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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방콕 칼국수

| 조회수 : 9,186 | 추천수 : 3
작성일 : 2011-09-13 13:07:42

아아



안녕하세요.

몇년 전에 한개인가 두개인가 글 올려봤던(?), 요리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나 세간의 평가는 참담한 여인입니다.

해외에 나와 산지 1년이 조금 넘었는데요,

딸래미가 갑자기 칼국수 노래를 부르길래......

미친척 하고 한번 만들어봤습니다.

우리밀 강력분 350그램, 물 1컵...........아하하... 이 무신 웃긴 짓인가요.

걍 되는대로 물 넣고 밀가루 첨가하고 또 물 첨가하다가 깜짝 놀라 식용유와 소금 넣고...

미심쩍어서 다시 밀가루 넣고.....

하다가 결국 너무 된 반죽이 되어... 어깨 떨어져나갈 뻔 했습니다.

반죽을 낑낑대며 마늘 빻는 방망이로 밀어서.... 도마에 둘둘 말아놓고 칼로 썰어서.....

늘어붙는 그것들을 다시 일일이 펴서..... 큰 쟁반에 널어 말려서...... 끓는 다싯물에 넣었습니다.

국물은 멸치 다시마 양파 넣고 왕새우 두당 두마리씩 넣고 까나리 액젓과 굵은 소금으로 간했습니다.

근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준비해 놓은 감자는 넣지도 못했습니다.

10분 정도 끓이고 대파 쪽파 쥐똥고추 넣고 나중에 필요한 사람은 양념간장 첨가하라 했습니다.

우리 아들 딸 눈물 흘리며 먹더니 또 해달라네요.

주먹이 날아갈 뻔 했지만 겨우 참고 대답해줬습니다.

담에는 니네들이 반죽해!

근데.... 사실.... 양을 가늠 못해 4식구 먹기에 적은  양이 되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못먹었습니다.

먼저 먹은 애들은 엄마가 나중에 아빠랑 먹는줄 알았고...

나중에 귀가해 따로 먹은 남편은 아내가 애들이랑 미리 먹은 줄 알고 있습니다.

전 식빵 남은거 쨈 발라 먹었어요 ㅠㅠ

근데 신기한것이.... 애들이 열광하며 먹는걸 보니까.... 정말 배가 하나도 안고프더라구요.

하나님이.... 세상 사람들 다 챙기기 힘들어 대신 엄마를 만들었다고 하더니만....

정말 그런가봅니다.

푸하하!

추석 연휴라 올라온 글 없겠지 하며.... 막간의 허전함을 노려볼까 했는데.....

벌써 엄청난분들이 다녀가셨네요.

다들, 존경합니다!

 

 

*아, 제목의 방콕은 진짜 방콕입니다. 태국의 수도요.

오디헵뽕 (manimmanim)

오래 전에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오드리 헵번 닮았다고 했습니다. 푸하하.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랑비
    '11.9.13 2:15 PM

    마지막 부분에 엄마의 마음을 표현한 문장들 보고는 제 마음도 덩달아 뿌듯해지는건 뭔일인지....
    정말 세상 사람들 다 챙기기 힘들어 대신 엄마를 만들었다는 말이 일리가 있네요~
    칼국수 정말 맛있게보이네요~ 엄마표 정성가득한 칼국슈~~

  • 2. 우화
    '11.9.13 2:24 PM

    햅뽕님~ 난 2빠!!!


    엄살이 너무 심하신거 아닙니까?
    대충 만든 면발이 심하게 균일 하잖아요. 뭐... 먹고싶단 이야기죠.

  • 3. 수늬
    '11.9.13 2:32 PM

    일단 범상치않은 닉넴에 추천한방 드리고 싶고{저는 오드리 계열 분들 (보니까 몇분 계시더라구요..햇반님등..)} 그 닉넴부터가 즐거움을 주셔서 무족건 존경합니다..^^ㅎ

    해외시라니,직접 한 한국식 손칼국수가 얼마나 또 맛있었을까요..
    자녀분한테는 정말 세월이 한참 흘렀을 때 큰 추억이 될듯합니다..
    저는 사실 밀가루 직접 밀어서는 못해봤거든요...
    사진 보니까 넘 찰지고 맛나보여 한번 도전해볼까 합니다..^^

  • 4. 오디헵뽕
    '11.9.13 6:13 PM

    가랑비님// 예... 좋은 말이죠... 근데 이걸 남이 제게 해줘야할텐데 맨날 제가 하고 있으니 좀 웃겨요 사실.

