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월요일 오후... 반짝 햇살이 살랑살랑 알록달록 남은 단풍을 흔들고 있습니다.
어제 저녁 늦게 귀가한 남편 슬그머니.... 김치 냉장고에 뭘 넣는 눈치가 포착~~~
왜 그런 것 있죠?
뭔가 쇼핑을 잔뜩 해서 눈치가 보일 때면 일단 후다닥 눈에 잘 안 띄이는 곳에 넣어 놓고 시침 뚝 떼기.... 어제의 남편이 그랬어요.
뭐 사왔어요?
아니~~ (뭐가 아니라는 것인지.....)
뭔데?
응~~ 대구 샀는데 그냥 김치 냉장고에 넣었어...(대구만 샀다는 소리로 알아 듣는 이 순진함.... 이 남자와 30년을 살고도 아직 파악이 안 되니 언제쯤 파악할 수 있을까요?)
그 때의 시각이 밤 10시....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나서..... 김치 냉장고를 열어보니......
이런 것들을 깜찍하게 숨겨 놓으셨더군요....
남편이 말한 대구...... 씻어서 물기 빼고 천일염에 간간하게 간을 해 놓았습니다.
간간하게 간한 이유요?
나중에 말씀드립죠~

찬바람이 부는 이 때쯤이면 맑은 대구탕이 땡기기는 하죠.... 남편에 대한 이해심이 남다른 프리....

대구외에도.... 이런 것들이 함께 있더군요...
병어 두마리~

그리고 집나간 며느리도 귀환시킨다는 전어 세 마리~
생선은 아가미가 제일 불결하다고 해요... 그래서 아가미를 떼어내고 그 쪽으로 창자를 훑어내면 생선 모양을 살려서 손질을 할 수 있지요....
병어... 한 마리는 양념구이를 해 먹을까 싶어 놔두고.. 한 마리는 감자조림해야겠어요.
심야에 감자랑 양파 손질하여 병어감자조림 준비를 합니다..
미리 끓여 놓아야 아침 시간도 벌 수 있고 이런 조림은 금방 해선 그 맛이 안 나니깐 미리 해 두자고요.

냄비 바닥에 감자를 큼직하게 깔고...
병어는 한 마리에...감자가 좀 많긴 하지만 병어조림에 들어간 감자는 맛있으니 넉넉하게 준비합니다.

감자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그리고 멸치 액젓을 넣고...밑간을 해 준 다음에 물을 부어 줄 거에요.

그런 다음에 듬성 듬성 칼집을 넣은 병어를 안칩니다...
칼집 넣은 이유는?
간이 잘 배이라고..그리고 속까지 맛이 잘 배여서 잘 익으라고요.
그리고 나선 불을 키고 조리기 시작합니다.

조금 조려졌다 싶을 때.... 양파와 풋고추 집어 넣고요...

그 위에 매운탕 다대기도 올려줍니다...
그리고 나선... 국물을 자꾸 끼얹어 가면서 고루 잘 맛이 배이도록 잠시 도와주고 나선...(소주나 맛술을 조금 넣어주시면 더욱 비린내 나지 않는 그런 조림이 된답니다.)

그렇게 하고선.... 뚜껑을 조금 연 상태로 덮고 끓이세요..
이렇게 하는 이유요?
비린내 나지 말라고 살짝만 열어 준 상태로 끓이는 거에요.
나쁜 냄새 방출하는 셈이지요.

이왕.... 밤도깨비 놀이하는 김에 낼 아침 준비를 미리 합니다...
돼지불고기 양념도 재울려고요..
불고기감...얇게 썬 것은 핏물 빼기가 쉽지 않지요. 키친타올로 닦아내고 되지만 그럼 완전하게 핏물제거가 안되니.....
이럴 땐 정종을 좀 넉넉히 뿌려 냉장고에 넣어두세요.
한참 후에 보면 빨간 핏물이 잔뜩 나와 있을 거에요....그럼 핏물 꾹꾹 눌려서 체에 밭치고 제거하시면 쉽게 불고기감 핏물제거됩니다.
아래 사진상 고기를 그렇게 핏물제거해놓은 상태라 뽀송뽀송하게 보이는거구요.

