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않던 휴직으로 소금에 절여진 배추처럼 우울하게 늘어져 있던 5 월말 어느날 급작스레 뭐에 홀린듯이 친정 오빠가 한국어 강의차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에 있는 양곤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 일사천리로 한국에 있는 언니와 세째 오빠를 같이 가자고 끌어들이고 비행기표를 끊고 비자를 신청하고 했습니다 . 토론토에서 미얀마로 가는 직항이 없는관계로 한국에 잠시 들러서 오빠 , 언니랑 합류를 해서 양곤으로 떠났습니다 . 물론 혼자서 고딩 아이들을 케어하겠다고 웬수 남편이 나서준 덕분에 성사될수 있었던 여행이었지요 .
한국에 온김에 충청도 시골마을에 있는 고향집을 잠시 방문해서 솔이엄마님이 가끔 올려주시는것 처럼 동그란 밥상에 밥도 차려먹어보고 텃밭에서 고추도 따다가 쌈장에 찍어도 먹어보고 , 탐스럽게 열린 앵두도 따다가 한대접 먹어주고 , 집근처 뽕나무에 열린 오디도 따서 먹는등 시골 코스푸레는 대충하고 왔습니다 .
양곤에 도착하니 60 넘은 , 그러나 10 대의 체력을 소유한 친정오빠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 예약해놓은 호텔로 택시를 타고가서 이젠 머리가 하얗게 세도록 늙어 버린 사남매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습니다 .
다음날부터 택시를 대절해서 본격적인 양곤 관광에 나섰습니다 .
그 유명한 Shwedagon Pagoda 도 보고 열대과일이 가득한 과일 시장도 가보고 우리나라의 70 년대 스타일 기차도 타보고 ,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도 받아보고 , 가성비 짱인 현지 음식도 이것 저것 먹어보고 열정 가득한 가이드인 오빠덕분에 관광을 아주 제대로 했습니다 .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우기가 시작되어 날마다 엄청난양의 소나기같은 비가 왔지만 우산과 택시에 의지에서 늙은 4 남매가 원없이 돌아 다녔습니다 . 각각의 배우자 없이 이렇게 4 남매가 여행을 할수 있느 시간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거라는것을 알기에 더욱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 심지어 저는 양곤 공과대학에가서 한국어 회와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떡볶이 만드는법을 전수하기도 했네요 . 양곤에서 한국어와 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가 상당하더라구요 .
꿈같은 17 일간의 양곤 여행이 끝나고 한국에 다시 들러서 인천 어느 호텔에서 5 일을 머물다 토론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인천에 머무는동안 그동안 못만난 친구들을 하루에 한명씩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너무 없어 어찌나 아쉽던지 아침에 만나서 저녁 10 시 헤어지는 강행군을 했습니다 . 인천에서의 짧은 일정에도 멀리서 달려와주신 000님 을 만나뵙게 되서 어찌나 반갑던지 이렇게 귀한 인연을 이어준 82 쿡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
오랫만에 간 한국이 어찌나 좋던 지 한국 먹거리들로 가득찬 마트만 가도 좋고 , 혼자서 인천의 평범한 거리를 걷는데도 너무 행복하고 어느 허름한 분식집에 들어가 순대 한접시 시켜놓고 앉아 있는데도 감격해서 눈물이 날뻔했습니다 . 과장이 아니라 25 년 전에 한국을 떠나서 한국 출입을 몇번 해보지 못한 저는 정말 한국에서의 한순간 한순간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 한국을 떠나는 발걸음이 어찌나 아쉽던지 내년 여름방학에 아이들데리고 꼭 다시 오리라 다짐하면서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
참고로 미얀마는 여행 권장 국가가 아닙니다 . 위혐지역으로 분류가되니 행여 저의 여행기를 보고 사전조사없이 가시는 분들은 없기를 바랍니다 . 전 현지에 사는 오빠의 도움으로 운좋게 무리없이 다녀왔는데 아무 연고없이 들어가기에는 위험할수 있습니다.
양곤 여행과 저의 한국 시골집 방문을 영상으로 짧게 정리해놨으니 보실분들 보세요 .
시골집 방문 영상: https://youtu.be/zLUiFdfGSf0
양곤 여행 영상: https://youtu.be/WivnnZOaS3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