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월요일이면 월요병이다 뭐다 하는데, 주말동안 어찌나 스파르타~~ 식으로 많은 일을 했는지.. 오히려 월요일이 되서 전 감사한 지경입니다. ㅎㅎ
뭘 했냐하면..
일단 오이소박이를 담갔어요.
김장김치가 슬슬 지겨워 질 참이라 해마다 요맘때면 오이소박이를 만드는데, 식구들이 어찌나 좋아하는지.. 하는 보람이 느껴집니다. ^^
모처럼 과정샷을 찍었어요.(저 미쳤나봐요.ㅡ.,ㅡ;)

보통은 오이소박이를 담글라치면.. 이렇게 오이를 삼등분 하지요.

그리고 이렇게 가운데에 열십자 칼집을 넣는 방법이 제일 보편적이지요.

아니면 이렇게 한쪽만 열십자를 넣던가요.. 그죠?
그런데 전 하는게 좀 달라요.

일단 전 좀 짤막하게 4등분으로 자르구요.. 왜냐하면 식구들이 한개씩 집어먹기가 더 편해서요.ㅎㅎ

그리고 이런식으로 칼집을 넣어요.
무슨뜻인지 이해가 가시나요?
한쪽을 칼집을 넣어요. 반대편 쪽에 90도 각도로 다시 칼집을 넣는거예요. 서로 엇갈리게..
이 방법은 아주아주 오래전에 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의 장선용선생님이 텔레비전에 나와 소개하신 방법으로,
가운데에만 열십자 칼집을 넣자니 칼질이 서툴러 위험하고, 한쪽만 칼집을 넣자니 양념을 넣고나면 자꾸 벌어지고 한쪽에만 무게중심이 쏠려 좋지가 않은 단점을 보완한 방법이예요.
이렇게 하면 칼질이 서툰 사람도 칼집 넣는것이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양념이 오이에 전체적으로 묻을수 있어서 고루 맛있어요.

소금물을 만듭니다.
모든 김치가 다 그렇듯이 오이소박이도 절이는것만 잘하면 90점은 되요.
소금: 물= 1: 10입니다.
해마다 담그다 보니 노하우가 생겨서 이 배합이 가장 좋다는것을 알게 되었어요.
소금물 농도를 배추김치 담글떄는 이보다 훨 진하게 하지만, 오이는 쉽게 절기도 하고 짜게 절이면 회복하기가 너무 어려워져서 실패할 우려가 높아요.
옅은 소금물에 시간을 좀 넉넉히 둬서 절여야만 짜지 않고 간이 딱 맞는 맛있는 김치를 담글수가 있어요.

칼집 넣은 오이에 붓고 한시간 반-2시간정도 절였어요.

요렇게 잘 휘면 됩니다.
그러면 사진에는 없지만 흐르는 물에 두세차례 잘 씻어서 채반에 건져 물기를 빼 놓으시고요,

양념을 준비합니다.
부추는 요만큼이면 오이 한 열개 정도 속 넣을만큼입니다.
저는 스무개 담갔으니 요렇게 두번..
3센티 길이로 썰고요.

쪽파는 부추보다 적은양만 있어도 되요. 1/3정도요.
썰때 잎쪽은 이렇게 길게 썰고 흰대부분은 좀 잘게 썰어야 좋습니다.

그 밖에 생강 엄지 손가락 반만한거 한톨에 마늘은 그 두배 분량정도,
그리고 생각나서 양파도 썰어 넣었는데요, 원래 양파 넣으면 파는 꼭 안넣어도 됩니다. 파 대신 양파만 넣으면 김치가 쉬이 익지를 않아서 오래 먹을수가 있어요.
그리고 고춧가루.. 넣고, 액젓 조금 부어서 뒤적이세요.
오이 절인거 조금 잘라 먹어 본다음 간을 잘 맞춰주세요. (저는 액젓만 몇수저 넣고 소금은 전혀 안넣었어요. 배추김치 할때도 마찬가지고요.. 일단 절일때 본재료의 간을 잘 맞추고 나면 거의 덧간이 필요가 없어요. )

완성된 속.
이 속을 오이 칼집 사이사이에 넣으면 김치 완성.

통에 담고 우거지가 없으니 랩을 딱 맞게 잘라 올리고 꼭꼭 눌러줍니다. 공기가 안들어가게요.

쪽파 한단, 부추 한단을 샀더니 오이 스무개 담고 이만큼 남았어요.
부추는 전 부쳐먹을만큼 좀 덜어내고도 이만큼이예요.
얘네도 섞어서 김치양념 만들어 버무려 줄거예요.

가는부분은 상관없지만 쪽파 뿌리쪽이 유난히 굵은거는 이렇게 칼집을 한번씩 넣어주어야 좋아요.

