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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네가 먹은 음식이 널 말해준다:: 병어감자찌개, 겉절이, 시금치두부무침, 두부조림

| 조회수 : 11,673 | 추천수 : 4
작성일 : 2011-09-06 09:26:40


 

화요일 아침이네요.

가을의 오전은 뭔가 모를..... 따사로움이 숨어있는 것 같아요.

봄의 아침 햇살이 설레임이라면... 가을의 아침 햇살은 차분함과 같은..

 

매주 반복되는 일상이건만...

쿠클이 시작되고 물론 일주일이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지만..

늘상 새로워지는 느낌으로 한주 한주 다가오네요.

그게 참 좋아요.

뭔가 정체되지 않고 흐르고 있는 듯한...

 

왜 강물도 그냥 그대로 인 것 같아도..

사실 매 순간....흐르는 거잖아요.

 

오늘 아침엔 병어감자찌개를 끓여 먹었어요.

다른 생선찌개와는 달리 병어엔 무 말고 감자를 깔고 지져야 제맛이 나는 건 왜 그럴까요?



 

부추 부침개도 딱 한 장 부치고...

부침개안에 양파 다진 것, 그리고 맛살, 오징어살이 듬뿍 들어가 맛있었어요...



 

자극적이지 않게 담근 이번 겉절이..

음식도 말에요.

어떤 걸..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는 것도 같아요.

 

예전 교보문고 글귀판에 이런 글귀가 써 있었답니다.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네가 자주 가는 곳, 네가 읽은 책들이 너를 말해준다.

 

마찬가지로 네가 먹은 음식이 널 말해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자극적이지 않고 순한 음식, 자연적인 음식들을... 애써 먹을 필요가 있다는 거지요.



 

어제 마늘종이랑 떡볶이떡, 이런 저런 야채 조각들을 볶았어요..

이름하여 잡탕 볶음....

어제는 색이 고왔는데..

오늘은 푸른 색이 죽어서 볼품은 없지만

맛은 여전하네요.

 

우리네 삶도 여전하지만 고왔던 청춘은 사라지고..... 백발과 주름이 남듯이~



 

고기 반찬이 부족한 것 같아서... 아들을 위한 햄구이



 

병어감자찌개...

이렇게 끓여 놓으면 전 병어보다도 감자가 더 맛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늘 감자를 듬뿍 넣어서 끓이곤 합니다.



 

감자를 쪄서 소금, 설탕 약간 넣고

홈메이드 땅콩 마요네즈 조금만 넣어서 비빈 으깬감자



 

시금치도 데쳐서 두부양념으로 무쳤어요.



 

별것 아니지만 그냥 시금치로 무쳐먹는 것만 하지 않고

 이런 저런 변화를 식탁에 주는 일

또한 늘상 반복되는 일상의 단조로움을 벗어나게 해주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두부 노릇하게 구워서 조림장에 조린 두부조림





 

마른 취나물도 양념해서 부드럽게 볶았고요.



 

그래서 이렇게 먹었어요.



 

오늘 소중한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잘 계획잡아서...

얼굴에 환한 미소 일부러라도 만들어가며.... 즐거운 하루로 만들어야겠어요.

가을이니까요^^








 

프리 (free0)

음식 만들기를 참 좋아해요.. 좋은 요리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프리
    '11.9.7 3:44 AM

    정말 바쁘게 살다보면 뭔가를 잃어버린 기분..
    중요한 것들을 빠트리고 사는 것은 아닐지... 좀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곤 해요.

    삶의 우선 순위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사는 것도 중요하더군요^^
    요즘 생선 먹기가 좀 꺼려지긴 해도..뭔들 엄밀하게 따져보면 안전하겠어요..
    먹거리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편안한 마음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 프리
    '11.9.7 4:03 AM

    아까 분명히... 댓글을 썼는데 훅 날라 가버리고 없네요...
    아직 불안정해서 그런가요?
    댓글 쓰다 힘빠져요... ㅎㅎㅎ

  • 1. 코스모스
    '11.9.6 9:31 AM

    좋은글, 음식 감사합니다.
    제 곁에 누군가가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겠어요..

  • 프리
    '11.9.6 9:43 AM

    정말 그 말... 생각할수록.... 대단한 의미가 숨어있는 말같이 느껴져서..자꾸 되새기곤 하게 되네요...
    코스모스님 곁에....서로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줄 수 있는 이들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 2. 밥퍼
    '11.9.6 9:35 AM

    어쩜이럴실까요? 매번 매번 새삼스럽게 놀랍니다.......

