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뇽들 하셨나용^-^
올 여름, 비가 징그럽게 많이 오고 날씨가 어땠고..... 하나도 모르는 애쉴립니당!!
그 무섭다는 폭우 왔을 때, 저는 세상과 단절된(?) 곳에 있었거든요-
뭐...밥은 꼬박꼬박 나왔어요.
임무가 막중하니 밥에 간식에 이건 뭐 천하장사 몸 불리기 수준으로 먹이더라구요.
조만간 날 잡아먹으려나? 싶을만큼 이것저것 잘 먹이더니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따르르르르릉- 불러내기 일쑤였던 그 곳.
땀을 한바가지씩 쏟아냈기때문에 오후만 되면 "내가 쉬었나봐. 쉰내 나"
네. 게임용어로 치면 "발업" 하고왔지요^^;
예전엔 그냥 아줌마였다면, 이젠 세상 무서울 거 없는 아줌마...뭐 그정도?ㅎㅎㅎ
짐승같은 힘과 호흡으로 병원간지 두시간, 분만실 걸어들어가서 힘 딱! 한번 주고
3.7키로짜리 인상파 하나 뽑아내고 왔어요~
덕분에 입원 해 있는 내내 새로운 간호사님이 병실에 오실 때 마다
"산모님, 애 잘낳는다고 소문났어요 호호호"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책 하나 낼까봐요. 힘주는게 제일 쉬웠어요 , 뭐 그런;;;;;
요새 쪼끄만 녀석이랑 하루종일 복작대다 보니 진짜 애 낳는게 제일 쉬웠던 것 같음을 팍팍! 느끼고 있어요ㅠ-ㅠ
조리원은 행복한 감옥이고 집에오면 실미도다 다들 그러시는데
허허허허허- 실미도, 끝내주네예~^^;;;
그래도 이제 50일을 코 앞에 둔, 무지하게 힘 센 녀석 하나가 온 집안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아이는 우리의 미래다 요 글귀 하나 마음에 새기고 미래가 훈훈할 수 있도록 노력 좀 해보려구요^^
비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전날 장 봐 둔 해물 팍팍 넣어 동래식으로 파전 좀 부쳤어요.
기름이 없는 부드러운 한우살코기 듬뿍넣고 소화 잘되는 카레도 좀 끓이구요
이렇게 차려서 아침 여덟시에 밥 먹었어요.
언제? 한참 진통중이던 애 낳은 당일에요^^;;;;;
진통이 새벽 두시쯤부터 주기적으로 오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10~12분간격쯤 되었을 때
틈틈히 배를 움켜쥐고 호흡하고 신랑이 허리를 쓸어주며 만들고, 먹었던 것 같아요^^;;;
"이게 내 오늘 마지막 끼니 일 수 도 있어요!" 하면서요.
네. 이게 마지막끼니였어요.
여덟시에 먹고 졸면서 진통하다가 병원에 오후 세시 좀 안되어 도착했나봐요.
그리곤 7월 14일 오후 5시 11분, 신생아주제에 눈물 뚝뚝 흘리며 울던 그녀석을 가슴에 안게 된 거지요~
조리원 2주 후, 집에서 혼자 살림 육아를 시작했어요.
울엄만 일을 하시고(하지만 걸어서 15분거리에 사셔요) 시엄만 산도 다니시고 이리저리 바쁘시니
게다가 신랑이 낯을 무쟈~~~~~~~게 가려서 도우미를 부르면 아마...에휴~
암튼 이래저래 무식하게 부딪쳐본거지요.
추신수 선수 와이프는 애 낳고 담날 혼자 운전하며 퇴원해서 혼자 조리하고 애 키웠다더라 하면서요. 겁.도.없.이..ㅠㅠ
임신했을 때 음식 가려먹던것이 그냥 커피였다면 모유수유 하면서 가려먹어야 하는 건 티오*네요ㅠㅠ
기름진거 단거 신거 짠거 매운거 아니, 다 못먹으면 흰죽에 백김치만 퍼먹고 사나요?
