이는 자존심도 강하고 넘들보다 잘해야 한다는 아이라서 전 은근히 그녀석의
그 자존심을 이용 했습죠.
"니가 다른 아이들보도 모범이 되어야 하고 일등하려면 먹는것도 골고루 잘 먹어야지."
그랬더니, 파, 양파, 그외 이상한것 모두 지가 모범적으로 잘 먹고 또 그걸 잘 먹어야 튼튼해 지고
공부도 잘 한다고 아이들과 샘 앞에서 손들고 얘기까지 하는 통에, 수민이도 자연스럽게 다
잘먹게 되었고, 다른 아이들은 덩달아 군중심리에 우루룩~~ 먹었지요.
그래서 그반 애들 다 고쳤다는 즐거운 후문도 있었습니다.
아이들 입맛 정말 힘들고 까다롭습니다. 잘 안먹는 아이들 보는 엄마는 더 속이 터지구요.
그냥, 아이들 눈 높이에서 자연스럽게 방법을 한번 찾아 보십시오.
저보다 더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감싸 드립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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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서맘
'05.4.14 11:11 AM정말 좋은 방법들인것 같아요.
아이들을 위해서 여러가지로 애쓰시고 고민하시는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이 펴식하지 않게 식습관을 길러주는게 어른들의 몫인것 같아요.
제 아들은 이제 4살인데 친정엄마가 키워주셔서(직장맘) 그런지
된장국, 미역국, 김치, 호박, 감자, 고구마, 콩나물, 시금치 등등 뭐든 다 잘먹는 편이예요.
어른들이 그러시는데 아이들이 된장국을 잘 먹으면 편식 거의 안한다 하더라구요.
아예 이유식 후반부터 슴슴한 된장국에 밥을 말아서 먹이면 좋은것 같아요.2. 미스마플
'05.4.14 11:30 AM좋은 글 고맙습니다.
저희 큰애가 밥먹는걸로 속을 좀 썩이는데.. 써먹어볼게 많으네요.
둘째딸은 김치에 밥만 줘도 행복해 하는데 큰애는 맨날 단것만 먹을 궁리네요.
아무래도 저도 머리를 좀더 써야 할 부분이네요.3. 보물섬
'05.4.14 11:34 AM앗 예전에 사투리 버전으로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여튼 엄마가 노력을 해야한다는게 키포인트같슴다. 그쵸그쵸?
전 아무거나 너무 잘먹는 큰넘과 입에 들어간걸 파내버리는 둘째넘 너무 성격이 판이한 두아이를 키우느라 정말 헷갈릴때가 많답니다.
아이들은 정말 엄마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자라는것 같아요.
한순간 방심하면 뗏국물에 쩔고 아푸고...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가르키고 우아...둘가지고도 이렇게 허덕이는데 넷다섯을 누구의 도움없이 키워내신 울 엄마가 정말 존경스럽다니까요...
타지에서 아이키우기 참 힘들다고 하든데 대단하십니다...존경 ♡.♡4. cherry22
'05.4.14 2:27 PM띠깜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저 감탄, 또 감탄...
언젠가 그 음식(솜씨)맛 볼 그날(?)만을 기대해 봅니다.^^5. 김혜진(띠깜)
'05.4.14 10:05 PM감사 합니데이~~^^ 다들 생각 하실만한 내용 이었는데........
저도 아이들 밥 먹이기가 늘 고민인 엄마 였었습니다.
너무 조급해 말고 재미있게 밥 먹여 보자고 말씀드린 내용 이었습니다.6. 김혜경
'05.4.14 11:35 PM이건 키친토크로 가야하는게 아닌지..암튼 일단 ★표 달아놓았습니다..
7. 김혜진(띠깜)
'05.4.15 8:40 AM에구~~ 별까정 달고..... 다들 저보다 더 고수이실것 같은데..... ^^;;;;;;
감사 합니다. 여러분 그리고 샘~~^^8. 다이아
'05.4.15 9:44 AM너무 맞는 말씀이에요.
저희 큰애는 야채반찬이라면 질색을 하는애였는데..
비빔밥,주먹밥등에 야채를 많이 넣고 고기 볶은것도 넣고 슬슬 먹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시금치무침..콩나물..무나물..무생채..호박볶음..양파볶음 등 잘먹습니다.
아직 생채에 익숙하지 않아서 요즘은 돈까스옆에 상추,깻잎등을 한장안되게 썰어서 줍니다.
같이 먹어야 쑥쑥 큰다고 하면서 돈까스로 유인하는거죠^^
애들은 정말 습관이 무서운것 같아요.9. 최상급마눌
'05.4.15 9:49 AM별달만합니다^^ 아직 아가는 없지만 추천꽝~!!누르고 갑니당..휘리릭~
10. 로이스
'05.4.15 10:43 AM저도 미혼이지만 우리 조카한테 써먹어봐야겠어요. 띠깜님 대단하세요.
11. 달개비
'05.4.15 11:21 AM조목조목 잘 찝어 주셨어요.
제 딸아이도 피망,오이는 잘 안먹으려 해요.
미끈거리는것, 뭉클한것 등등...
저도 추천...12. 비연
'05.4.15 1:13 PM버섯, 미역, 다시마...
우리 유진이가(4살) 다 너무 좋아 하는 것들 이네요...^^
물론 고기, 치킨, 피자 등등도 잘먹지만, 고기랑 버섯이 같이 있으면 버섯을 먼저 먹죠...
것도 비싼 버섯 순으로 좋아 한다는...-_-;;
아이가 잘 먹는 것도 큰 행복인것 같아요 ^^13. 최정윤
'05.4.15 1:44 PM와우~ 띠깜님 아이디어 감동이에요.
제 사촌동생들(초1, 초3)도 입 짧고 편식하는 거 보니깐 좀 그렇던데,
외숙모께 이 방법들 알려드려야 겠어요. ^^14. 아임오케이
'05.4.15 2:25 PM아이들에 대한 찐~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띠깜 아줌마 화이링!! 입니다.
15. 기백
'05.4.15 9:06 PM단체급식에 질린 학생인데요..띠깜님 진짜 대단하시네요.
저도 아직까지 못먹는 가지를 먹일 수 있게 하시다니..^^
늘 생각했지만 따뜻한 분이신거 같습니다. 건강하세요..16. 항아리
'05.4.16 9:26 AM띠깜님 만난아이들은 정말 행운이군요.
요즘 학교에서 애들한테 사탕주는거 정말싫은데...
밥다먹으면 사탕.... 이게 뭡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