    우화님// 반가워요. 그러고 보니 면이 좀 균일해보이기는 하네요.... 제 생각에는 두꺼운것만 젓가락에 걸리고 얇은 것들은 국물에 혼연일체가 되어 사라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국물이.... 아주 끝내줬어요. 거의 죽 수준이었어요.ㅋㅋ

    수늬// 이거 초면에 닉넴만 보시고 추천까지 해주시니 그 따뜻하신 마음에 눈물이 납니다.
    제이름은 사용한지 어언 15,6년이 되어가는데.... 오씨 성 가지신 분이 꽤 되시나봐요?
    이거 종친회라도 도모해볼까... 생각하게 되네요.
    (그리고 직접 한 칼국수 맛있더라구요. 한번 해보세요^^)

  • 오디헵뽕
    '11.9.13 11:31 PM

    왜 수늬님께만 님자를 안붙였을까요... 수정하고 싶은데 안되네요....
    제가 이렇게나 소심하답니다...하하하... 수늬님님님님님님.....

  • 5. 순덕이엄마
    '11.9.13 6:46 PM

    칼국수 밀어 본지가 어언~~~ 3년은 되어 가므로 일단 수제 칼국수라는데 추천한방 누르고 사라집니다~^^

  • 6. 그린
    '11.9.13 10:33 PM

    오디헵뽕님~
    그럼 방콕에 사시는 건가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 중 한 곳인데
    완전 부럽습니다.
    특히 타이마사지 때문에 더욱....^^

    칼국수 만드는 거 처음이시라면서 비쥬얼은
    일류 칼국수집 못지않아요.
    역시 먹고싶다는 말이지요....ㅎㅎ

  • 7. sally
    '11.9.13 10:34 PM

    정성담긴 칼국수 너무나 맛나보이고, 행복해보이네요.
    저도 찬바람불면 손수 칼국수 한번 밀어보렵니다.
    덕분에요! ~ ^^

  • 8. 오디헵뽕
    '11.9.13 11:34 PM

    순덕이엄마님// 영광의 추천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수제 칼국수를 만든 제가 너무 자랑스러워요^^

    그린님// 전 방콕 사는데 맛사지 한번도 안받아봤어요. 근데 난 그런거 안좋아해....라고 생각하며 산 세월이 억울해서... 이제 받아볼 생각이예요. 난 왜 맛사지 받을 생각은 않고 칼국수 밀 생각이나 하고 살까요...

    sally님// 반죽은 좀 말랑말랑하게 하세요. 전 아직도 어깨가 뻐근해요..... 성공하세요^^

  • 9. 나라
    '11.9.14 12:07 AM

    원래 음식은 정성과 손맛이니까요, 으하하하 예전에 어렸을 때 아빠가 직접 칼국수 반죽 밀어주시던 기억나요. 물론 요즘은 . . 나가서 사먹자!!

  • 오디헵뽕
    '11.9.14 9:33 AM

    아하하.... 댓글의 댓글.... 이런 기능이 있었군요.
    근데 제가 요즘 생각하는게... 음식은 정성가 손맛이다....이거 아무에게나 해당 안되는 것 같아요.....
    정성과 손맛이 들어가도 안되는 사람은 안되고 있다는.....

  • 10. 민구맘
    '11.9.14 12:50 AM

    저도 그 말씀에 완전 공감해요.ㅎㅎ 엄마란 존재...
    제 아이도 무조건 뭐만 생각나면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
    시모께서 말씀하시길 논에 물대는것과 자식 입에 들어가는건 한없이 좋기만 하다....라고 하시더군요. 그것 맞는것 같아요.^^
    오래전 얼마간 방콕에서 살았더랍니다...무식해서 용감했던 시절.....
    카오팟이랑 작은 뿌가 잔뜩 들어간 쏨땀이 항상 그립습니다...
    짜뚜짝도 그립고요.^^ 센트랄 방나와 매일 가던 쑤원루엉러까오~도 넘 생각납니다...ㅜ.ㅜ
    어제 남편이랑 방콕에 언제 함 꼭 가자 했는데.... 언제 가볼지...그리운 방콕...^^

  • 오디헵뽕
    '11.9.14 9:35 AM

    어, 방콕 사셨군요...
    저는 에까마이인데, 생활무대는 거의 수쿰빗 주변이어요.
    1년 넘었는데 아직도 매일 한국 가고 싶어요ㅠㅠㅠ
    이러다 한국 가면 여기가 그리워지겠지요^^

  • 11. 올리브
    '11.9.14 1:32 AM

    닉네임도 재밌으시고 예전에 썼던 베이킹에 대한 글도 재밌으신 오디 헵뽕님이 방콕 가셨군요.
    칼국수 속에 들어있는 튼실한 새우를 보니 방콕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팔은 아파도 면발은 엄청 쫄깃해 보여요. 따님이 눈물 흘리며 먹을 만 했겠어요.

