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하고 저하곤 마트에 가서 장보기 놀이도 해와서 곰국 끓이고 이런 저런 반찬 만드느라 바빴고,
일요일은 어머니와 저를 제외한 가족들 모두 썰물처럼 나가버리고 저는 여전히 곰국 사탕(네번째 고는 것) 끓여내고... 뜨건 물에 푹 몸을 담구기도 하고 뒹굴거리면서 드라마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는데..아름다운 인생과 결혼해주세요에서 마음이 참 복잡해지네요.
저만 그러는 건지 다른 이들도 나이들며서 그러는건지 잘 모르겠지만....젊었을 적엔 드라마 보면 그런가부다... 하고 술렁술렁 보았다면 지금은 자꾸 제 삶, 경험들에 대입시켜 여러가지 감정들이 들락날락... 해지곤 합니다.
여자의 삶, 엄마의 삶, 아내의 삶이 어떤 것인지....
두 드라마 모두 가족, 남편에게 최선을 다하고 살았지만 외롭고 허탈한 느낌들을 요즘 다루고 있더라구요.
그거 보면서 저도 제 삶을 다시 한번 끄집어 내서 반추해보게 되네요. 어떤 것이든 사실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그렇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한은 늘 있게 마련이고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그리고 목표점을 정확하게 잡고 살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다시한번 드라마를 보면서 얻었습니다.
토요일 저녁입니다.
아침에 먹었던 것들에 별반 다를 건 없어요.
사실 하루 세끼를 전부 다 다르게 먹는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다가는 준비하는 사람이 정말 힘들 거에요.
그래서...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하루를 기준으로 메뉴에 변화를 주는 쪽이 준비하기도..음식을 관리하기도 제일 좋은 방법 같아요.
다음 사진에서 빈 접시는 뭐가 담길까요... 궁금하시죠? 아닌가요??? ㅎㅎ

마트에서 오이맛고추가 어찌나 싱싱하던지 사왔어요...
오이맛 고추와 샐러리입니다.

미나리 한단도 사와서 무쳤더니..남편이 그냥 생으로 먹지 그럽니다...
생으로 먹는 싱싱하고 연한 미나리가 먹고 싶었나 봐요..
이 미나리는 그런 미나리가 아닌디요? 그러고 말았죠.

덜어서 먹던 꽃게탕이긴 하지만 무도 많이 건져 먹고 조금 부실한 것 같기에 두부를 썰어 넣고 다시 한번 푹 끓여주었더니
가족들 두부 건져 먹는 맛이 쏠쏠한가봐요.
이렇게 같은 꽃게탕을 하루 종일 먹더라도 조금씩 다르게 변형시켜 준다면 훨씬 먹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뜨거운 김이 올라온 꽃게탕 뿌연하네요~

데친 낙지는 칠리소스로 양념해서 살짝 조려주었어요.
낙지 볶음과는 다른 산뜻한 맛이 아는 그런 낙지조림입니다. 아까 빈접시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먹는 민족은 한민족밖에는 없다고 그러죠?
근데 참 안타까워요.. 고추..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얼마나 맛이 좋은지 모를 거 아니에요?
땅콩 버터는..... 샐러리 찍어 먹으라고 내놓은 거에요.
82쿡의 부관훼리님이 소개해주신 방법인데 괜찮네요.. 고마워요..부관훼리님~


토요일 저녁 늦게까지 곰국을 끓였는데 마지막에 끓인 건 하마트면 태워 먹을 뻔했어요...
너무 피곤해서 졸다가요.... 거의 다 졸아서..냄비가 곰국을 다 먹어버린 후더군요. ㅠ.ㅠ
일요일에도 계속 곰국 끓이고..아롱사태도 함께 삶았지요.
곰국은 센불에서 끓여야 잘 우러나는데 자칫 잘못하다간 금방 졸아버리고 하니깐 정신 반짝차리고 끓여야 해요.
일요일 아침에 잘 삶아져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고기 결대로 찢어서 밑양념을 해놓습니다.

이렇게 편육처럼 먹게도 준비해놓고요.

물렁뼈 부분이랑 잡다한 살코기는 따로 담아 놓고 곰국에 넣어 줄 거구요.

다진 마늘, 파, 깨소금, 참기름에... 홈메이드 맛소금이랑 국간장 조금을 넣어서 조물조물 무쳐 놓았다가..
곰국에 얹어주면 정말 잘 먹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이렇게 해 놓은 고기가 없이 곰국 국물만 주면 이게 무슨 곰국이냐고 그래요.

마트에서... 얼갈이 한단도 사왔는데 가격이 많이 내렸더군요.
된장 양념해서 지져 먹도록 데쳐 놓고... 부드러운 속대는 살짝만 데쳐서 나물을 해 먹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나물중 하나가 바로 이 배추, 얼갈이속대나물입니다.
순하고 부드러운 그 맛이 얼마나 기가 막힌지 몰라요.

일요일 아침상입니다..

총각김치 무가 아삭아삭하니 시원하게 맛이 들어서 요새 꺼내 먹는 재미가 납니다.

어제 만들어두었던 애호박양파무침~

아롱사태 수육~

낫또~

나라스께~

고등어 반토막과 조기 한 마리~

양송이 버섯 구운 것~
겉이 흑색이 나는 것이 일반 양송이와는 달리 아주 단단하고 향도 좋더라구요.
요즘은 버섯 품종들이 개량이 되어서 색다른 버섯들이 많이 보이잖아요.

어제 먹던 꽃게탕..다시 개조했어요...
늘상 새로 먹는 기분으로 그렇게~~


여전히 오이맛 고추랑 샐러리 썰어서 소스에 찍어 먹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