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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2015년 가을을 보내며 .......

| 조회수 : 11,820 | 추천수 : 9
작성일 : 2015-11-24 14:44:58


2015년  가을을 보내며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감하고 관련된 일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200여개 따와서 깍은 다음  일일이  꼭지를 실로 묶어서 빨래 건조대에다 널어서 말렸습니다.
10월 초순경  한 2주정도 잘  말렸는데  그때는 비가 안와서 잘 말랐는데 약간은 시큼한 맛도 났던것 같긴해요    

 




그  다음 10월 말경에  고향집에 따지않아서  나무에 매달려 있는 감을 보니 속이 상해서
남편이랑 가서 손에 잡히는 대로 한 500여개 따왔습니다.
베란다에 두고 물을 뿌려서 더러운거 씻어내고 물기를 빼고 있습니다.
( 지난해 까지는 아버지께서 관리 하셨는데   올해는 치매걸리신 친정엄마에
  친정 아버지 양 무릎수술 척추수술까지 하시는 바람에  고향집 마당에서
 감들이 그냥 낙하하고 있는 실정) 



물기뺀 감을  열심히 깎았습니다.
정확히 400여개 깎았습니다.
누구는 기계로 깎아라 하던데  청도감은  모양이 납딱해서 손으로 밖에 깍을수가 없어서
손가락이 얼얼하고 어깨가 얼얼하도록  한 다섯시간정도  작업한 결과 물입니다.
이때는 양이 많아서 곶감 말리는 도구도 구입을 해와서 ....   빨래 건조대 하나분량  더 있답니다.
깨진감은  감말랭이로 .....
감 깍을때  손 놀림이 빠르다고 놀라는  남편한테 그랬습니다.
나중에 할 일 없으면 감 깍아서라도 부양할테니 걱정 말라고 ㅎㅎ 

어릴적부터  잡다한 농촌 일들에 단련된 손이라서 빠를수 밖에 없으나
아직  할일을 자꾸만드는 저는 편하게 살 팔자는 안 되는듯 합니다
(  참 곶감 말릴때  팁하나
   소주를 스프레이통에 넣고 며칠에 한번씩 말리는 감에 뿌려주면 곰팡이가 안생긴답니다
   그리고 날씨가 좀 추워져야 곶감이 더 잘 마르는것 같고요 또 약간이지만 시큼한 맛도 없구요
   두번째 말린 곶감이 훨씬 더 맛이 좋으네요 )





그리고  남편이여름에는 하얀 면 속옷만 입는데
저는 사실 흰 속옷 관리가 안되어서 아예 땡감 으로  이렇게 염색을 해버렸습니다.
남편한테야  건강에 좋다고 했지만 실은  흰빨래가 무서워서 이렇게 ....

 



그 바쁜 와중에 일렉기타로 띵띵  공연도 함 하구요
( 통기타를 주로 다뤘던  실력이라  많이 부족했습니다만
  나름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




사진은  작지만  세로 길이가 1미터가 넘는 광목에 그려진 커다란 민화작품입니다.
오래전부터 단청도 관심이 많았고 민화도 배우고 싶어하던차에 어렵사리 2주간 배울기화가 있어서
열심히 몰입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하면서 나중에 퇴직후에 뭘 할지 어느정도 윤곽도 잡은 듯하고
또 남편이 그 예리한 관찰력으로 저에게 그랬습니다.
" 자네는 앞으로 색을 만들고 색을 만지는 일을 해야 할듯 하네 .."  



한 한달전 쯤에 찍었던  누구네 작은 텃밭 사진입니다.
속이 여물지 않는다고 걱정하시던 사진속 이 배추는 저 김장해준다고 심어서 가꾸시던 시이모님의 텃밭 배추입니다.
저는 앞으로 시이모님이 김장해주실 동안은 김장하지 않고 그냥 얻어먹을려고 올해부터는 농땡이가 되기로 했습니다.

