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앞마당에 단풍이 빨갛고 곱게 물들어서 이쁘긴 한데 가만히 내다 보고 있노라면 왠지 마음이 쓸쓸해지기도 하네요.
가을은 그런 계절인가 봐요.
류시화 시인의 사랑과 슬픔의 만다라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나와요.
저편 언덕/ 슬픔이 그대를 부를 때/ 고개를 들고 쳐다보라/ 세상의 어떤 것에도 의지할 수 없을 때/ 그 슬픔에 기대라...중략
세상 어떤 의미에도 기댈 수 없을 때/ 저편 언덕에 가서/ 그대 자신에게 기대라.....슬픔에 의지하되 다만 슬픔의 소유가 되지 마라.
마냥 쓸쓸해지는 가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말...
가족들이 주중에서 함께 모여앉아 밥먹기에 가장 좋은 주말이니 힘내서 또 따순 밥..맛있게 해서 나눠 먹어야겠지요?
주말 부부로 지내기 때문에 특히나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런 주말이거든요.
어제 저녁에 꽃게탕을 미리 초벌로 끓여놓고 잤어요.. 오늘 아침에 함께 먹을려고요.
아침에 일어나 고기부터 손질했어요.
삼겹살 물에 담가 핏물을 잠시 빼고....

쌀 씻고 받아놓은 쌀뜨물에 월계수 잎 띄우고..... 후추,,몇 알과 생강 약간 넣은 물에 팔팔 끓이다가...삶아서 기름기도 빼내고 불순물도 제거했어요. 사진속에 보이는 된장은 나중에 양념으로 재울 거구요.


초벌로 끓여 놓은 꽃게탕...
요즘 다발 무가 좋더군요..그냥 무보다 맛도 좋고 값도 훨씬 싸고요...
무 큼직하게 썰어서 넉넉히 넣고 끓였더니 시원하고 달달한 맛이 아주 좋습니다.
나중에 다시물이랑 부재료 넣어서 다시 끓여야겠지요?

냉장고속에서 애호박이 살짝 얼었어요.... 그래서 빨랑 먹어야겠기에 반찬 하나 만들려고 물 자작하게 넣고 찌듯 익혔습니다.
애호박양파무침할꺼에요....즉석에서 금방 먹는 그런 무침으로 말이죠.

삼겹살 삶은 물... 기름이 둥둥,,,거품이 조금 생긴 걸 보면 불순물이 빠져나간 것 같아요.

호박도 파릇하게 잘 데쳐졌어요...

싹 난 감자 먹을려고 부지런히 먹고 있어요...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
오늘은 감자 3개를 가지고 감자 샐러드랑 감자팬구이 2가지를 할 거에요.
감자조림, 여러가지 형태의 감자전, 감자볶음, 감자채무침, 감자튀김..요즘 감자 반찬 퍼레이드 벌이고 있는 것 같아요.

노릇하게 구워 놓고...
얄팍하게 부치듯 하는 감자팬구이.... 볶음과는 또 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삶아 놓은 삼겹살..오늘은 된장소스로 양념을 재울 거에요.
제 밥상 이야기를 자세히,,,꾸준히 보시는 분들은 눈치채시겠지만... 되도록이면 다양한 음식들..같은 재료라도 다양한 맛을 내고자 사실 무지 노력을 많이 해요.
왜냐구요?
늘상 같은 음식이 지겹기도 해서 그렇지만... 제 가족들에게 되도록이면 이런 저런 다양한 맛과 느낌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특히 아이들에게요.
입맛은 길들여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안 먹어 본 것 보다는 익숙한 맛을 선호하는 거구요.
삼겹살 삶거나 데칠 때 된장을 넣어 간도 하고 누린내도 제거해 주기도 하는데 오늘은 된장으로 재웠다가 구워 볼려고요.
다진 마늘과 된장....

그리고 오미자 엑기스과 깨소금, 참기름을 넣었어요.


예열한 오븐에 타지 않도록 구워주면 됩니다.
어차피 한번 삶아 익혔기 때문에 설익을 염려는 안하셔도 되거든요.
200도에서 구웠어요.

