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MBC 어린이문예'라는 순수 어린이 문예지에
요리,음식과 관련된 글을 써 오고 있습니다.
이번 2011년 가을호에는 가을이 제철인 버섯 이야기를 썼답니다.
'입 맛 도는 가을철 건강요리 - 버섯탕수볼 이야기'가 그것인데요...
책에 수록된 내용은 버섯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와 더불어,
레시피는 다소 간략하게 소개를 했었지만...
여기에는 과정샷과 더불어 레시피 위주로 자세하게 글을 올려 봅니다.
버섯탕수볼은 한 입 먹을 때 마다
입안에 버섯의 향과 맛이 넘쳐 나면서 동시에 몸에도 좋은 느낌이 그윽하니,
이 가을의 입맛에 잘 어우러지는듯한 느낌의 요리라서...
평소 탕수육 좋아하시고 잘 만들어 드셨다면
이렇게도 한번 만들어 드셔 보시면 좋을 꺼 같아요.
(* MBC 어린이문예는 1979년에 창간,
지금은 일년에 4계절마다 한번 나오는 계간지예요.
돈을 주고 서점에서 사는 책이 아니라
MBC 부산문화방송이 만들어 내는 비매품 책이랍니다.
부산시와 양산시내 초등학교 도서관, 새마을문고 등등
어린이 관련 공공기관에 무료 배포되어 여러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책입니다.
점자책으로도 나와서 전국 맹학교에도 함께 나누지요.
책 광고인가... 혹시 오해하시는 분이 계실까봐서
이렇게 덧붙여 봅니다.)
쉽고 간단하게 후다닥 만드는 다른 음식들 보다,
재료나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그만큼 보기에도 좋고, 식감도 좋고, 맛 또한 좋습니다.
버섯중에서 표고버섯을 써서 만드는지라,
특유의 쌉쌀하고 고급스러운 향이 은근히 풍기는 느낌도 참 좋고요.
아래 레시피대로 만들면, 큼직한 디너접시로 2접시는 나옵니다.
그러니 반만 빚어서 버섯볼을 구운 다음,
저녁식사 때 소스 얹어서 맛있게 먹고...
나머지 반죽은 냉장고에 고대로 넣어 두었다가
다음날 아침, 다시 동글동글 즉석에서 빚어서는,
엊저녁 남은 소스 데워서 얹어 먹으면 참 좋아요.
<버섯탕수볼 레시피>
*버섯 불리는 물*
따뜻한 물 800ml
설탕 2숟가락 (24g)
*동글동글 버섯볼*
표고버섯 15개 (100g)
옥수수전분 5숟가락 (30g)
후추 1/2숟가락 (2g)
설탕 1숟가락 (12g)
소금 2/3숟가락 (6g)
두부 1모 (340g)
*탕수육소스*
양파 1/4개 (50g)
오이 1/4개 (50g)
당근 1/4개 (50g)
표고불린 물 600ml
설탕 5숟가락 (60g)
국간장 3숟가락
식초 50ml
*전분 개어놓은 물*
물 200ml
전분 4숟가락 (24g)
(늘 집에서 쓰는 어른 밥숟가락을 이용해서 계량한 것이니, 밥 숟가락으로 편하게 계량해 쓰세요.)
먼저 건표고를 준비해야지요.
늘 이렇게 지퍼백에다 넣어두고는,
편하게 상온에 두고 씁니다.
잘 말린 표고는 굳이 냉동실이나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지 않아도
이렇게 상온에 두고 써도 곰팡이가 피지 않아요.

말린 표고를 불릴때는
그냥 막바로 따끈한 물을 준비해서
여기에 담궈 불려도 좋지만...
표고 불린 물도 유용하게 쓸 것인지라
기왕이면 표고를 이렇게 흐르는 물에
두어번 깨끗이 흔들어 씻어 주고는
불려 놓으려고 준비해 둔 따끈한 물에 넣는게 더 좋지요.
이렇게 씻고 불려도
생표고처럼 완전히 말끔해 지지는 않아요.
표고를 불려보면 자잘한 찌꺼기가 가라앉습니다.

