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 주말이네요.
이제 성큼 가을 문턱으로 진입하게 되겠지요?
아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이번 주를 고비로 더위도 한풀 꺾이고 나면
결실의 계절 가을로 들어서게 될 거에요.
가냘픈 코스모스,
귀뚜라미 울음소리,
레미 드 구르몽의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 라는 낙엽이란 시도 떠오르는 계절, 가을..
참 아름답지 않나요?
아..그리고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란 수필도 참 좋아요.
낙엽을 태우면서... 그 분은 갓 볶아낸 커피 냄새가..그리고 잘 익은 개암냄새가 난다고 그랬잖아요.
가을의 향기에 듬뿍 취해 세상이 결코 힘든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고픈 그런 9월의 첫 주말입니다.
가끔 일면식도 없는 분들에게서 선물을 받기도 하고..저 또한 그렇게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 그럽니다.
지난 주 쿠킹 클래스 준비로 정신이 없을 때 도착한 택배 상자 하나...
멀리 강원도에서 손수 힘들여 키우신 고추, 가지, 깻잎, 그리고 줄기콩 잔뜩이.... 그 안에 들어있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얼마나 수고로움이 깃들여있는 농작물인가가 느껴지는 그런....
어떤 값비싼 물건보다도 더 소중한 선물을 덥썩 받아들고 아주 좋아라 했지요. ㅎㅎㅎ
(다시 한번.... 82쿡... remy님.. 감사드립니다^^)
바로 그 줄기콩을 오늘에사 처음 볶아서 먹었습니다.
쿠킹 클래스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꺼내 뭘 할 엄두도 나질 않아 도착하자 마자 김치냉장고에 잘 보관했었거든요.
노랗고.... 파릇파릇한 푸른 빛의 줄기콩도 있고 자주빛나는 줄기콩을 깨끗하게 씻어 자른 다음에..
기름 약간 두르고 달달 볶았습니다.
새우도 두께로 삼등분하여 저며서 줄기콩 두께랑 비슷하게 맞춰 썰어 놓고...
새우도 넣어 같이 볶으면....
줄기콩의 아삭하니 씹히면서..... 상큼한 육지의 맛과
바닷의 향기를 품은 새우살이 씹히면서 진한 바다의 맛이 어우러지니..참 멋진 조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붉은 새우빛과 푸른 줄기콩의 색도... 좋고 말이죠.
오랜만에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서 끓이고...
숙주 나물 데쳐서 무쳐 내고..
어제 담근 겉절이랑.... 있는 반찬을 꺼내 밥을 차렸습니다.
밥은 참 묘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우울하다가도... 맛있는 음식을 먹다보면 다시 뭔가 새롭게 해낼 것 같은 용기와 자신감도 얻게 되고,
서로 서먹서먹한 사이이다가도..... 밥 한끼 같이먹으면 왠지 친구가 된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그래서 아마도 우리는 이 말을 잘 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헤어질 때 흔히 하는 인사..담에 만나 밥 한번 같이 먹자...
이 말은 밥을 먹자는 것이 아니고.... 사랑과 관심을 먹자는 것 아닐까 합니다.
전 어릴 때 기억속에 늘상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셨기 때문에
주말 아침 밥상이 참 좋았어요.
일하는 언니가 있긴 했지만 주말에 여유가 있으실 때면 늘 스끼야끼를 자주 맛있게 해 먹었곤 했습니다.
아마도 스끼야끼가 맛있다기 보다는 어머니가 함께 하루 종일 집에 있어서 특히나 맛있게 느껴지곤 했던 것 같아요.
결혼을 해도 일을 무척 하고 싶었는데...
남편이 결사적으로 반대를 해서 못한 것도 있지만...
왠지 제 아이들에게는 학교 돌아온 다음에 엄마가 없는 썰렁함을 느끼게 해주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도 컸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 어머니... 일하시면서도 결코 자식들에게 소홀하시지는 않으셨어요..그래서 지금도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늘 아침에 숙주나물을 아주 싱겁게 무쳤어요.
요즘 되도록이면 소금, 설탕 양을 줄이고자 필사적인 노력을 합니다. 최소화할려고~~~
줄기콩새우볶음도.... 소금 아주 약간만 넣고 볶다가...
불 끄고... 작은 양의 엿장과 굴소스 쬐끔 넣고 살짝 버무렸습니다.
국물을 넣어 볶는다든지..졸이면 아무래도 간이 세지니까요.
이 가지도 함께 보내주신 것인데..
파는 가지는 아주 통통한 데 비해.... 날씬하고 길다란 그런 가지라.... 한 눈에 보기에도 건강이 뚝뚝 느껴지는 그런 가지.... 제가 좋아하는 쪄서 무치는 방법을 썼어요.
이제 곧 다음주면 추석명절이네요.
물가도 하도 많이 올라...... 추석 쇨 비용이 많이 나올 것 같네요.
지금쯤은 미리 미리 제사상에 올린 재료들 준비하시느라 바쁘실 것 같아요.
저도 생선이랑, 전 거리 일부는 미리 사서 갈무리 해 놓았어요.
제사 상에 올린 생선도 살짝 말려서 구으면 훨씬 좋으니까요.
오븐에 구은 오징어..발사믹 소스 뿌려 먹으면 맛이 좋습니다.
보라빛 가지나물은 늘 볼 때마다 수줍은 새색시같다는 생각..저만의 생각일까요? ㅎㅎ
하긴 요즘 새색시들이 수줍다는 표현을 어떻게 알지도 궁금하긴 합니다.
겉절이도... 고추가루도 적게...간도 싱겁게 해서 버무렸더니... 색감이 먹음직스러워보이지 않지만..
요즘 모든 음식이 뻘겋고.... 반지르르..윤기나게 길들여진 탓도 클 것 같네요.
자꾸 이 쪽으로 적응을 하면 또 적응을 될텐데~~
저도 이번 주는 정말 바쁘고 힘들게 보내서 오늘은 좀 쉬면서...
다음 주 일도 구상하고.... 아이디어도 떠올리고 할까 합니다.
여러분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충분한 휴식을 즐기시길^^
( 순덕이엄마님을 보고서야 뒷북치고픈 이 심리..... 전 아예 왕창 불러볼까요?
추천 30개 받아보는 것이 소원임... 왠지 구걸모드??? ㅎㅎ
그리고 오늘 좀 피곤해서 푹 쉴 예정이나... 댓글 달아주시면 100% 성의있는...답글 달기로 약속합니다
그리고..참...지난 주 쿠킹 클래스 수업은 이런 식으로 했어요..
(쿠클 이야기는 블로그에 어제..포스팅해놓았습니다. 여기다가 구구절절 올리기엔 거시기한 듯 해서...
그러니 쿠클 자세한 이야기 없다고 섭섭해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