가족이 아무도 없는 이모님이
결혼도 하지 않은 노총각 조카가 걱정되어 멀리 가지 않으시고 근처에서 보살펴 주시다가
제가 결혼하고 나니 저랑 남편을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멀리하시더라구요
 그렇지만 저는 시부모님이라 여기고  꾸준히 찾아뵈러 다녔고
 시이모님 남은 여생 편히 보내시라고 올해 남편이랑 같이 발품팔아  작은 집을 하나 마련하고 리모델링해서 부지런하신 이모님 소원인 텃밭을 만들어 드렸는데  이 밭에 이렇게 저에게 담가줄 감장용 배추랑 파랑  야채들을 가꾸셔서 주시네요
 속이 좀안차면 어떻습니까  그냥 정성으로 먹는거지요
 나중에 이모님이 김장 못하시면 그때는 제가 맛있게 담아드려야지요  


이상  김장농땡이 주니엄마 였습니다.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15.11.24 6:03 PM

    주니엄마 글은 늘 한편의 에세이를
    읽은 느낌입니다.
    주니엄마의 행복이 여기까지 느껴져요.
    이 깨소금 볶는 냄새~~같이 흐뭇합니다.????

  • 주니엄마
    '15.11.25 10:34 PM

    늘그막에 맞이한 신혼이라 그런지 아직도 열심히 볶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 2. 아름다운돌
    '15.11.24 6:18 PM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주니엄마
    '15.11.25 10:35 PM

    그냥 살아가는 이야기라 편히 느끼셨을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 3. 언제나23살
    '15.11.24 9:21 PM

    솜씨 맘씨 다 좋으신 분이네요 아 곶감 너무 먹고 싶네요^^

  • 주니엄마
    '15.11.25 10:37 PM

    오며가며 1/3은 다 마르기도 전에 줏어 먹었답니다.
    둘다 퇴근하면 바로 베란다에가서 곶감부터 먹었다는..역시나 호랑이가 무서워할만한 맛이었어요
    맛도 못보여드리고 자랑만 ...죄송합니다.

  • 4. 함께가
    '15.11.24 11:15 PM

    너무 멋져요. 감도 맛있겠고....

  • 주니엄마
    '15.11.25 10:38 PM

    저 감이 청도감이라 씨가없어서 곶감만들기에는 최고인거 같아요
    맛은 뭐 두말하면 잔소리구요 .... 잠시동안 고향 청도 홍보대사입니다.

  • 5. 별님
    '15.11.25 12:14 AM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 주니엄마
    '15.11.25 10:39 PM

    별님 ...닉네임에서 단아하고 암다우신 분일거란 생각이 마구마구
    아름다우신 분의 시선으로 보니까 저를 좋게 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 6. 고독은 나의 힘
    '15.11.25 3:08 AM

    주니엄마님 드레스자락에 일렉기타를 손에 드신 모습이 어째 어색하면서도 잘 어울립니다.
    혹시 옷은 저렇게 입으시고 해드뱅잉 하시면서 연주하신건 아닌지..

  • 주니엄마
    '15.11.25 10:40 PM

    ㅎㅎ 참 많이 어색하지요
    원래는 찍어진 청바지에 가죽잠바같은거 입고 보이시한 복장을 하고 무대서는데
    팝스오케스트라 공연이라 뒤에서 조용히 반주만 돕다 내려왔답니다.
    여태껏 무대위에서 이렇게 얌전히 있었던적은 없었어요 ..제 성격에 안 맞아요

  • 7. 뽁뽁이
    '15.11.25 5:30 AM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받아 처음으로 댓글써봅니다.
    일도 멋지게 하시고 얼굴도 예쁘시고, 마음은 천사처럼 고우십니다.
    예쁘게 말려지는 감도 참 맛있겠습니다.

  • 주니엄마
    '15.11.25 10:42 PM

    실은 이모님한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딸처럼 참 잘 챙겨주셔요 맞벌이하느라 힘들다고 ...
    제가 인복이 많은것 같아요

  • 8. 소년공원
    '15.11.25 5:44 AM

    아... 연예인 같으세요.
    공연도 하시고, 그림도 그리시고...
    속옷에 감물 들이신 것도 예술작품 같아보여요.

    그나저나 아버님 어머님 건강이 좋아지셔야 할텐데요...
    쾌유를 빕니다.

  • 주니엄마
    '15.11.25 10:43 PM

    울 엄마 아부지 ..... 두분 다 예전처럼 고향집에서 뵐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고맙습니다.

  • 9. 게으른농부
    '15.11.25 7:25 AM

    좋은거 배웠습니다. 소주스프레이......
    올해는 따뜻한 날씨에 곶감말리는 감농가들이 울상이던데 잘 말리셨네요. 손끝이 야무지신듯......
    일렉기타도 잘 어울리시고 민화도 참 멋지고...... 대단하십니다. ^ ^

  • 주니엄마
    '15.11.25 10:44 PM

    저도 늘 농부님 글 잘 보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저도 귀촌(?)을 준비중이라서 많이 도움이 된답니다.

