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오미자 효소 담았어요

| 조회수 : 8,634 | 추천수 : 3
작성일 : 2011-10-09 17:41:36

효소란 미생물의 발효로 식품의 영양성분이 더 좋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담습니다..

 

82쿡의 발코니님께 주문했던 것입니다.

상태는 좋아보입니다.

옆의 말리는 빨간고추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색이죠.. 

 

송이를 봐도 깔끔하고 잘 익었습니다.. 

 

 송이송이 따낸 후에 가볍게 물에 샤워를 시키고 체에 받혀 물기를 뺍니다.

원래 오미자는 씻지 않는다고 했지만

전 산에서 직접 제 손으로 체취한 것도 씻어서 씁니다.

왜냐면 아무리 깊은 산속이라도 먼지는 있을 것이고

온갖 산짐승과 날짐승, 벌레들이 오락가락 했을텐데

아무리 발효를 시킨다고 해도 그 불순물들은 없어지지 않을테니까요..

발코니님도 무농약이라 하셨지만 의심스러워 세척한 것이 아니고

그냥 제 생각으로 한번쯤은 씻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씻은겁니다.

저는 대한민국 그 어디 유기농 오미자라고 해도 씻어서 쓸겁니다..^^;;

 

하여간 반나절 이상 받혀두고 표면에 물기를 말려 설탕과 버무려줍니다..

여기서 저는 일반적인 방법과 다르게 담습니다..

오미자 5키로에 설탕은 3키로만 넣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표면에 두껍게 설탕을 덮지도 않았습니다.

어짜피 다 녹일거 힘들어 덮을 필요가 있나요... 

 

아래 사진처럼 설탕이 아래로 다 내려가버렸죠..ㅋㅋ

9월 28일에 담았습니다..

2-3일이 지나자 아래쪽에 물기가 생기고 설탕이 녹아듭니다..

그럼 손을 깨끗이 씻고 넣어서 아래쪽까지 박박 긁어가며 설탕을 녹여줍니다.. 

그렇게 2-3일 저어주면 설탕은 다 녹고 액 위에 오미자가 동동 떠 있습니다..

그 후 부터도 역시 손을 넣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마구 저어줍니다..

그럼 아래 사진처럼 거품이 부글부글 올라옵니다.. 

 

그렇게 담은지 열흘이 지난 어제..

마구마구 부풀던 거품이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몇일전처럼 거품이 마구 일도록 저었지만 거품은 요것밖에 안나옵니다..

올라왔던 거품이 줄어드는 속도도 빠르구요.. 

효소라는 것은 미생물의 발효입니다.

발효를 하게 되면  가스가 생깁니다.

가스는 아주 작게 액속에 숨어있고 휘저어주면 가스가 빠져나오게 되고

아울로 공기가 액속에 스며들어 발효에 도움이 됩니다.

미생물은 설탕과 산소를 먹고 증식하게 되고 가스와 에너지, 포도당, 효소등을 배출합니다..

그런데 저 통속의 설탕양은 일정하기 때문에 미생물도 증식하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증식을 멈추게 됩니다.

더 이상 먹을 설탕이 없기 때문이죠.

그러니 발효(증식)이 서서히 줄어드는 것은 저렇게 거품이 주는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보통 2-3주면 일반적인 발효는 끝나게 됩니다.

발효의 재료와 설탕의 농도, 발효온도, 가스배출이나 산소공급에 따라 기간은 달라지게 됩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도시로 치면 늦가을의 날씨라 부엌에 놓았더니 발효가 빠르게 되네요..

지난번 매실과 달리 이번엔 딱 2주면 발효가 끝날것 같습니다..

 

그럼 체에 받혀 다른 통에 액체만 담고 한달 정도 후숙을 시킵니다.

이 후숙은 그나마 남아있는 미생물들이 끝까지 발효되도록 하는 것과

성분이 안정되도록 해주는 겁니다..

후숙이 끝나면서부터 음용이 가능하고 보관은 되도록 차갑게 해야 한답니다.

왜냐면... 아무리 효소라도 실온에서 그냥 냅두면 다른 미생물의 영향을 받아 변질된다고 해요.

그러니 그 상태로 오랫동안 섭취하려면 가열해서 아예 남아있는 미생물을 모두 죽이거나

냉장보관으로 먹는것이 좋다고 합니다..