  • 프리
    '11.9.6 9:44 AM

    엥.... 말씀이 너무 함축적이라..시귀같아요~ ㅎㅎㅎ
    좋은 하루 되십시오... 밥퍼님^^

    저... 밥퍼 이 말..참 듣기 좋아합니다.

  • 3. 해바라기 아내
    '11.9.6 9:36 AM

    요즘 제가 글에 쓰신 말씀을 생각하며 살고 있답니다.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저와 다른 것을 먹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다른 책을 읽고, 다른 곳을
    가니 저와 자꾸 달라져요 ㅠㅠ
    그래서 지난번 만났을때 싸웠어요 ㅠㅠ 바로 화해는 했어요 ㅎㅎ

  • 프리
    '11.9.6 9:46 AM

    ㅎㅎㅎ 그러셨군요...
    때론...그런 다양성속에서.... 진한 우정이 싹트기도 하던데요?
    싸우고 화해하고 그러면서 정이 드는 것이...우리네 사람들이겠지요.... 너무 끝을 보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 4. 퓨리니
    '11.9.6 9:43 AM

    늘 익숙한 제 주변을... 그리고 익숙하달 것도 없는 제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글 .... 감사해요.
    근데 왜 눈물이 날 것 같은지 모르겠어요.^^;;;
    가을 타나봐요....ㅎㅎㅎ

  • 프리
    '11.9.6 9:48 AM

    가을이... 그렇지요...
    사람에게.. 자꾸 생각하게 하는 힘을 길러주는 그런 계절이니까요..
    우리 가을 한번 멋지게 타보자구요... ~~~

  • 5. 고독은 나의 힘
    '11.9.6 9:43 AM

    또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 어떻게 음식을 대하는지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말해주는 것 같아요..

    요즘 식탐이 넘 심해져서 고민입니다..

    음식앞에서 절제 못하는 제 모습 ㅠㅠ

  • 프리
    '11.9.6 9:49 AM

    정말 그래요...
    특히나 자신이 맛있어하는 음식앞에서나.... 특히 여자들은 기분이 우울할 때 식탐이 생기는 것도 같더라구요..
    제 경우에요... ㅎㅎㅎ

    저도 살 좀 빼고 싶어요^^

  • 6. 우화
    '11.9.6 9:44 AM

    아악.......
    가짓수 많은 집밥이, 프리님이 해주신 집밥이
    먹고픕니다 ㅜㅜ

  • 프리
    '11.9.6 9:50 AM

    아악~~~ 오세요....
    가지수 많은 밥상..제 전문이니까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7. 시은맘
    '11.9.6 10:15 AM

    프리님 상차림 보면 죄책감에 빠져요... 요즘 한덩치 하는 남편 저녁을 다이어트 하란 핑계로 안주고 있거든요. 저녁에 배고파지기 전에 언능 우유먹으라고 줘요 ㅠㅠ

  • 프리
    '11.9.7 3:58 AM

    이론 이론.. 시은맘님 댓글이 빠졌네요... ㅎㅎ

    어제 저녁에도 얼릉 우유 주셨나요?
    남편분 별 말 없이 다이어트하시나봐요^^ 꼭 성공해서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시길~~
    혹시 저녁에 아파트 헬스도 하시겠네요... 왠지 마주칠 것 같은 예감???

  • 8. 가브리엘라
    '11.9.6 10:21 AM

    내가 먹은 음식, 내가 읽은 책들,내가 자주 내뱉는 말들, 내가 자주 대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오늘의 나를 있게 한다는 뜻..
    정말 깊이 공감합니다.
    그래서 한번씩 나자신을 돌아보면 어..이게 아닌데, 내가 생각했던것과는 좀 다른길을 가고있는 저를 발견하곤합니다.
    이정도 나이라도 먹고보니 좀더 다양한 삶을 살아내지못한것에 대한 후회?같은게드네요.
    앞으로의 날들은 좀더 부드러운 결을 가지고 살수있기를, 모두에게 넉넉하고 현명하게 대할수있기를, 하루하루 부지런히 살수있기를 바래봅니다.

  • 퓨리니
    '11.9.6 11:20 AM

    오늘 프리님과 가브리엘라님의 글이, 저를 아주 훅~ 보내십니다...ㅜㅜ
    갑자기 뭔가 생각이 많아지면서, 반성도, 다짐도 많아지는...그런 하루가 될 것 같아요.