흐르는 물로 씻고 채반에 표고만 건져서
몇 번 탈탈 흔들어서 여분의 물기를 빼 주고 났으면,
이제 막바로 준비해 놓은 물에다 넣고 불리기 시작하면 됩니다.

분량의 설탕을 넣고 잘 저은 따뜻한 물에다

갓부분이 물에 담기도록 표고를 뒤집어서 이렇게 담궈 둡니다.
설탕을 살짝 섞어 놓은 뜨끈한 물에다 이렇게 담궈 두면
보드랍게 불려지는데 약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그동안 소스에 들어갈 채소 3가지를 깨끗하게 씻어서는
이렇게 한 입 크기로 썰어서 준비 해 둡니다.

한 1시간 정도 지난 다음에 보니,
딱딱하던 표고가 이렇게 보드랍게 통통 불었네요.
표고가 물을 먹으면서 불게 되니
이 때쯤 되면 담궈 놓았던 물의 양도 약간 줄어 있지요.
이제 표고를 하나씩 건져내어
손으로 갓 부분 위주로 살짝 한번씩 쥐어서
물기를 꼭 짜주면 됩니다.

보드라운 표고버섯의 갓 부분과 기둥부분을
이렇게 손으로 떼어서 나누어 둡니다.

표고불린 물은 나중에 또 탕수육소스로 쓸 것이니
버리지 않고 그대로 가만히 둡니다.

표고 갓 부분만 이렇게 잘게 다집니다.
떼어놓은 기둥부분은 된장찌개 끓일적에 같이 넣어도 참 좋고,
잘잘하게 쪽쪽쪽 찢어서 간장넣고 장조림으로 심심하게 조려 먹어도
그 식감이나 향기가 아주 은근히 좋지요.

재료들을 바깥으로 흐르지 않게 편안히 치대려면
기왕이면 좀 큼직한 스뎅볼을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먼저 다져서 준비해 둔 표고버섯부터 스뎅볼에 모두 넣은 다음.
두부 한 모도 깨끗이 씻어서 이렇게 같이 넣어서...

위생장갑 낀 손으로 두부를 골고루 보드랍게 잘 으깨어 줍니다.

여기에 버섯볼에 들어가는 나머지 재료들도 모두 넣고는...

위생장갑 낀 손으로 나머지 재료들도 모두 잘 어우러지도록
그저 조물조물 잘 섞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나머지 한 손에도 위생장갑 끼고서
그대로 동그랗게 빚어서,
이제 기름 두른 후라이팬 위에다 바로 올려서 굽기 시작하지요.

그냥 편하게 숟가락으로 가끔씩 돌려가면서
이렇게 구워내면 됩니다.

반만 굽고,
반은 이렇게 남겨 두었어요.
이 분량의 양으로 치대어서 버섯볼을 구워보면
반만 구워도 큼직한 디너접시에 한 접시가 나옵니다.
나머지는 뚜껑 딱 덮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즉석에서 구워서 소스 얹어 먹으려고 그런거지요.

이제 탕수육소스를 끓여 낼 차례네요.
아까 표고버섯 불린물을 버리지 않고, 탕수육소스 만드는 데 꼭 같이 씁니다.
표고의 진한 향이 제대로 탕수육 소스에도 스며들어서
평소 늘 먹던 탕수육 소스와는 또 다른 표고향 은은한 소스가 만들어 지니까요.
일단, 소스 끓여 낼 냄비를 좀 넉넉한 것으로 준비하고요.
아까 표고버섯 우려내고 남은 물을 조심해서 천천히 부어 줍니다.
표고 불리는 동안 나온 약간의 찌꺼기는 이미 바닥에 얌전히 가라앉아 있는 상태이니
그저 조심스럽게 이렇게 맑은 표고물만 살살 부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 정도 찌꺼기를 남기고 나머지를 그대로 다 부어 사용하면 됩니다.
그리고는 3가지 채소 건더기만 제외하고서,
나머지 탕수육소스 재료를
모두 준비해 둔 냄비에 같이 부어, 끓이기 시작하면 되지요.

냄비가 끓어 오르기 까지 적어도 몇 분은 걸리니,
그 사이에 이렇게 전분과 물을 섞어서
마지막에 소스를 걸쭉하게 만들어 줄 전분물을 준비해 두고요.
전분을 섞는 물은
앞서 표고버섯 우러낸 물이 아직 남아있으면
이렇게 그 물을 쓰면 좋고요.