 

간간이 맛본 오미자효소는 달지도 않고 산뜻하며 끝맛이 개운합니다.

예전에 담궜던 오미자"청"-그땐 오미자 양보다 더 많이 설탕을..........-은 그저 달기만 했고

먹고 나면 단맛이 남아 텁텁했던 기억도 있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의 통 아랫쪽에 액체를 보면 색도 농도도 참 마음에 듭니다...ㅋㅋ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콜
    '11.10.9 6:53 PM

    항상 레미님 덕분에 이거저것 배우네요~
    레미님 닉넴 보면 레미마틴 생각납니다. ㅎㅎ

  • remy
    '11.10.10 8:34 AM

    들켰네요...ㅎㅎㅎ
    네.. 그 술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술은 한잔도 못합니다...-.-;;

  • 2. 순덕이엄마
    '11.10.9 8:53 PM

    달인의 솜씨란 바로 이런것!
    ..그런데 어뜨케 먹는건가요? 물에 타서 주스처럼? 아니면 요리할때 설탕처럼쓰는것?
    아우 보기만 해도 몸에 좋을것 같아요~`^^

  • remy
    '11.10.10 8:37 AM

    이건 대부분 음료로 쓰입니다.
    여름에 물김치 담을때 섞어도 색도 이쁘고 맛도 좋아지지만 음용하는게 더 몸에 좋아요.
    원래 말려서 찬물에 우려 먹는건데 복잡하기도 하구요.
    맛은 오미가 다섯가지 맛을 모두 갖고 있다고 붙여진 이름이라
    쓴맛, 신맛, 단맛, 짠맛, 떫은맛... 이렇게 모두 맛이 나요.
    그중 신맛과 쓴맛이 가장 강해요.
    끓이면 쓰고 떫은 맛이 더 강해지기 때문에 그냥 말려서 우려먹는 법이 정석처럼 알려져있지요.
    우려내서 시고 쓰면 꿀을 타서 먹으라고 하구요.
    근데 이렇게 발효시켜놓으면 새콤하고 달고 시원한 맛이 있어요..

  • 3. 퓨리니
    '11.10.9 9:23 PM

    설탕이 적게 들어가 진짜로 개운할 것 같습니다.
    오미자는 한잔 시원하게 마시고나면 몸이 건강해지는 듯..
    기분이 좋아지려해서....좋아요..^^

  • remy
    '11.10.10 8:40 AM

    효소를 발효시키면 내부에 있는 설탕은 모두 포도당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그냥 설탕보다 훨씬 덜해서 들큰하고 먹고나서 입안이 텁텁한 맛이 없어요.
    근데 설탕을 많이 넣으면 발효가 늦께 진행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러면서 자칫 원하는 것과 다른 발효가 되기도 하구요..
    어느정도 발효가 끝났다고 해도 그냥 섵탕으로 남아 단맛만 증가해놓는다고 해요..
    설탕양이 적당하거나 약간 적게 넣으면 재료속에 원래 함유되어있던 당분과 더 넣은 설탕까지 깔끔하게 먹어치운데요..

  • 4. minimi
    '11.10.9 10:21 PM

    오미자청도 다 떨어져가고 있던 참에
    레미님 글을 보고나니 따라하고픈 맘 백만배!!!!
    설탕이 적게 들어가서
    오미자 본연의 맛을 더 잘 음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remy
    '11.10.10 8:41 AM

    네, 저도 작년까지는 오미자보다 더 많은 설탕을 넣고나서 마치 꿀처럼 만들어놓고 먹지는 못했어요...ㅎㅎ
    올해는 맛나게 먹을 수 있을거 같아요~

  • 5. 은혜
    '11.10.10 12:22 AM

    질문?

    저도 오미자 담그느라 이리저리 알아보다 효소까지 몇자 보게되었거든요...

    제가 본설명에는 효소는 항아리나 유리병이어야한다해서

    단지를 일부러 샀는데....아니어도 되는건가요...

    항아리값 무서워 앞으로는 못담글것같았는데....

    그리고 건오미자와꿀을 재워서도 만들었는데 이건 그냥 차인거죠

    기침날때 마시면 확실히 효과좋드라구요......

  • remy
    '11.10.10 8:44 AM

    어쩔땐 모른척 해주는게 고마운 경우도 있답니다.
    만일 그 친구분이 먼저 무언가 부탁한다면, 그때 생각해 주심이 좋을것 같아요.

