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다시 함박눈이 소복소복 쌓이더니...
오늘 월요일 차도..사람도 엉금엉금 다녀야 할 판이었어요.
오늘 분당에 공부모임이 있는 날이어서 나가야 하는데 기어서 다녀왔습니다. 버스도.. 지하철도 어찌나 복잡허던지..가면서 진이 다 빠져버릴 지경이었어요.
특히나 오늘은 제가 자청해서 발췌하겠다고 그러구선.... 좀 더 완벽하게 준비를 했어야햇는데 조금 미흡해서 아쉽긴 하더군요.
언제나...... 뭔가를 끝내고 나면 흡족하지 못한 기분이 드는... 그런 것 있잖아요.
하지만 직접 발표를 하면서 부족함을 느끼는 기회를 갖는다는 건 좋은 거지요. 조금씩 부족함은 메워가면 될테고 말이죠.
어제 냉장고에 싱싱한 채소가 많이 준비되어 있는 날이라 신선한 채소 먹는 왕창 먹는 날도 정해졌답니다..
제 맘대로요... 막강한 주방 권력을 이용하여...내 맘대로 식단짜기... 내 맘대로 조리법 선택하기.... 이런 것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대단한 것 아닐까 싶거든요.
가끔 주문을 받아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의 권한이니까 말이죠.
먹는 것에 대한 전권을 갖고 있다는 거니깐...
좀 과장해서 생명즐, 건강에 대한 막강 권한을 내가 휘두르고 있단 생각을 하면...
나도 참 중요한 사람이다 싶은... 생각입니다... 혼자서 뭔 생각인들 못하겠어요? ㅎㅎㅎㅎ
역시 막강 권력을 이용해서 채소를 메인위치에 자리잡게 도와주고..밥상을 차립니다.
토요일 점심엔 아이들이랑 셋이서 떡볶아에
역시 내 맘대로 재료를 선택해서..... 즉석 떡볶이를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콩나물, 버섯, 양파, 대파, 어묵이 선택되었네요. 양배추도 넣어줄까... 10초동안 고민하다 말았어요.
양배추 넣으면 콩나물이 인기없을까봐 말이죠. 지금도 여전히 4킬로 대용량.... 업소용 콩나물... 사 온 것.... 처리하느라 바쁘거든요. ㅎㅎ
막내... 얼마전 수지에 즉석 떡볶이 집이 오픈해서 친구들이랑 가보았는데 맛..별로였다면서.. 립서비스도 잊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런 립서비스 때문에... 막내 좋아하는 떡볶이 부지런히 해주게 되니..... 참 똑똑한 막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야채를 메인으로 삼았으니 풀때기만 먹인다고 원성을 살까봐........계란찜과 불고기도 조금구웠어요.
참 계란만큼 만만한 식재료도 없지 싶습니다.
좀 부실하다 싶으면 계란 후라이라도? 아님 계란말이나 계란찜은 어떨까... 그러잖아요.
이 계란찜..막내가 참 좋아하는 건데.... 막내는 야채나 다른 건더기 넣지 않고 계란만 찌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채소를 조금이라도 먹일 생각에 당근, 대파를 다져서 넣었더니..... 흡입을 하지 않네요. 그냥 조심스레 떠 먹는 그런 수준으로다...ㅎㅎ
오늘 밥이랑 다른 반찬을 하기 전에 제일 먼저 불에 올려서 조리한 건 바로 이 김치찌개입니다.
푹 무르게.... 멸치를 듬뿍 넣어서 끓인 김치찌개를 식구 모두 좋아하거든요. 이건 한 냄비를 끓여 여러끼를 먹어도 물리지 않고 잘 먹는 그런 메뉴이지요.
저희 집엔 다행스럽게 묵은 김치가 충분히 있어서 더욱 맛있는 김치찌개를 해 먹을 수가 있거든요.
김치찌개... 참 좋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건 고기지요.
그래서 늘 불고기 양념해서 냉동실에 쟁여 놓고 한끼분량씩 꺼내 구워줍니다.
이건 좀 창피한 이야기지만...... 새송이 버섯... 신선실 귀퉁이에 있는 걸 깜박 잊어버리고 있다 어제 아침에 발견...... 오븐에 구워서 엿장 양념장만 바른 거에요.
못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싱싱하지 않은 상태라 볼품이 없습니다.
제가 야주 살림에 야무진 것으로 다들 아시지만...저도 이런 맹할 때 종종 있음을 증명하면서.... 상에 올립니다. (뭔 자랑이라고 말이죠..ㅎㅎ)
이 연근도 시들어 가는 걸 귀퉁이 잘라내고 만든 거에요..연근초입니다.
맹한 제 덕분에.... 빛을 잃고 상에 오른 새송이엿장구이...
버섯야 미안혀~~~ 너라고.... 이렇게 마무리를 하고 싶진 않았을텐데..... 말이지.... ㅠ.ㅠ
상추, 청경채, 오이, 파프리카, 브로컬리, 당근. 미역입니다.
그리고 이들 채소를 더욱 맛있게 먹게 해줄 소스들...
파인애플요거트 소스, 홍시마요네즈 소스, 와사비간장소스, 멸치액젓 소스입니다.
밥 차리고 목청껏 식사하세를 하고 나서도 식구들 어슬렁 어슬렁 나오니..... 식탁위에 계란찜은 살짝 삐져서..... 아래로 살짝 내려가고 말았군요^^
오랜만에 꺼내 본 마늘장아찌, 매실 장아찌..그리고...고추장, 된장 소스..
김치국물에 밥 비벼서 두 그릇이라도 먹을 수 있지만..... 겨울은 왜 이리 살이 잘 찌는지 걱정스러워 한 그릇만 먹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