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을 보면서 남편을 위해 Dungeness crab이나 lobster를 사려다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인기 코너를 기웃거렸더니 살아있는 blue crab이
두 곳에 산더미같이 쌓여있고 파운드당 (5백그램당) 69전이라는
놀랍게 저렴한 가격이라서 모두들 한 보따리씩 사시더군요.
저도 마음을 바꿔, 지난 번 Delaware에서 맛있게 먹었던
(http://blog.dreamwiz.com/estheryoo/12548748)
steamed crab을 떠올리며 기쁜 마음으로 사들고 와서
미국식 꽃게찜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어머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꽃게는 봄엔 암놈, 가을엔 숫놈이 맛있다고 했는데
암놈이건 숫놈이건 빈수수깡같이 살이 별로 없고
껍질도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게 아니겠어요?
살아서 펄펄 날던 꽃게였는데 이렇게 부실할 줄이야...
옛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딱 맞는군요.
그나마 몇 마리는 살이 실한 편이라 먹을만 했지만
남편과 둘이서 열 마리를 먹었는데도 힘만 들고
배가 고픕니다. 머리까지 어지럽네요.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들어
작은 꽃게, 그것도 빈껍데기 게를 먹는 일은 즐거움이 아니라
고생입니다. 마침 새우와 모시조개도 사왔기에
한국식 꽃게탕을 끓여서 국물은 맛있게 먹어 다행입니다.
그나저나 한국장의 많은 분들이 간장게장을 만든다고 했는데...에궁~
아무튼 꽃게는 꽃게철에 사야한다는 귀한 교훈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