과일 엄청 좋아하는데, 많이 먹음 안된다그래서 블루베리 넣고 갈은 요거트는 신랑만 퍼줘요.
흑.
이거 먹고 돈 많~~이 벌어오세요!!! 라는 의미도 함께 갈아서 줬어요^^;
임신전엔 아메리카노 하루에 대여섯잔씩 뽑아 마시던 그런 녀성~ 이었는데.
임신을 알기 전, 하지만 임신되었을 때 부터 커피가 안땡겼어요.
임신중엔 한번씩 마시고 그랬는데, 수유를 하니 진짜 그림의 떡 이네요- 혹시나 애기가 밤에 안잘까봐서요ㅠㅠ
매일 만들어주는 카라멜마끼야또는 한잔씩 남편한테 줄 때 마다 " 부가세 빼고 30억입니다!! 70년 할부로 갚으세요" 해요.
술? 그게 뭔가요? 먹는건가요? 전 보리밭에만 가도 취하는 가녀린....-_-;;;암튼...여자예요!!
흑흑.
임신전 어디 내놔도 꿀리지 않는 주량을 자랑하던, 소주를 짝으로 쌓아놓고 즐기던 그 여자 맞나요?
이젠 냄새만 맡아요. 킁킁- 여보, 맛있나요??
저는 못먹어도 신랑까지 안먹일 수 없지요. 더운데 밖에서 고생하고 온 신랑, 좋아하는 미역냉국은 자주 해 줘요.
배불뚝이 만삭때도 욱욱거리던 입덧때도 신랑이 좋아하는 쿠키는 떨어지지 않게 구워놓았는데
이젠 뭐...솔직히 하려 들면 못할거야 없다만 "힘든척" 좀 더 하느라구요^^;;
오픈프라이스 끝나자마자 과자값이 반토막 나네요. 이 치질걸릴 사람들 같으니!!!
뭐, 싸진김에 좀 생색내며 사다놨더니 저게 며칠 안가더라구요-_-^
제 간식은 삶은고구마 감자 단호박 요런건데 감자 삶으면 꼭 한두알 남더라구요.
식은거 맛 없잖아요. 혼자 먹어치울필요 없이 잘라서 구워 반찬으로 내 줘요. 소금후추만 뿌려서요.
견과류 종류별로 긁어모아서
약불에 바삭하게 기름없이 볶다가, 간장 조금 설탕 올리고당 넣어서 빠삭빠삭 반찬으로 만들었어요.
살짝 달콤하면서도 꼬소한게 반찬으로 너무 좋더라구요.
체력을 너무 맹신했던거죠.
어느날 새벽, 수유하다가 세상이 빙빙 돌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땀이 쭐쭐나고.
애는 눈앞에서 바둥대는데 일어날 수 없더라구요. 급히 엄마 호출, 애 맡기고 병원가니 이 덩치에 빈혈이래요ㅠㅠ
잘 먹고 잘 쉬라는데, 그게 되나요..
.잘 못먹고 잘 못쉬어 젖 양도 팍팍 줄어 스트레스 받던 차 돼지며 소며 발이란 발은 죄 다 고아 먹었나봐요.
사진엔 우족탕에 파며 후추며 들어있지만, 이건 신랑꺼구요 저는 파도 소금도 후추도 없이 먹었어요. 끙-
재료 본연의 맛을 아실랑가요;;
빈혈이란 소리에 한우다리 들고 득달같이 달려 온 절친, 시집 안간 갱지양에게 다시한번 땡스!!
조리원퇴원을 시엄마랑 남편이랑 같이 했는데 고춧가루 있는 음식은 먹으면 안된대서 미리 배추랑 무 주문해뒀어요.
시엄마는 해 보신 적 없으시다길래 절이는거, 채써는 것 부탁 드리고 돌아가시고 나서 백김치 담갔어요.
