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취미 생활... 장봐오기...
그것도 김치거리 같은 것...
집에 김치가 있는지 어떤지... 그딴 것 상관없고...
마누라가 지금 힘이 뻗치는지..아님 피곤한 상태인지 이딴 것도 아무 상관이 없다.
그야말로.... 목 아래론 온통 커다랗게.. 간인 것이 틀림없다.
지난 일요일 저녁 늦게사 들어오면서 배추 3덩어리, 열무 한단, 얼갈이 배추 한단만 사오면 김치거리가 완료되는 줄로 아는 남자가 내 남자다. ㅠ.ㅠ
결혼 30년을 그렇게 살다보니 이제 말해도 소용없다는 것도 파악 완료.
어제 아침 구절판 해 먹고 배추 다듬고 씻어 절여 놓고 마트에 가서 김치 담을 재료를 사왔다.
그리고 다시 점심 차려먹고....
열무김치부터 담고.... 절여진 배추로 식구들이 좋아하는 겉절이부터 무쳐서 저녁을 먹었다.
겉절이에 밤도 채썰어 넣고... 아오리 사과도 조금 넣어주었다.
사실 배를 넣으면 더 좋은데...배는 지금 제철이 아닌지라~
배추 노란 속대에 부재료를 썰어 놓고..
겉절이 양념을.... 믹서기로 갈았다.
찹쌀 풀, 빨간 고추, 파프리카, 사과, 다진 마늘, 생강, 새우젓, 고춧가루를 넣어서 윙~~~
색깔이 참 곱다....
버무려서 한 접시 담아 저녁을 먹었다.
저녁에 다른 반찬을 할 정신도 없고...
그냥 로스트 치킨을 오븐에 구웠다.
닭 손질한 다음에 양파즙에 3시간정도 재웠다가 구으면 닭 비린내도 제거되고 맛과 향도 아주 좋다.
어제 마트에 갔더니 3400원에 영계 한마리를 팔았다.
녹차먹인 닭이란다...
요즘은 닭이나 돼지들도 녹차를 우아하게 먹는다...
건강식을 선호하는 인간들을 위하여~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닭의 포스가 제법..... 비상을 꿈꾸는 것도 같다.
3400원으로 먹는 로스트 치킨... 요즘 과자 한봉지 가격밖에 안되니..참 저렴하게 한끼를 먹는 셈이다.
양념장으로는 고소한 통깨, 구운 소금, 그리고 백후추를 섞은 것을 준비해주었다.
또는 머스터드 소스도 잘 어울린다.
그리고 나서.... 저녁 먹은 걸 치우고... 백김치랑 포기김치를 담그려니 피곤이 밀려온다.
사실.... 여자들..주부들에게 휴일이란 쉬는 날이 아니다.
평일보다도 더한 격무에 시달리는 날이지..
하필 그런 날... 김치거리를 턱하니 사다 앵기는 남자....
내 남자지만 참....눈치라곤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내가 고른 남자고....그 남자로선 그걸 사랑이라고 아는 걸..
하여간...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저녁 9시에 피곤은 절정이고....
하지만 김치는 담궈야지..
그나마 밑준비는 다 되어 있으니 양념 버무리고... 배추에 버무려서 넣어야지..
마음속에 참을 인자를 수없이 되뇌이며... 즐거운 마음으로 김치를 담으려 노력했다.
다 버무리고..... 다라이며... 스텐 볼이며 김치담은 뒷 설거지까지 마치니.. 저녁 10시 반...
누가 업어가도 모를 만큼 피곤에 젖어 잤다.
그리고 오늘 아침... 여전히 좀 피곤하지만 그래도 자고 났더니 훨 낫다.
그렇게 해서 차린 아침...
대충 차렸지만 지금의 나로썬 최선인 셈이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내가 좋아하던 현빈이 튀어나와 묻는다해도 자신있게 최선이었노라고 말할 수 있다. ㅎㅎ
어제 구절판 재료를 조금 남겼길래.. 커다란 밀쌈을 하나 만들어서 그 안에 몽땅 집어 넣고 말았다.
그걸 썰어 놓은 것..
그리고 따뜻하게 금방 볶은 불고기와 고등어구이로 차린 아침밥상...
사실 어제 밤 나로썬 최선이었지만...
최적의 몸 상태에서 담근 김치가 아니라는 것이... 보이는 어제 밤에 담근 김치...
그리고..참.... 양배추깻잎초절임은... 숙성이 다 되었으면..이렇게 먹기 좋은 크기로 한꺼번에 잘라놓고 먹으면 좋다..
역시 어제 밤에 담근 백김치... 제발 맛이 좋았으면 좋겠다.. ㅎㅎ
그리고... 오늘 아침 우연히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 하나로 시작된 일...
제가...쿠킹 클래스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했는데..더 늦게 전에 한번 해볼까 하고요.
저 잘 할 수 있겠지요?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