  • 6. 꾸미
    '11.10.11 12:08 PM

    오미자는 당도가 낮으면 효소가 안되고 초가 되므로 설탕과의 비율을 적어도 1:1로 하라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낮은 당도로 담아도 초가 되진않나요?
    그렇담 저도 다음부턴 당도를 좀 낮게 하려고요.
    그리고 제가 주문한 곳의 안내문엔 줄기에 효능이 더 많다고 줄기째 담으라고 하더군요.

  • remy
    '11.10.11 12:44 PM

    설탕이 많고 적은 것에 따라 초가 되진 않아요.
    당도가 낮다고 효소가 안되는건 아니예요.
    활동하는 미생물의 수가 적을 뿐이고 그럴경우 좋은 미생물보다는 해로운 미생물들이 더 활동할 가능성이 커지기는 하지만
    그에 따라 맞게 관리를 해주면 발효는 됩니다..
    발효는 설탕의 양과 보관온도, 기간등에 따라 달라져요..

    제가 배운 대로라면 뭐든 재료와 동량의 설탕양은 너무 진한 농도라는 겁니다..
    실제로 당도가 아주 높은 재료라면 설탕양을 반만 넣기도 합니다..
    당도가 거의 찾아보기 힘든 당귀나 쑥 같은 약초도 0.7-0.8정도만 넣는 것으로 배웠습니다..
    전 제가 배운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매실도 오미자도 그렇게 넣었어요..
    꾸미님이 알고 계신 것이 맞다고 생각하시면 1:1로 넣으시면 됩니다..
    지금 5키로짜리 통은 발효가 거의 끝난 상태라 거르기 직전인데
    어제 맛본다고 한잔 타먹었는데 식구들 모두 만족했습니다..
    예년보다 덜 달고 새콤하면서 씁쓸한 맛도 없고 떫은 맛도 없고...

    줄기에 효능에 더 많다고는... 그럼 말려서 쓸때도 줄기채 말려야지 말린건 죄다 열매만 말려 쓰이는데요..
    근데 효소 담을때는 딱히 줄기를 떼지 않아도 나중에 걸러내서 먹으니까 상관없어요.

  • 7. 꾸미
    '11.10.11 2:09 PM

    고맙습니다.
    다음번엔 저도 설탕량을 좀 줄여야겠어요.
    그리고 한가지 더 여쭤볼게요.
    효소만들때는 잡균번식우려가 있어 유기농설탕보다 정제백설탕을 쓰라고 하는데 맞나요?
    아직까진 경험보단 이론대로 하라는대로만 하는 수준이라 다르게했다가 몇년 먹을 수 있는거 아깝게 실패할까봐 하라는대로만 하고있어요.

  • remy
    '11.10.11 6:56 PM

    그건 아니예요.. 유기농설탕은 정제백설탕과 동량으로 넣었을 경우 당도가 낮은 편이예요.
    그래서 10키로 넣으라고 했을때 10키로를 유기농으로 넣었을경우 실제 백설탕보담 당도가 낮아서 그럴거예요.
    대신 갈색설탕이나 일반 흑설탕보다는 정제백설탕이 백배 나아요..
    우리나라는 원당을 수입해서 정제해 만드는게 아니라 백설탕 상태로 수입해서
    그을리고 카라멜색을 입혀서 갈색설탕, 흑설탕을 만들거든요..

  • 8. 꾸미
    '11.10.11 7:15 PM

    이렇게나 빠른 답변을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 9. 발코니
    '11.10.11 9:10 PM

    레미님 댓글을 달까말까.. 페이지가 넘어갔으니 이제 조심스레 답니다.
    오미자 정말 잘 담으셨네요. 오미자 팔고 지금껏 저는 아이를 갖기 위해 병원을 쫒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어 올해는 오미자를 제 손으로 담그지 못했어요. 아마도 어머니가 담가주시긴 하겠지만
    작년엔 제가 유기농설탕 넣어서 담갔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흑설탕 색의 비정제 설탕은 오미자를
    완전 다르게 만들더라구요. 향을 앗아간달까..
    레미님께 배웠네요. 아이가 안생기고부터 건강에 부쩍 관심이 많아져 유기농 아니면 처다보지도
    않았는데 아주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리고 잘 드셔주셔서 기쁘구요, 늘 건강하세요 ^^