소금으로 절이지 않고 액젓으로 바로 절입니다.
이만큼이면 액젓이 그저 1/4컵에서 1/3컵 정도??면 충분합니다.
빨리 안 절여진다고 액젓 많이 부으면 너무 짜집니다. 조심조심...
아참, 저 액젓 담은 통이요.. 원래 돈까스소스 통이었는데 잘 씻어서 재활용하니 너무 좋아요. 액젓, 간장 같은거 넣어두면 옆으로 세지 않아서 참 좋더군요.

한 30분-1시간 정도 지나 잘 절면, 그릇 가장자리를 기울여 액젓국물을 따라내요.

전 아주 심플하게 양념을 만들어요. 고춧가루, 마늘, 생강이면 끝이지요.
파김치에 마늘 안넣는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전 꼭 넣어요..
그리고 가끔 통깨 한큰술 넣기도 합니다.

이렇게 양념 부어 쓱쓱 버무려서..

요만큼씩 잡아 또아리를 만들어서 통에 담고..

그릇에 남은 양념도 물 조금 부어 깨끗하게 씻어서 통에 담아요.
통에 담은 사진이 없어요. 그릇가장자리에 묻은게 어찌나 지저분한지 도저히 올릴수가 없엇...ㅜ.ㅜ;;

한나절 익혀서 냉장고에 넣기도 하는데, 우리집은 바로 냉장고에 넣어요.
그리고 물론 바로 먹기 시작하지요.
시큼한 맛이 나기 시작하면 오히려 식구들이 외면을 하는 식성탓에..
요즘 밥도둑이 따로 없지요. 담그자 마자 그날 저녁부터 어찌나 맛나게들 먹어주시는지... 감사할 따름이죠. ^^

남겨둔 부추 한줌은 어제 일요일 점심으로 부침개를 부쳐 먹었어요.
고소하니 너무 맛있었지요.

밥도둑 하니 또 하나의 밥도둑이 빠질수 없죠.
토요일에 이 와중에 수산시장도 다녀왔거든요. 암꽃게 1키로 사와서 간장게장 담갔지요.
비싸서 2키로는 못샀어요... ㅠ.ㅠ;
사진이 흔들린게 아니라 저 게들이 살아서리.. 간장을 부었는데 발을 마구 흔들고 있는거라는...
아~~ 인간은 참으로 잔인합니다.. 쩝!!
간장 비율은 간장 5: 소주3: 다시마물 1로 했는데요, 이 비율은 울 시어머니께 배운 것이므로 거의 확실하다고 할수 있지요. 저희 시댁이 서해안이거든요..

또 일병이 도졌는지 딸기잼도 끓였어요.
엄마가 사다주신 딸기가 너무 많아서 물렀더라구요.
먹기엔 좀 그렇고 버리기엔 아까운 딸기를 잘 골라 씻었어요. 무게를 재어보니 약 400그람.
오래전에 최경숙선생님이 소개하신 전자렌지로 잼 만들기 방법으로 만들었어요.
이 방법으로 알고난후 언제나 너무너무 잘 써먹고 있어요. 먹다남은 과일이라던가 짜투리가 남으면 언제든지 만들수 있으니까요.
과일무게: 설탕=2:1로 해서 부어 놓고 조금 있으면 설탕에 과일물이 흡수되서 흥건해져요. 이것을 도깨비 방망이로 그자리에서 바로 갈아요.
이대로 전자렌지에 넣고 5분 돌리고 꺼내서 젓고-다시 5분 돌리고.. 하는 방식으로 잼을 만듭니다.
냄비에 올려 가스렌지에서 끓이려면 계속 저어줘야 하지만 이렇게 하면 훨씬 품을 절약할수 있습니다.
전자렌지 출력과 딸기 양에 따라 다른데 300그람 미만이면 한 15-20분정도 걸리고요, 어제는 양이 좀 많았는지 한 30분정도 걸렸나봐요.
지금 사진은 완전히 식은후의 농도예요. 뜨거울때는 훨씬 묽어요. 처음부터 이정도로 맞추면 식으면 너무 단단해져서 안되지요.

작은 병으로 하나 정도 담아놨어요. 색이 얼마나 이쁜지 보세요!!
뒤에 있는 큰병은 지지난주에 담가서 잘 먹고 있는 잼이고요..ㅎㅎ

온 집안에 딸기잼 냄새가 진동을 하니 애들이 못참고서 난리를 치길래 재빨리 식빵하나를 반죽해서 구웠지요.

뜨거운 생크림 식빵을 슥슥 잘라서 갓만든 딸기잼을 올려서 식구들 앞에 대령하니 게눈감추듯 싹 없어졌어요.
너무 일을 벌려서 힘든 주말이었지만 보람찼습니다.
이제부터 한 며칠은 신나게 놀아볼까요?? ㅎ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