불고기 양념장 만들기...
고추장3큰술, 고춧가루1큰술, 간장1큰술, 설탕2큰술(매실액또는 양파액기스는 3큰술), 청주2큰술, 다진생강1/2큰술, 다진 양파4큰술, 다진마늘2큰술, 깨소금1큰술, 후춧가루1작은술, 참기름1/2큰술 (고기 600g 한근 기준입니다)
저는 양파엑기스를 넣었어요.

일회용 장갑을 끼고 고루 고루 켜켜이 양념이 잘 배이도록 해주고요.

일단 달밤체조하는 기분으로 대구탕도 했어요.
원래는 아침상에 곰국 내놓을 생각이었지만 요즘 어머니도 곰국 싫으시다 그러시니깐 대구탕 끓여서 저도 좀 핑계김에 먹고 할려고요. 남편에게는 곰국+ 대구탕 두 대접 앵길 생각입니다. ㅎㅎㅎ
무 납작하게 썰어 놓고...
물이 끓으면 무와 손질해 놓은 대구를 넣어줍니다.

무 꺼내서 대구탕 끓이다 생각하니.... 굴무침도 할려고 했다가 곰국 끓인다고 미뤄둔 생각이 나더군요..
굴무침 준비 돌입~
무 사방썰기로 썰어서 소금에 간해 놓고요...
무굴무침에는,,,,두가지 방법이 있어요..국물이 자박자박 있게 하는 방법과 국물이 거의 없도록 하는 방법...일케요.
차이는 무 절이는 방법에 있습니다.
무를 절여서 물기를 꼭 짜내느냐..아님 절이기만 하고 그냥 하느냐..
요즘같이 무가 맛있을 때는 절여서 물기를 안 짜내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무굴무침 국물이 시원하니 맛이 좋아서 떠먹어도 좋거든요. 물기를 짜내서 할 때의 장점은 무가 약간 꼬들거리게 할 수 있다는 것과 보관이 좀더 오래 가도록 한다는 점이구요.
그러니 취사선택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무가 절여진 상태에서 부재료 썰어 넣고.
부재료는 자유 옵션에 따라 달라지니 알아서 하세요.
전... 당근, 붉은 파프리가, 양파, 풋고추, 청양고추 약간, 쪽파, 밤, 편마늘, 잣 이렇게 넣었어요..
좀 호화판이긴 하죠?
고춧가루 먼저 넣어서 색을 내주고요.

고루 버무리시고요... 간은 멸치액젓으로 해주세요...

소금물에 잘 세척해 놓은 굴을 넣어서 버무리시면 됩니다.
소굴이면 더 좋은데 전 중굴정도 됩니다..이 정도도 괜찮아요.

통에 담아놓은 상태고요.. 아마 다음날 아침이면 물이 조금 생겨 있을 거에요..지금은 물이 없지만요.
이렇게한 해 놓고 .... 주말 밥상 인터넷에 올리고 자려 보니...새벽 2시더군요..
아마 미쳤던가봐요.

사실 2시에 잘까 말까 잠시 고민했었어요..
월요일 예술사 모임이 있는 날이라 공부도 좀 해야 하는데 못 했거든요..
그래서 날밤 새우고 책이나 볼까 어차피 곧 일어나야 하는데... 하다 그래도 자야겠더라구요.. 그래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어김없이 울리는 4시 알람... 제 알람은 4시로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도저히 안 일어나지기도 하고 아침 준비는 대충 되어 있기에 꼼지락거리다 거의 6시가 다 되어 일어났어요..
일어나서
반찬 몇가지 만들고 밥 안치고... 병어조림과 대구탕도 마무리를 합니다.
버섯 연한 소금물에 절여 물기 짜내고.... 양념을 고루 묻힌 후 볶을 거구요...

오이볶음도 연달아 볶을려고 준비했어요...
오이도 소금에 간을 해서 짜 놓은 상태~

우선 오이부터 볶습니다..
파릇하게 볶아야 하니깐 센불에 금방 볶아줍니다.

버섯은 양념 되어 있으니 센불에 한번 휘리릭 볶아내기만 하면 되구요.

