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가을을 보내며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감하고 관련된 일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200여개 따와서 깍은 다음 일일이 꼭지를 실로 묶어서 빨래 건조대에다 널어서 말렸습니다.
10월 초순경 한 2주정도 잘 말렸는데 그때는 비가 안와서 잘 말랐는데 약간은 시큼한 맛도 났던것 같긴해요
그 다음 10월 말경에 고향집에 따지않아서 나무에 매달려 있는 감을 보니 속이 상해서
남편이랑 가서 손에 잡히는 대로 한 500여개 따왔습니다.
베란다에 두고 물을 뿌려서 더러운거 씻어내고 물기를 빼고 있습니다.
( 지난해 까지는 아버지께서 관리 하셨는데 올해는 치매걸리신 친정엄마에
친정 아버지 양 무릎수술 척추수술까지 하시는 바람에 고향집 마당에서
감들이 그냥 낙하하고 있는 실정)
물기뺀 감을 열심히 깎았습니다.
정확히 400여개 깎았습니다.
누구는 기계로 깎아라 하던데 청도감은 모양이 납딱해서 손으로 밖에 깍을수가 없어서
손가락이 얼얼하고 어깨가 얼얼하도록 한 다섯시간정도 작업한 결과 물입니다.
이때는 양이 많아서 곶감 말리는 도구도 구입을 해와서 .... 빨래 건조대 하나분량 더 있답니다.
깨진감은 감말랭이로 .....
감 깍을때 손 놀림이 빠르다고 놀라는 남편한테 그랬습니다.
나중에 할 일 없으면 감 깍아서라도 부양할테니 걱정 말라고 ㅎㅎ
어릴적부터 잡다한 농촌 일들에 단련된 손이라서 빠를수 밖에 없으나
아직 할일을 자꾸만드는 저는 편하게 살 팔자는 안 되는듯 합니다
( 참 곶감 말릴때 팁하나
소주를 스프레이통에 넣고 며칠에 한번씩 말리는 감에 뿌려주면 곰팡이가 안생긴답니다
그리고 날씨가 좀 추워져야 곶감이 더 잘 마르는것 같고요 또 약간이지만 시큼한 맛도 없구요
두번째 말린 곶감이 훨씬 더 맛이 좋으네요 )
그리고 남편이여름에는 하얀 면 속옷만 입는데
저는 사실 흰 속옷 관리가 안되어서 아예 땡감 으로 이렇게 염색을 해버렸습니다.
남편한테야 건강에 좋다고 했지만 실은 흰빨래가 무서워서 이렇게 ....
그 바쁜 와중에 일렉기타로 띵띵 공연도 함 하구요
( 통기타를 주로 다뤘던 실력이라 많이 부족했습니다만
나름 즐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
사진은 작지만 세로 길이가 1미터가 넘는 광목에 그려진 커다란 민화작품입니다.
오래전부터 단청도 관심이 많았고 민화도 배우고 싶어하던차에 어렵사리 2주간 배울기화가 있어서
열심히 몰입했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하면서 나중에 퇴직후에 뭘 할지 어느정도 윤곽도 잡은 듯하고
또 남편이 그 예리한 관찰력으로 저에게 그랬습니다.
" 자네는 앞으로 색을 만들고 색을 만지는 일을 해야 할듯 하네 .."
한 한달전 쯤에 찍었던 누구네 작은 텃밭 사진입니다.
속이 여물지 않는다고 걱정하시던 사진속 이 배추는 저 김장해준다고 심어서 가꾸시던 시이모님의 텃밭 배추입니다.
저는 앞으로 시이모님이 김장해주실 동안은 김장하지 않고 그냥 얻어먹을려고 올해부터는 농땡이가 되기로 했습니다.
가족이 아무도 없는 이모님이
결혼도 하지 않은 노총각 조카가 걱정되어 멀리 가지 않으시고 근처에서 보살펴 주시다가
제가 결혼하고 나니 저랑 남편을 부모가 아니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멀리하시더라구요
그렇지만 저는 시부모님이라 여기고 꾸준히 찾아뵈러 다녔고
시이모님 남은 여생 편히 보내시라고 올해 남편이랑 같이 발품팔아 작은 집을 하나 마련하고 리모델링해서 부지런하신 이모님 소원인 텃밭을 만들어 드렸는데 이 밭에 이렇게 저에게 담가줄 감장용 배추랑 파랑 야채들을 가꾸셔서 주시네요
속이 좀안차면 어떻습니까 그냥 정성으로 먹는거지요
나중에 이모님이 김장 못하시면 그때는 제가 맛있게 담아드려야지요
이상 김장농땡이 주니엄마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