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이야기가 없으면 혹여 걱정하실까 싶어 꾸역꾸역 기어들어왔습니다.
(아, 이거 다정도 병인가요? ^^;)
예정일이 4월 11일이었는데,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드립 때문인지
4월 5일 식목일에 ‘서프라이즈’한 둘째 녀석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첫째는 한 달 반이나 일찍 2.14kg으로 아주 작게 나왔는데,
둘째는 3.55kg!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남편이 그러더군요.
성량이 첫째 아이 때랑 차원이 달랐다고...
아이 울음소리 아니고요, 마누라 소리 지르는 성량이요. ☞☜
저, 분만실에서 득음할 뻔했어요.
애 낳고 나왔는데, 아래보다 목이 더 아프고 깔깔했을 정도니까요.
어쨌거나 아이 낳고 나온 첫 식사.
미역국 좀 보세요.
당분간 요오드 섭취 걱정은 덜었;;;;;
이것은 옥당지의 확인 사살...ㅠ.ㅠ
둘째는 딸 바랐던 거 알고서 저렇게 떡하니 박아왔네요.
그것으로도 모자라 나 놀리려고 먹지도 못하는 꽃을...
헤헷, 적어도 이 정도는 되야~
남편 선배가 보내 준 과일바구니...
원래도 좋은 분이지만, 이날 이후로 최고 좋아하는 사람으로 등록!
센스 굿인데, 여태 미혼...
참 좋은 사람인데 뭐라 말할 방법이 없네~
중매 서고 싶은데, 아줌마가 되고나니 주변에 아가씨 씨가 말랐다는;;;
진통 뒤에 찾아 온 평화...
이 감촉을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발가락이 한 손에 쪼로록 들어와요.
아직 너무 작죠?
오늘 찍은 사진이니까, 이제 생후 9일째.
지금은 산후조리원이에요~
유축 해놓고, 잠깐 짬을 내서 안부를 전하고 있읍지요.
아이는 역시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하죠...
고3 때도 하지 않았던 토막잠을 자느라 요즘 아주 죽을 맛이에요.
실미도가 이제 슬슬 눈앞에 보인다는;;;
아이 낳고 3일 뒤가 제 생일이었어요.
근데 병원에서 어찌 알고 간식으로 케이크를...
왕년에 제가 어마어마했거든요~ㅋㅋㅋ
사실 음력 생일이라 깜빡하고 지나칠 뻔 했는데,
아침에 모 증권사에서 고객님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문자가 왔더라구요.
보통 생일 기입할 때 그냥 양력으로 적는데, 그곳엔 음력으로 제대로 썼나봐요.
어쨌거나 미역국 원 없이 먹고, 케이크까지 챙겼으니 섭섭한 생일은 아니죠?
첫째 때는 고해성사도 했는데
(저의 고해성사 아시는 분들 계시죠? ^^;)
둘째 때는 진통 사이 사이 남편이랑 농담 따먹기만~
둘째 낳으면 뭐라도 크게 살 줄 알았는데,
키울 생각하니 사긴 뭘 사요...;;;
그래도요,
혹시 출산이랑 제 생일이 겹쳐질까봐 생일선물을 셀프로 미리 했거든요.
남편이 요즘 사무실을 개업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걱정 덜어주는 셈치고...ㅋㅋㅋ
뭐 샀는지 나중에 살돋에서 뵈요~
아무리 정신이 없어도 마느님 생일은 알고 지나가야 하잖아요?
오후에 남편에게 전화해서 “오늘 마나님 생일이야~”그랬더니 남편이 완전 패닉...
일주일 전부터 알람을 해뒀는데, 그게 왜 안 울리냐며 난리난리.
남편이 이럴 때 당황하는 거 보면요, 제 성격이 ㅈㄹ맞긴 한가 봐요.
난 뭐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
이거슨, 말로만 듣던 백지수표?
분실의 위험 때문에 돈으로 찾아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제가 전화한 시간이 이미 은행 마감시간이었다는!
그래도 뭐 어때요, 지급만 확실히 되면 되지요...
옥당지님이 이거 보더니 지급 받기 전에 백자 앞에 “삼”자나 “오”자를 적어 넣으라네요.
역시 우월하신 우리 성님...
예전 같으면 그냥 앗싸!!! 했을텐데,
공돈(?) 생기고 나니 남편의 낡은 구두가 눈에 밟히고 그러네요.
왜 이러나 모르겠어요.
이거 지지리궁상 아니고 철 든 거 맞죠?
사실 가욋돈보다 더 좋은 건 이런 거...
남편이 산후조리원으로 가져온 백골뱅이탕!
술자리 끝에 포장해서 가지고 왔다네요.
비쥬얼은 좀 그렇지만, 집도 아니고 머~
아주 튼실하죠?
소주 일병이 땡겨서 죽는 줄 알았슴다...
산후조리원에 있으니 식사 세 번에 간식 세 번.
그러면 차고 넘치는 공급인데도 수유 때문인지 저녁이면 또 출출해요.
저녁마다 남편이 파이랑 떡, 고로케 같은 소소한 먹거리들을 들고 오는데,
그게 또 쏠쏠한 기쁨이에요.
그래서 생일 좀 깜빡해도, 진통 하는 날 일찍 못 들어와도...
참아주려구요.
역시, 발상의 전환은 먹는데 약해...;;;
(참~ 싸다~)
지난 포스팅에 반갑게 맞아주시고,
순산 빌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두 번째 입소하게 되는 실미도에서도 처절한 생존기 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