연한 소금물에 간을 했기 때문에 조금 싱거울 거에요..
그래서 거의 다 볶아졌을 때 엿장 조금 넣어주고 물 몇방울 넣어서 수분도 주고..잔열로 마저 익게 합니다.

아까 팬에 오이 센불에 살짝만 볶아서 식히면 아삭아삭한 상태의 오이가 되거든요.
그럼 다진 파, 마늘, 홍고추, 깨소금, 참기름 넣어서 조물조물 무치면 오이볶음나물 완성~

어제 저녁엔 비빔졸면 해 먹었는데요...
졸면엔 콩나물이 꼭 들어가야 하잖아요..그래서 아삭하게 데친 콩나물.....
아침엔 무칩니다...
홈메이드 맛소금으로 간을 하고요...
홍고추, 다진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요.

얼갈이 속대나물..데친 것 오늘도 조금 무쳐야겠지요?

그렇게 미리 만들어 두어도 되는 반찬부터 해 놓고...
어제 미리 해 놓은...병어감자조림에 마무리를 합니다. 어제 양파랑 풋고추, 양념다대기 넣고 조린 것을...
아침에 홍고추, 대파 넣어 다시 한번 맛도 내주고 색감도 살려줍니다....

대구탕도 마찬가지... 미나리랑 대파, 홍고추 넣어서 파르르 한번 더 끓여내고 간을 맞춥니다..
홈메이드 맛소금으로요..
그리고...맑은 지리나 탕에 미나리를 넣으면 아주 향이 좋아요.

그리고 진하게 우려낸 곰국도 오늘부터 개시합니다.
이거 우려낸다고 주말을 전부 다 바친 기분입니다... ㅎㅎ
하지만 한동안 잘 먹을테니 공력 바칠만 하겠지요.

곰국까지 불에 올려 따끈하게 끓여 놓은 다음에....돼지불고기...재운 것을 볶았어요.
음식 만들 때에도 순서가 참 중요해요..
먼저 해도 좋은 것과...금방 해야 하는 것들은 잘 구별해서 순서를 정해서 순서대로 일을 진행시켜야만 차질이 없어요.


그리고 나선... 미리 식탁에는 이런 상태로 세팅을 시켜 놓습니다...
빈접시에는요...
즉석음식들.... 금방 내야 할 것들과..... 미리 내놓으면 국물이 흐트러져서 보기 싫은 것들이 담길 거에요.

바로 굴과 무무침같은 반찬도 미리 내놓으면 국물이 흘러서 보기가 싫거든요.
어때요? 밤새..국물이 흥건하게 배어 나왔죠?
이 국물 그냥 떠먹어도 맛이 좋아요...

그래서 이런 상태로 굴무침도 담아놓지 않고 대기상태로 있는 거죠...

버섯볶음~

생밤도 날채소 대신 꺼내 놓았고요.

먹으면 입이 상큼해지는 속대나물~

콩나물 무침~

오이볶음~

된장에 박은 고추장아찌~

알타리 김치~

맛있게 조려진 병어감자조림...

그리고 나서 이제 다 담아졌어요...
굴무침도...
그리고 오븐에서 구워진 가을 전어구이도... 돼지불고기도요.



무굴무침도 요즘에 먹으면 아주 맛이 좋은 반찬 중 하나이지요..
굴도 향이 좋을 때이고..무도 맛좋은 요즘이니까요.


곰국도 상에 올려지고...
안에 어제 만들어 놓은 고기랑 물렁뼈도 넣어서...영양이 듬뿍~



그리고 대구탕도 올라왔네요...
정말 상다리 부러질 것 같아요~ 그쵸??? 너무나 잘 먹는 것 같아서 괜히 죄송스런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저희 집은 외식도 잘 안하니깐..... 이렇게 잘 먹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다 생각할려고요.


