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 국제시장에 갔더니 여름철이라 그런지 비빔면 신제품이 많이 들어왔더군요.
둘 중에 어떤 비빔면이 더 맛있을지 포장지만 보고서는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어서 두 가지 모두 사왔어요.
농*의 찰비빔면과 삼*의 갓비빔면
비교분석 한 번 해보려구요 :-)
파란 봉지에 빨간색 뽀인트가 요즘 비빔면 포장의 트렌드인가봐여...
공정한 심사를 위해서 오이채 라든지 삶은 계란 같은 부가적인 재료를 넣지 않고, 조리법도 봉지에 써있는대로 따르기로 했어요.
찰비빔면은 550ml 물에 3분간 끓이라고 되어있고, 갓비빔면은 600ml에 4분간 끓여야 하는군요.
객관적인 비교를 하려면 동시에 두 가지를 조리해서 맛을 봐야 하니 냄비 두 개에 물을 끓였습니다.
저 혼자서 비빔면 두 개를 다 먹는 게 뭐 어때서요?
ㅋㅋㅋ
하지만 오늘은 남편이 집에 있는 일요일.
그래서 내숭을 떨며, 이거 끓여서 우리 둘이 나눠먹어염~~ 하고 가증스럽게 말했어요.
찰비빔면의 면은 평범한 꼬불꼬불 라면의 형상인 반면,
갓비빔면은 면발에도 양념을 했는지 빨간색이 도는 면이었고, 건더기 스프도 들어있었어요.
이걸 다 끓인 다음에 어떻게 헹궈서 건져야 할지 살짝 걱정이 되었어요.
봉지를 따는 방법까지도 충실하게 시키는대로 따랐다는...
찰비빔면의 양념장은 조금 더 걸쭉했어요.
갓비빔면의 양념장은 곡선이 아닌 직선으로 뜯어야 하고, 양념장이 묽어서 젓가락으로 훑어내리지 않아도 한방울도 남김없이 잘 부어졌어요.
참, 건더기 스프가 헹구다가 다 떠내려갈까봐 걱정했는데, 소쿠리를 아래에 받쳐놓고 헹구니 건더기가 소쿠리의 눈보다 커서 유실없이 조리할 수 있었어요.
다만, 소쿠리 바닥에 붙어있던 건더기를 손으로 닥닥 긁어서 그릇에 옮겨 담아야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수분이 더해져서 (플러스 더 묽은 양념장까지) 완성된 비빔면이 조금 더 질척했어요.
뽀얀 면발위에 걸쭉한 양념장을 얹은 농* 찰비빔면
양념장이 걸쭉해서 개봉 부위에 묻혀서 버리는 양을 최소화하려고 귀퉁이를 곡선으로 뜯으라고 했나 싶어요.
빨갛게 양념된 면발위에 건더기와 묽은 양념장을 얹은 삼* 갓비빔면
단도직입적으로, 직선적으로, 다짜고짜 :-) 뜯어도 잘 흘러내리는 양념장은 면발 위에서도 머물지 않고 그릇 아랫쪽으로 흘러내려갔어요.
비비기가 쵸큼 더 수월했죠.
자, 그럼 맛을 한 번 보겠습니다.
남편의 젓가락질이 우정출연했습니다.
찰비빔면 한 젓가락 하실래예?
아니면 갓비빔면 한젓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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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 나랑 지금 하냐?
비빔면 맛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민간속설이 맞다는 결론...
ㅠ.ㅠ
그래도 82쿡에 머라도 글을 좀 써야하니 - 오랜만에 올리는 글인데 섭섭잖게 ㅋ -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번갈아 젓가락질을 하면서 열공 아니 열분석을 했어요.
굳~~~~~이
억~~~~~지로
비교를 해보니, 농* 찰비빔면은 부드럽고 은은한 맛이라면, 삼* 갓비빔면은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더군요.
몇 젓가락 나눠 먹으며 맛 비교를 하다가, 남편은 찰비빔면이 더 좋다, 마누라는 갓비빔면이 더 입에 맞는다며 각자의 그릇을 끌어안고 먹었어요.
남편 말에 의하면 갓비빔면은 입에 넣었을 때와 씹을 때의 맛이 따로 논다는데...
면발에 양념된 맛과 양념장의 맛이 달라서 그런가 싶어요.
갓비빔면이 매운맛은 더 강한 것 같더군요.
매운 거 잘 먹는 제가 먹어봐도 맵다 싶은 느낌이 드는데, 이 정도 매운 음식을 먹으면 저희 남편은 땀을 막 흘리거든요?
그런데 찰비빔면 그릇을 다 비우는 순간까지도 땀이 전혀 안나는 걸 보니, 찰비빔면은 매운 맛이 덜한 것 같아요.
그러나
어게인!
몇 젓가락 번갈아 먹어가지고는 그렇게 큰 차이를 못느낄 정도였어요.
제가 추천하는 비빔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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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고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걸 구입하셔도 되고, 무료한 여름 날에 재미삼아 두 가지를 다 끓여서 (세 가지 혹은 그 이상도 추천 :-) 비교질 놀이도 하고, 배도 충분히 불리게, 둘 다 사드실 것을 추천합니다...
ㅋㅋㅋ
해피 빠덜스데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