  • 10. 크림빵
    '15.11.25 1:26 PM

    그냥 그냥 왜 이렇게 편해질까요? ^^
    덕분에 좋은 감성으로 오후내내 행복할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주니엄마
    '15.11.25 10:45 PM

    님.. 오늘 행복하실것 같으시다니 제가 다 행복해집니다. 감사합니다.

  • 11. 루이제
    '15.11.25 2:46 PM

    연꽃 이죠 ? 아름다운 민화,,눈이 시원했어요.
    정말 손재주가 많으시고,,감각이 뛰어나신 분이세요.

  • 주니엄마
    '15.11.25 10:46 PM

    네 연꽃이에요
    천이라서 제가 원래 의도한 색상을 못 만들었는데
    다음에는 한지에 제대로 도전해 볼려구요
    칭찬 감사합니다.

  • 12. 백만순이
    '15.11.25 4:38 PM

    아~ 참으로 따뜻한 글이네요
    좋은 재주 만큼이나 맘도 따시고 너른 분이신가봐요^^

  • 주니엄마
    '15.11.25 10:47 PM

    그냥 남한테 싫은 소리는 안하고 못하고 그렇게 바보같이 살아온 아짐 입니다.
    그래서인지 인복은 있는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13. 다이아
    '15.11.26 10:02 AM

    감을 400개나 손으로 깍았다구요? 대박!!!
    떨어지는 감이 안타까워 손수 깍아서 만든 정성이 대단하시네요.
    마음씨도 너무 예쁘시구요.

    그저께 갑자기 주말농장에서 농사진 배추를 절여서 절임배추로 20킬로 보낸 친정엄마께 짜증부렸는데..
    김치 안할건데 그것도 주말도 아닌 평일에 보냈다고 투덜투덜했는데...
    님 글을 읽으니 친정엄마께 죄송스럽네요.

  • 주니엄마
    '15.11.27 11:18 AM

    저도 뒤끝이 있는 사람이라 친정엄마한테 쌓인게 좀 많아서 살갑게 하진 못해요
    치매에 걸려서 하루하루 눈에 띄게 망가져가는 모습에 참 마음도 아프고 인생도 허무하네요

  • 14. 부관훼리
    '15.11.27 12:35 AM

    손재주가 너무 좋으시네요~.
    올해는 뒷마당에 감나무심으려고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내년에 심어야겠어요.
    감이 저렇게 많이 달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ㅎㅎ

    이모님 건강하시구 남는거 있으면 저도 김치한포기... ^^;;

  • 주니엄마
    '15.11.27 11:20 AM

    부관훼리님 멀리서 이렇게 댓글을 남겨주시공 ...감사드려요
    늘 올리신글 잘 읽고 있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 감이 너무 많이 달려서 농민들이 울상이랍니다.
    그냥 따지 않고 나무에서 버려지고 있네요 농민들 고생만하고 ...에혀 한숨만 나오네요

  • 15. 무명씨는밴여사
    '15.11.27 6:40 AM

    오랫만에 키친토크 들렀다가 감 사진에 클릭, 글 잘 봤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명치가 묵직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참!... 나 급체로 몸져 누웠다 이제 겨우 일어났구나....

  • Harmony
    '15.11.27 9:55 AM

    밴여사님 오랫만이에요.^^
    반가와서 제가 댓글 먼저 달아요.
    급체 얼른 나으셔서 즐겁고
    재미난 키친토크
    올려주시길 기대합니다.
    급체 내려가게 등 토닥토닥 두드림 ~날려보냅니다.ㅎㅎ
    .

  • 주니엄마
    '15.11.27 11:21 AM

    저도 잘 체하는 편이라 ... 밴여사님 얼른 나으셔요
    올리신 글들 참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 16. 솔이엄마
    '15.11.27 6:30 PM

    주니엄마님~~^^
    주렁주렁 매달린 감들도 탐스럽고,
    직접 그리신 민화도 멋지고,
    일렉기타 들고 계신 모습도 아름다우십니다~~~^^
    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 17. 페스코
    '15.11.29 2:40 AM - 삭제된댓글

    저는 저 감이 주렁주렁 달린 사진이 한폭의 예쁜 그림 처럼 보여요.
    감을 키우고 수확하신 분들이 바라보는 마음이 주니엄마님 글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 해서
    주니엄마님 글 읽으며 저도 농사짓는 분들께 새삼 감사함을 느꼈어요.
    저 민화는 밑그림 까지 손수 그리신 건가요? 솜씨가 대단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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