고기 구워지는 동안 꽃게탕에 멸치국물 더 붓고...... 양파, 고추를 넣어서 더 끓여주다 간을 소금으로 맞추었어요.
어제 무를 밑에 깔고 고춧가루, 멸치액젓으로 간을 한 다음에..... 된장도 조금 풀어주었기 때문에 모자란 간만 살짝 맞추시면 되요.

거의 다 끓여갈 무렵에 다진 마늘,어슷 썬 대파 넉넉히 넣고요.

찐 호박을 반달썰기로 썰고 양파채도 썰어서 양파는 생으로 그냥 무칠 거에요... 색감을 위해서 홍고추 조금 넣으면 이쁘겠죠?

양념장 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 파, 마늘,통깨, 참기름, 설탕 아주 약간 넣었어요.


감자 샐러드도 준비합니다.
감자는 깍뚝썰기로 썰어 렌지에 살짝 익혀논 상태이고요.
오이, 단감, 포도를 크기 맞춰 썰어 놓고...

홈메이드 땅콩 마요네즈로 무치면 됩니다.
홈메이드 땅콩 마요네즈 만들기 포스팅 ::
http://blog.naver.com/hwa1875/120073082702

그렇게 해서 차려진 토요일 아침 밥상...
꽃게탕, 삼겹살된장소스구이, 감자 샐러드, 애호박양파즉석무침, 감자팬구이, 데친 홍합과 초고추장, 김치, 삼치구이조림,
생두부, 떡볶이, 두부국, 물김치 총 12종이네요.. 저희 집 기본 가지수입니다... ㅎㅎ
이젠 늘어놓지 않으면 서운하기까지 하죠...

이건 프라이팬에 구운 삼치를 엿장+생강술에 졸인 거에요.
엿장 포스팅:: http://blog.naver.com/hwa1875/120072660585

이것도 색다른 맛이 나는 애호박 반찬입니다.
물렁 거리지 않고 약간 아삭한 느낌이 주는 그런 무침이거든요.

감자과일 샐러드... 집에서 만든 마요네즈..정말 맛이 좋죠.
이 맛에 길들여지면 아무리 귀찮아도 마요네즈 사 먹지 않게 되거든요.

어제 밤 11시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막내...또 떡볶이타령이 이어집니다..
떡볶이 먹고 싶다...
어제 밤.. 꽃게탕 초벌 끓이면서 해줄까 말까 망설이다 말았어요.. 귀찮아서라기 보담..사실 밤늦게 뭘 먹는 게 좋은 건 아니거든요.
그대신.... 기억해두었다가 이렇게 후다닥 조금이라도 만들어주어야 맘이 안 상합니다..
먹는 것가지고 맘 상하면 참 대책없거든요... ㅎㅎ

삼겹살구이...
고추장 양념과는 또 다른 구이 맛이 날 것 같아요..
전 고기는... 입으로 안 먹고 느낌과 냄새로 먹거든요... ㅎㅎ

감자팬구이....이거 발사믹 소스나 칠리소스, 케첩을 흩뿌려서 먹어도 좋아요.
둥근 프라이팬에 통째로 구워서 1/4으로 접은 상태로 놓은 거구요.


진한 꽃게탕... 언제 먹어도 참 구수하고 맛이 좋지요.
국물에 밥 말아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국물도 넉넉히 잡아서 끓였어요.

데친 홍합...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아요.
아님 와사비 간장이던지요.

남편이 좋아하는 생두부도 잊지 않고 놓습니다.

꽃게탕이 있지만 말간 국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두부버섯맑은국 끓였어요.
멸치 국물로요.
나이가 들면 음식이 팍팍하대요... 그래서 어머니나 남편 모두... 국을 참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아침을 먹고 과일도 챙겨 먹었지요.
요즘 과일 사진을 안 찍은 것 같아서 오랜만에 찍어보았어요...
별것은 없지만요.

이건 대봉감이고요...
요즘 대봉감이 찰지고 달고 맛이 좋더군요.

감자과일샐러드에 넣고 남은 포도....

중앙에 있는 건 황금향이라는 귤인데 가격이 후덜덜이지요?
통 큰 남편이 아니면 절대로 안 사먹는 그런 과일이기에 중앙에 배치~

요즘 아삭아삭한 배도 어찌나 시원하고 맛이 좋은지... 배는 우리나라 배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