    저도 태국 좋아해서 몇 해 전 지인이 살 때 놀러가서 쓰다 남은 바트화도 아직 남겨두고 있는데,
    못가는 이유는 딱 한 가지, 남편을 납득시킬 마땅한 이유가 없어요.

    농담처럼 '파로돈탁스 사러 갔다 올까' 몇 번 했지만 눈도 깜짝 안해서---ㅠ.ㅠ

  • 오디헵뽕
    '11.9.14 9:36 AM

    다른건 몰라도 여기 새우는 정말 괜찮죠.
    값도 싸고.... 그래서 아무데나 막 넣어서 먹어요.
    근데요, 여기 파로돈탁스가 싸고 유명한가요?
    저희 아빠 이가 안좋으셔서 파로돈탁스 쓰시는데.... 왕창 사갈까봐요.

  • 12. 올리브
    '11.9.14 12:42 PM

    네, 한국에 비하면 굉장히 싸요.
    까르푸나 빅 씨에서 사야 더 싸지요.
    몇 해 전에 큰 게 한화로 4천원 정도의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 물가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싸긴 할 거예요.

  • 오디헵뽕
    '11.9.14 4:03 PM

    아... 그렇군요. 그렇담 왕창 사가야겠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13. 호호아줌마
    '11.9.14 2:53 PM

    옛말에 제 논에 물들어 올때하고
    제 자식 입에 먹을거 들어갈때가 제일 좋다던데
    그 마음이셨나 봅니다.
    정성 가득한 칼국수 면발의 쫄깃함이 보여요~~

  • 오디헵뽕
    '11.9.14 4:04 PM

    농사를 안지어서 논은 잘 모르겠는데, 자식 입에 먹을거 들어가는건 참 좋아요^^
    근데, 내 입에 들어올 때도 참 좋은데 ㅠㅠㅠㅠ

  • 14. 최살쾡
    '11.9.14 4:38 PM

    좀 과하시네요.

  • 오디헵뽕
    '11.9.16 4:51 PM

    휴가 와서 놀기에는 좋은 동네여요. 근데 살기는 좀......ㅠㅠ

  • 15. 행복이마르타
    '11.9.14 8:11 PM

    그저 대단하신 엄마께 박수 한부대를 보냅니다

    진짜 방콕이라니 당잔 날아가고프군요
    저도 서울어느 한적한 동의 안방인줄알았다는...쩝~

  • 오디헵뽕
    '11.9.16 4:52 PM

    몰랐는데... 방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참 좋은가봐요^^
    전 신혼여행때 하도 고생을 해놔서 처음에 여기 올때 좋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해봤거든요.

  • 16. bluebird
    '11.9.15 2:35 PM

    저도7월달방콕에이틀머물렀었거든요
    너무나 가고싶어요 크랩요리를 너무맛있게먹고왔어요
    부럽습니다~~^^

  • 오디헵뽕
    '11.9.16 4:52 PM

    올여름은 이상히후여서 7월도 지낼만했죠? 크랩요리... 맛있죠 ㅎㅎ

  • 17. 부관훼리
    '11.9.16 2:38 AM

    아놔... ㅋㅋㅋ

    마지막줄에 정말 방콕이라니 왜 이렇게 웃기는건가요. 다른 방콕 상상한 아저씨 한사람 추가요.

  • 오디헵뽕
    '11.9.16 4:54 PM

    정말 방콕이라고 적은건.... 제 글 밑 어디쯤에 어느분이 방콕 일주일이던가... 그런 제목을 올리셨는데 집안 방콕이라고 쓰셨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헷갈릴까봐.... 흐흐... 사실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칼국수 만들었다고 자랑한거여요 ^^

  • 18. 하이루~
    '11.9.16 10:32 AM

    저도 방콕으로 이사온지 1년되어가요.
    82에서 방콕사시는분 보니까 너무 반가워서
    100만년만에 로그인하네요.
    저도 방콕이사와서 젤 아쉬운게 좋아하는 칼국수를 먹기 힘들다는거예요.
    그래도 전 만들어먹을 생각까진...^^;;
    오랫만에 급 칼국수 땡겨서 전 한국에서 사온 건면으로다가 칼국수 끓여먹어야겠어요.

  • 오디헵뽕
    '11.9.16 4:55 PM

    아니 하이루님 반갑습니다.
    방콕 어디 사시나요? 진짜 반가워요.....
    칼국수는요 스쿰빗 쏘이 26의 k-빌리지에 이라는 한식집이 있어요.
    거기서 사골칼국수를 팔아요.
    제 입에는 너무 달아서 좀 그렇지만 아쉬운대로 거기라도 한번 가보세요.

  • 19. 하이루~
    '11.9.17 5:18 PM

    저는 방나살아요. ^^
    k-빌리지에 한식집도 있었나요?
    전 본적도 없다는... 맨날 1층 탐스만 가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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