아니면 남은 표고물에 나머지 분량의 물을 섞어서 써도 좋고,
안되면 그냥 물만 가지고 써도 좋습니다.
그냥 물만 가지고 소스를 만들어도,
표고버섯 특유의 내음은 건더기에만 해도
이미 그윽하게 퍼져나오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어떤것이든 좋으니, 이렇게 잘 섞어서 준비해 둡니다.
전분은 섞어 놓으면 또 금새 딱딱하게 되니,
이렇게 섞어두어도 막상 흘려넣기 직전에
숟가락으로 한번 더 훌훌 저어서 부드럽게 풀어줘야 하고요.

팔팔 끓기 시작하면 거품 찌꺼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지저분하게 보인다면,
이렇게 국자로 살짝 걷어내 주면 됩니다.

그리고는 준비해 놓은 채소 건더기를 넣어 줘야지요.
오래 끓일 필요없이,
얼른 다음 단계로 진행합니다.

개어놓은 전분물을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서
혹시라도 굳어있는 부분이 다시 훌훌 풀리게 한 다음,
이렇게 끓고 있는 탕수육소스 냄비에 부어 줍니다.
그리고는 잘 섞어주고, 불을 약하게 낮추다가..
잠시후에 불을 끄면 되지요.

이제 껄쭉하게 다 끓여 졌네요.
한 냄비 끓여 놨으니, 아주 마음이 든든합니다.

버섯볼 담아 놓은 접시 위에
방금 끓여 만든 뜨거운 탕수육 소스를
이렇게 넉넉하게 부어서 먹지요.

이렇게 상에 올려서...

국은 시원하게 개조개 4마리 넣고 미역국 끓이고,
냉장고 안에 있는 배추김치, 열무김치, 잔멸치볶음 꺼내고,
구운 김 자르고 계란후라이 퍼뜩 부쳐내고,
방금 지은 밥 한공기씩 넉넉하게 담아서는...
이렇게 접시에 갓 담은 뜨끈뜨끈한 동글동글 버섯탕수볼과 같이
가족들 모두 한 끼 배불리 참 잘 먹었습니다.

동글동글 볼로 빚어 부쳐서
탕수소스를 부어내면
큼직하니 먹음직스러워 보이고 참 좋지만...
바쁠때에는 이렇게 그냥 숟가락으로 뚝뚝 떠서
한 숟가락씩 후라이팬위에 올려서
동그랑땡 양면으로 부쳐내듯이,
노릇노릇 지져내는 것도 물론 좋지요.
이렇게 만들어 내는 버섯탕수볼은
버섯탕수완자라고 불러야 더 어울릴테고요.
보통 냉장고에 남겨 둔 버섯반죽은
다음날 아침에 꺼내어서 상을 차려낼 적에
이렇게 수월하게 퍼뜩 지져내는 편입니다.
사실 이렇게 해도 맛이야 똑같고,
엊저녁 먹은것과 약간 다른 모양으로 변화를 주게되니
오히려 상 위에 올리면
왠지 새 음식같아서 더 먹음직스럽게 보이기도 하지요.

기름 넉넉하게 두르고
노릇노릇 양면 모두 잘 지져서...

소스 넉넉하게 부어주기만 하면 되지요.

김치찌개 뚝배기 올리고 몇가지 찬 곁들여서,
아침밥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렇게 밥상위에 버섯내음이 그윽하게 나면
가을 느낌이 물씬 풍겨서 좋고,
특유의 버섯 냄새가 또 우리 입맛에 살살 감칠맛이 돌게 하지요.
불 앞에 서서 지글지글 익혀내기 힘든
한 여름에만 좀 덜 해 먹는 편이고...
1년 내내, 이렇게 한번씩 달달한 탕수육 생각이 날 때마다..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가지고도 탕수육 건더기 튀겨내서 만들어 먹지만,
고기탕수육 만큼이나 버섯으로 이 버섯볼탕수육도
자주 만들어 먹는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니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하니...
요즘같은 때 뜨끈하게 바로 만들어서
가족들이 다 모이는 저녁상 위에 올려서 드셔도 좋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