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식구님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
저는 지난 주에 이런저런 행사와 일들이 많아서 눈코뜰새없는 날들을 보냈답니다.
왜 바빴는지 이야기 좀 풀어놓아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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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에 제가 사는 아파트에서 아나바다 행사가 있었어요.
제가 아파트 부녀회 총무라는 거 말씀 드렸었죠? ㅎㅎㅎ
그동안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는 많았는데, 아이들을 위한 행사가 없어서 아쉬웠었어요.
그래서 아무도 하라는 사람이 없는데 제가 행사를 기획해서 아나바다 장터를 열게 되었답니다.
하여간 일을 만들어서 하는데는 재주가 있어요. 제가... ^^
행사에 먹거리 장터가 빠질 수 없겠지요?
먹거리로 유부우동, 떡볶이, 어묵꼬치, 해물부추전, 삼각김밥을 준비했어요.
행사 전날, 재료를 다듬기 전에 미리 어묵을 꿸 꼬치부터 끓는 물에 삶아서 말려놓았구요.
작은 아들을 동원해서 먹거리 장터에서 사용할 쿠폰도 만들었어요.
떡볶이는 2천원, 유부우동은 2천5백원, 어묵꼬치는 5백원, 삼각김밥은 1천원에 팔았어요.
부녀회실이 따로 없어서 일이 있을 때는 노인정을 빌려 행사 준비를 합니다.
부녀회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어르신들이 한참 쳐다보고 계셨어요.
조금 부담스러워보이길래 제가 어르신들께 한마디 했답니다.
"어르신들~ 고스톱 안 치세요?"
"그렇게 쳐다보고 계시니까 시어머니 아홉 분이 쳐다보시는 것 같아요!" 라구요.
그랬더니 어르신들이 깔깔 웃으시며 고스톱판을 까셨고, 저희는 편하게 음식준비를 했죠.
드디어 행사날!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할까 걱정도 많았는데 생각보다 참여율이 높아서 다행이었어요.
아나바다 장터 한쪽에는 제기차기 이벤트도 마련했어요. 이것도 제 아이디어. ^^
제기를 차다가 성공을 못하는 사람에게는 노력상이라는 명목으로 막대사탕을 증정했어요.
성공해도 사탕주고 성공못해도 사탕주는 즐거운 이벤트였지요.
그리고 저 글씨체, 눈에 익으시죠? ^^
부녀회원들, 부녀회장님, 관리소 직원분들, 동네엄마들 모두 나와서 내 일처럼 거들어주고,
아이들은 떡볶이도 사먹고 싼값에 물건도 사고 제기도 차고 즐겁게 시간을 보냈답니다.
저는 유부우동 제작!을 맡았는데, 뜨거운 불앞에서 한참 일했더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어요.
우동 말아내느라 행사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네요.ㅜㅜ
생각보다 다양한 물건들을 갖고 나오셨더라구요.
다섯마리의 물고기가 오백마리로 불어나서 팔러 나오신 분, 안경점을 하다가 그만두셔서
재고 선글라스를 갖고 나오신 분, 직접 만든 쿠키랑 머리핀을 갖고 오신 분,
도매상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노블럭을 사다가 이익금 500원 받고 파시는 분 등이
계셔서, 주민들이 다양한 상품을 싸게 사고 파는 자리가 되었던 것 같아요.
지난 주엔 남편 생일도 있었고,
친구들이랑 광화문에서 만나 스터디 모임도 하고,
일산에 사는 고교동창을 만나 인생 얘기도 나누고,
부녀회장님께서 주신 묵은지 한통으로 원없이 김치요리를 해먹었어요.
김장김치 떨어진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김치찌개도 못해먹었거든요.ㅠㅠ
이번 주말에는 묵은지 숭덩숭덩 썰어넣고 비지찌개 해먹으려구요. 부녀회장님 감사합니당!!!
묵은지김치찜은 먹을 때 가위로 돼지고기랑 김치를 숭덩숭덩 잘라줘야 먹기 편해요.
큰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면 좋아하는 잔치국수를 뜨끈하게 말아줍니다.
멸치,무,다시마,대파,마늘,북어머리를 넣고 푹 끓이면 구수한 육수가 만들어져요.
어제 출근하기 전에 아이들 간식으로 불고기 삼각김밥을 만들었어요.
간식 먹기 전에 웃으라고 개콘 한 코너를 패러디해서 쪽지를 붙여놓았는데
아이들 반응은... 낄낄~~~~~ 어쨌든 성공!
귤도 실컷 먹어보라고 한바구니 씻어 담아 놓았어요.
집에 돌아왔더니 귤껍질 폭탄이 식탁 위에... 그래도 잘 먹어서 좋네요.
요즘 왜 이리 마무리가 어려운지... ㅎㅎㅎ
10월 내내 바빴던 저, 이번 주 토요일에 동네 친구들과 속초로 놀러가요.
아이가 생기고 나서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처음으로 가는 여행이에요.
재밌게 놀고 와서 또 사진 올릴께요.
사랑하는 82 언니, 이모, 고모, 삼촌, 동생, 딸, 아들, 시어머니, 아저씨, 외숙부, 외숙모
작은아버지, 시아버지, 당숙, 고모부, 이모부 헥헥~~
편안한 밤 시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