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희집은 고혈압 비상입니다.
작년말부터 주의하라던 의사의 말을
남편이 도저히 지킬수 없었기 때문이예요.
어머니 간병하느라 잠도 이틀에 한번 꼴 밖에 못자고
운동은 커녕 최근까지 신경쓸일이 너무 많았거든요.
몇주전부터 기분나쁜 두통이 계속되어
병원에서 혈압약 처방받고
몇일전엔 이런저런 뇌사진까지 찍었답니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시아버님도 젊은 나이에 뇌경색이 왔던터라
이래저래 참 걱정입니다.
제가 한 대학병원에서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몇년째 설교를 하고 있어요.
그곳 담당자께서 최근 10kg을 감량후
혈압약을 끊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경험자의 말을 직접 듣고 보니
성인병엔 역시 운동과 식이요법이 최곤거 같아요.
그래서 요즘 새벽마다 남편은 운동하러 가고
저는 저대로 음식에 신경을 좀 쓰고 있지요.^^
밀가루 면대신에 쌀국수 면으로 만든 검은 콩 국수.
국수를 워낙 좋아해서 아예 끊을 순 없고
이렇게 종종 쌀국수와 콩국수를 번갈아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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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를 잔뜩 먹이기 위한 전략으로
두부구이 샐러드도 해봤어요.
온갖 채소 바닥에 깔고 구운두부 얹어
좋아하는 달걀등을 곁들어 주면
소스없이도 잘먹을수 있지요.
일반인이 드실때 소스가 필요하면
참깨드레싱이나 오리엔탈드레싱을
곁들이면 좋아요.
(콜레스테롤 때문에 달걀노른자는 뺑양과 저만 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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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살 냉채도 한끼 식사로 손색없어요.
닭은 기름기없는 부위를 삶아 결대로 찢고
겨자소스는 먹기 직전에 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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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 곰취 김밥이예요.
시판 단무지와 우엉조림이 너무 달잖아요.
그 맛이 참 싫어서 집에서 볶은 김치랑
데친 부추, 당근, 오이, 데쳐구운 햄, 파듬뿍 넣고 부친 달걀을
곰취깔고 돌동말았더니
건강하고 색다른 맛의 김밥이 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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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콩과 불린 현미를 섞고
데친 콩나물, 고구마와 토마토 넣어
강황뿌려 지은 토마토밥.
어떤 간장과도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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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안심과 사과 두부를 넣은 브리또.
밀가루로 만든 또띠아 대신
라이스 페이퍼와 데친 곰취에 싸니
건강하고 색다른 맛의 브리또가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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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아침 메뉴
호박과 가지가 우리 부부에게
좋다는데...
남편이 물컹한 식감을 안좋아
해요.
그래서 건조기에 말려보면 어떨까 싶어
어제 반나절 정도 말려봤지요.
반건조 호박과 가지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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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뒀다 아침에 꺼내
각각 볶아 보기로 합니다.
마침 시레기도 푹삶아 둔게 있어
나물 반찬에 한몫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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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레기 나물은
백*원씨 나오기 전부터 써오던 맛된장과 맛간장을
넣고 먼저 조물조물 무친후에
생들기름에 달달 볶아줘요.
맛된장은 참기름 넣은것만 빼면 백*원씨것과 흡사한데
맛간장은 완전히 달라요.
허나 그냥반이 가르쳐준 만능간장? 쓰셔도 될듯요.
아니면 일반 된장과 마늘넣고 약간의 설탕을 넣어 조물조물 하다
다시마 멸치 육수 약간씩 넣어가며 볶아도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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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시레기국 역시
육수붓기전에 된장과 국간장으로
먼저 조물조물 무친 후에
다시마 멸치 육수나 물 붓고 펄펄 끓여줍니다.
아주아주 깊은 맛이나는
시할머니표 국장장이 있어서 든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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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호박이 잘 건조됐네요.
집에서 건조하면 깨끗하고 믿을수 있어 좋지요.
마늘 넣고 달달 볶다가 새우젓으로 간을 합니다.
호박이 마르면서 단맛이 돌아
다른 양념은 필요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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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하고 달달한 맛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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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도 마늘넣고 똑같이 볶아내는데...
간은 다마리 간장이라고 직접 만든 맛간장으로 했어요.
반건조 가지볶음은 꼭 쇠고기먹는 느낌이랍니다.
남편뿐 아니라 나물 잘 안먹는 딸아이도
없어서 못먹을 정도니까요.
그렇게 차려진 오늘의 나물 밥상은
설명만 길었지 미리 손질된 나물만 있으면
아침에 후다닥~ 금방 만들수 있답니다.
요즘 김치가 떨어져
어머님이 병원들어가시전 마지막으로 담궈두신
동치미무를 썰어 새콤달콤매콤하게 무쳐먹고 있어요.
이제 떨어지면 두번 다시 맛볼수 없는 음식이지요.
흔하다고 생각했고,
언제든 원할때마다 얻을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말예요.
우리 주변에 너무 가깝고 이무로와서
함부로 대하던 것(사람)들에 대해
너무 늦어 후회하기 전에 다시 생각해 봐야 할것 같아요.
모두 굿밤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