그렇게 해서 아침밥 먹고..막내 후다닥 학교 태워다 주고 와서..나갈 준비하면서 맛탕을 합니다..
공부 모임에 가지고 갈려고요..
아침에 나가니깐 좀 번거롭기도 하지만..... 공부 모임에 뒤늦게 합류시켜 주셔서 감사함도 전하고 한번쯤 제가 한 음식으로 정도 나누고 싶어서 지난 번 철학모임엔 김밥으로..이번 예술사모임에 맛탕으로 준비하는 거에요.
아침에 나갈 시간이 있기에 준비하는 시간이 좀 촉박하네요.
그래서 껍질을 그냥 수세미로 씻고 무늬결처럼 대충 모양냈지만 시간을 좀 벌 요량입니다.

튀김 냄비에 잠길만큼의 기름을 붓고.... 170~180도에서 고구마를 넣어서 튀깁니다.

넣고 나서 얼마 안되어 바글바글 저렇게 난리가 나면서 튀겨지는 온도가 바로 170~180도지요.
이 맛탕... 기름에 설탕까지 함께 넣어서 할거에요.

이 때도 2가지 방법이 있어요..... 고구마 넣고 온도 올라가면 바로 설탕 넣은 방법과...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다음에 설탕 넣은 방법요.
바로 설탕을 넣으면 설탕이 잘 녹고 기름에 남는 설탕이 얼마 없구요.... 그대신 갈색톤의 맛탕보다는 노란색톤의 맛탕이 되는 거구요. 전 더 바삭 노릇하게 하기 위해서.... 완전히 튀긴 다음에 설탕을 넣어볼까 해요.
아래 사진은 설탕을 미리 넣은 상태의 예전에 만든...맛탕이니 비교해보세요...

그런데 노릇하게 튀기면 고구마가 아래 사진처럼 팽창하듯 빵빵해지고 노릇하게 되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설탕을 넣는 거에요.

그리고 나서 체에 건져 놓으면 이렇게 섵탕까지 함께 건져질 정도로 설탕이 녹질 않아요..
그래도 맛탕 되니 염려마시고요..

기름에도 설탕이 이렇게 남아 있을 거에요..
그럼 기름만 쪽 따라내서 기름 여과기에 붓고...

나면 이렇게 설탕이 덕지덕지 붙어 있게 되지요..냄비에요..
참 이 때 냄비는 두꺼운 통3중, 통5중,무쇠냄비 같은 데가 하셔야 타질 않고 좋아요.
얇은 냄비로는 절대 하시지 마세요.. 아마 타고 난리가 날 거에요.

그럼 아까 체로 건져낸 고구마와 설탕을 냄비에 붓고 여전히 센불에서 까불듯 섞어가면서 설탕을 녹여주세요..

이런 상태로요..
아마 여러분은 더 때깔 좋게 하실 수 있으실 거에요..
저야 잘 못찍는 사진까지 찍어가면서 이 짓 하고 있잖아요... ㅎㅎㅎㅎ

그럼 이렇게 실이 생기는 상태로 맛탕이 됩니다... 거의 다 되어 갈 무렵... 흑임자 뿌리고...
전 맘이 급해서 확 들어갔어요....
그리고 뜨거울 때 찬물을 손에 튕기듯 맛탕을 향해 분사해주면.... 뜨거운 맛탕의 온도가 내려가면서 겉은 바삭..속은 부드럽게 된답니다.

맛탕의 꽃은 이런 실이 생기는 거지요.

요렇게 담아가서 오늘 예술사모임 친구들에게 제 마음을 전해주었어요...
사실 집에서 금방 한 것과는 조금 다르지요...
랩에 칭칭 감아서 가느랴.... 완전히 식지 않은 상태이었거든요....
그래도 너무 맛있게 먹어주고.. 어떤 분은 이런 맛탕 맛은 처음이라고 해주셔서 보람이 있었어요..
작은 거지만 이렇게 서로 마음과 정을 나누고 사는 것... 좋은 거잖아요.


사실... 요즘 제가요...
가을이라 그런지..찬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제 마음이.... 너무나 얇게 비치우는 것처럼 시리고 슬프기도 해요.
누가 옆에서 툭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금방 확 쏟아질 것 같기도 하고.....
그냥 가만히 있어도 가슴이 한가득 미어질 것 같기도 하고......그렇답니다.
아마도 꾹꾹 누르고 숨겨왔던 그런 슬픔이 어디선가 비질비질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데....
그래도... 저래도 견뎌야하는 것이겠지만...그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