이거 없었음 진짜 매일 밥 먹는게 고역이었을꺼예요ㅠㅠ
요리하는걸 좋아하고, 남이 먹는거 보는게 행복해서 또 밖에서 힘들게 일 하고 온 남편
집에서 밥 한끼는 제대로 먹이고 싶어서 늘 밥상엔 신경을 쓰는 편인데
이건 쪼끄만 놈 하나 생겼다고 그게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요샌 머리를 좀 굴려서 간단하게 차리려고 노력해요.
카레같이 냄비를 상에 올려놓으면 뭔가 푸짐해보이는 메뉴도 좋아요.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브랜드 한우가 꽤 있잖아요? 그런데 홈피 다니다보면 30% 할인행사할 때가 종종 있어요.
그때 사다가 쟁여놓고 평소같음 엄두도 못 낼 한우카레를 해 먹는거지용
카레에 든 건더기는 큼직큼직해야 먹는 맛이 나는 것 같아요.
닭만 사다가 마늘 후추 팍팍 넣고 푹 삶기만 하면 되는 이런메뉴도 만세!
콩나물밥은 귀찮게 냄비에 할 시간이 없어요.
그냥 쌀 씻어 콩나물 얹어 소금 한꼬집 넣고 전기밥솥 쾌속취사를 이용하는거지요.
밥솥에 밥 넣어두고 플러그 꽂아서 보온으로 두는거, 전기요금 팍팍 올리는 주범이예요.
밥은 때마다 새로 해서 먹고, 한그릇 좀 안되게 남는 찬밥들은 냉동실에 모았다가 볶음밥, 오므라이스로 바꿔먹어요.
훈제오리고기, 대형마트에서 할인 자주해요.
그 때 사다가 찌지말고(집에서 찌면 엄청 비려서;;) 팬에 구워 기름 뺀 다음 무쌈이랑 같이 내요.
이게 뭔가 있어보이면서도 맛있고 든든하고 무엇보다, 먹자마자 젖 도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해요.
데치기만 하면 끝나는 브로콜리, 오징어...사랑합니다!!!
-신생아 사진 있어요, 싫다 하시는 분은 백스페이스 부탁합니다-
태어난지 30분도 안 된 녀석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울어요.
태어났을 때도 그래서 간호사선생님들이 신기해하시더라구요.
목소리는 얼마나 큰지, 쟤가 울면 조리원에서도 제일 끝에있던 제 방까지 그 소리가 들렸어요;;
뱃속에서 4일 더 있더니 태지는 그 안에서 자기가 문질러 벗었나봐요.ㅋㅋㅋㅋ
잉크자국 마르지 않은 저 조그만 발!! 귀엽고 말랑한 저 발이 몇년후면 냄새나는 발이 된다...이거죠?ㅠㅠ
산모와 아기한테 복을 갖다준다는 첫국밥이예요.
드시진 못해도 혹시나 보는 것 만으로도 복이 전해질까 싶어서요, 복 드시라구요^^;;
저 꼬물대던 녀석, 50일을 코앞에 둔 요즘은
궁둥이도 토실토실 귀여워졌구요
요즘애들이 참 빠른가봐요.
벌써 목을 가눠요. 목을 꽤나 잘 가누니 안아주기가 편하더라구요.
힘은 또 얼마나 센지... 저거 이겨먹으려면 저도 큰일입니다ㅠㅠ
엄마 아빠 눈 마주치고 웃어주면, 그냥 녹아요.
뭐....잘생기지 않음 어떤가요! 내새끼라 그런지 귀여워 죽겠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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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
망가진 사진"
하나 떤지고 가요.
애기가 새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지금 안 안아드리면 집안이 터져나가게 울거든요;;;
애 낳아보니, 아빠들이 애를 보는 건 care가 아닌 look 이라는 걸 알게되었지요.
혹시 이 글 보시는 아빠님들 계시면 떽!! 그러면 안돼요!!!!
악. 할 말 많은데, 쪼끄만 기차화통 달래러 가야겠네요.
날씨가 맑아요, 날씨만큼 화창한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