  • 프리
    '11.9.7 4:02 AM

    가브리엘라님.....
    저도 나이들어서... 이렇게 살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후회가 없는 것 아니지만...
    그냥 오늘 하루 하루 가브리엘라님의 소망대로 좀 더 유연하게...좀 더 넉넉한 마음으로 가지고 산다면... 그게 최선이 아닐까 싶지 않을까 싶습니다.. 같이 힘냅시다^^

    퓨리니님~
    뭘 훅 보냈다고 하시는지...
    가을이라 그렇게 생각도 반성도..다짐도 많아지나 봅니다... 좋은 가을이 되시길^^

  • 9. skyy
    '11.9.6 10:41 AM

    하루 하루 정신없이 살아가는 일상..
    프리님 글 읽고 나니 갑자기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살아왔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ㅡㅡ;;
    이런 시간도 가끔은 필요한데... 사는게 뭔지..;;

    감자 듬뿍넣은 병어조림 맛있겠어요. 요즘 생선이 쫌 그래서 안먹은지 오래되어서 더 먹어싶어져요.^^;;

  • 10. misty
    '11.9.6 12:52 PM

    그런 책 제목 본 적있어요. 영국에서.
    You Are What You Eat
    정말 맞는 말이죠...

  • 프리
    '11.9.7 3:45 AM

    정말 그래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고민 좀 해봐야겠네요^^

  • 11. 카산드라
    '11.9.6 2:35 PM

    프리님은....문학적인 기질도 있어 보입니다.

    글을 어찌나 맛깔나게 소화하셔서 쓰시는지....^^

    병어위에 놓인 감자랑....부추전....이 먹고 싶어집니다.

    매일 정성 가득한 밥상을 받는 가족들은 행복하겠어요.^^*

    오늘도....좋은 글귀.....맛있는 밥상 잘 보았습니다.(ㅡ.ㅡ) 꾸벅~

  • 프리
    '11.9.7 3:46 AM

    어릴 적 한 때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꾼 적도 있지만...
    누구나 한번쯤 다들 문학도의 꿈을 꾸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ㅎㅎㅎ

    저도 정성껏 써주신 댓글 감사히 읽고 고마움을 전합니다.. 꾸벅~

  • 12. 오늘맑음
    '11.9.6 3:40 PM

    저도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푸는 편이에요. ㅜㅜ

    식탐은 제 오랜 숙제랍니다. 흑흑...

  • 프리
    '11.9.7 3:47 AM

    여자들이 많이들 그런다고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같이 고민해보고 다이어트 해봅시다... ㅎㅎ

  • 13. 소연
    '11.9.6 11:39 PM

    저는 병어구이..찜.. 좋아해요.. 울엄만 아직도 제사 지내고 나면
    병어하고 민어는 제몫으로 챙겨 놓으세요..ㅎㅎㅎ

  • 프리
    '11.9.7 3:48 AM

    저도 병어 민어 좋아해요.
    다른 생선에 비해 덜 비리고 담백하니 맛도 좋잖아요..
    그나저나 예전에 민어가 그리 비싼 생선이 아니었다는데 요즘은 가격대가 좀 그렇고 잘 볼 수도 없어서...쩝~ ㅎㅎㅎ

  • 14. 행복이마르타
    '11.9.7 12:37 AM

    좋은 책 좋은 사람 좋아서 자주가는곳 떠올려보니 감사할뿐입니다
    그러나 음식이야기에선 한참 망설여짐은
    요즘 들어 많이 아픈 팔때문이야 라는 변명으로 때우고는

    친구나 언니집으로 달려갑니다
    그런이들이 곁에있어줘서 얼마나 나는 복받은 사람인지..

    요즘 하늘이 이뻐 자주 올려다본답니다

  • 프리
    '11.9.7 3:49 AM

    그래요... 좋은 인연에 늘 감사할 뿐이죠..
    달려갈 누군가가 있다는 건 분명 축복입니다..
    하늘이 이쁜 것처럼^^

  • 15. 냥~냥~=^.^=
    '13.3.4 8:51 PM

    첫그라읽자마자 프리님 글같아서 확인하니 역시나 ㅎㅎ
    프리님만의 느낌이 글에도 묻어나네요
    저도 병어 감자조림 좋아해요 못먹어본지 오래됐네요 아이갖고 매운거 안먹과낳고도 못먹고 이제 4살된아이와 같이 먹기위해 매운음식 안하다 보니 ㅎㅎ
    제가 프리님 식탁에 앉아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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