  • remy
    '11.10.11 10:18 PM

    울동네 택배 상황이 안좋아 늦께 전활 드려서 죄송했어요..^^;;
    유기농비정제 설탕을 이용할때는 그 맛에 익숙해지셔야죠~
    전 그저 맛나게 음용할 효소를 만들뿐이예요...ㅎㅎㅎ
    만드는 법은 좀 배웠으나 아직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믿음은 별로 없어요..
    그래도 커피 대용으로 마실 수 있는 것들을 여러가지 만들어 놓음 좋을것 같아 만들고 있거든요..
    발코니님에게도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랄께요~~

  • 10. caffreys
    '12.9.7 11:44 PM

    래미님 글 모아서 책 내셔요.
    너무 소중한 정보들에 설명까지 꼼꼼하니 하드카피를 갖고 싶네요. 나중에 필요할 땐 사진이랑 글찾기가 어찌 변할지도 머르겠고.

  • 11. 키큰
    '16.6.16 10:55 AM

    오미자 - 이번에 꼭....담궈 보겠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4796 새로운 월요일 다시 오지 않을 귀한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29 프리 2011.10.10 9,648 1
34795 소심데뷔.중국식 부추 볶음(Thanks to 경빈마마님.꼬마사람.. 23 희망걷기 2011.10.10 7,397 3
34794 주말 바쁘게 보내기2~ 4 셀라 2011.10.10 6,672 2
34793 주말 바쁘게 보내기1~ 4 셀라 2011.10.10 6,551 1
34792 유학생의 식생활입니다 (풍경사진 + alpha 있심다~) 27 Montblanc 2011.10.10 7,980 2
34791 키톡데뷔>> 남편이 차려준 저녁식사 24 백야행 2011.10.10 7,224 3
34790 베트남 요리 비법 26 마리아 2011.10.10 33,643 6
34789 오랜만에 나들이 왔어요^^ 7 2011.10.10 4,891 1
34788 가격 저렴하고 맛있는 근대 반찬 3가지 20 경빈마마 2011.10.10 19,390 2
34787 마리s의 백반집 개업했어요~ 별로 안 비싸요 ^^;;;; 80 마리s 2011.10.09 21,837 11
34786 DKNY(독거노인)는 주로 이런걸 먹고살아요 ^^ 23 꽃도끼 2011.10.09 10,893 2
34785 오미자 효소 담았어요 19 remy 2011.10.09 8,634 3
34784 두남자분의 떡국 끓이기.... 23 노니 2011.10.09 8,067 19
34783 냉장고 정리차원 간식한가지 5 행복이마르타 2011.10.09 9,962 2
34782 뭐든 긍정적인 면을 먼저 바라보기 :: 꽃게구이, 쌈 야채, 고.. 25 프리 2011.10.08 10,025 2
34781 오이샌드위치의 진화.. 김밥 (개있음) 35 꿈꾸다 2011.10.08 15,666 5
34780 포도 발효중 에어락 보기 15 remy 2011.10.08 6,209 4
34779 아름다운 제주살이~27 손바닥만한 밀감밭 하나 샀어요^^ 40 제주/안나돌리 2011.10.08 10,111 3
34778 애호박 샌드위치, 아삭고추가지김밥 24 사그루 2011.10.08 9,214 4
34777 그 옛날 시골동네 잔칫날은...(수정완료...헉헉;;;) 63 준&민 2011.10.07 15,760 17
34776 비프퐁듀 8 분홍공주 2011.10.07 6,130 2
34775 딸아이의 여섯살 생일이었습니다. 28 키아오라 2011.10.07 10,953 4
34774 달콤쌉쌀한 깊은 맛의 버섯탕수볼 레시피 64 보라돌이맘 2011.10.07 12,873 15
34773 자랑질...식탁보랑 오늘 아침 밥상:: 여러가지 김치, 제육불고.. 39 프리 2011.10.07 15,766 4
34772 날마다의 일상 속에서... 11 byulnim 2011.10.07 7,514 3
34771 오랜만이죠? 그간 먹고살았던 이야기.. 56 J-mom 2011.10.06 16,004 8
34770 사진연습중 (철판용 계란말이) 7 분홍공주 2011.10.06 7,009 1
34769 햇살도 아까워라 6 행복이마르타 2011.10.06 6,55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