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가을의 시작인 9월이 오겠지요?
9월....... 제 친정 어머니가 태어나신 달이고..제가 큰 아이, 둘째 아이를 출산한 달이기도 해요....
너무 뜨거워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여름이긴 했지만..
그래도..이제... 차분히.... 겸허하게.... 한해의 결실을 거두기 시작해야 하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씨를 뿌리고... 정성을 다해 가꾸었을까 생각해보니...아득해지는 그런 기분이 드는 주말 아침이기도 합니다.
열흘 전쯤.... 바지락 조갯살을 싸게 팔길래.... 덥석 집어왔습니다.
얼마전... SBS 스페셜 지름신을 부탁해 라는 프로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하지 않고 한달을 살아보는 프로젝트를 보여주었는데요.
거기에서 보면.. 남자와 여자의 쇼핑형태가 아주 상이함을 보여주더군요..
여자와 남자가 각각 백화점에 가서..무엇인가를 살 때..
남자는...다른 곳은.. 둘러보지도 않고, 그렇기 때문에... 세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세일을 하는지 어떤지도 잘 모르고 사고자 했던 물건만..구매를 하는데 반해..
여자는.... 일단..... 전체를 스캔해서....쭉 들러보고.... 사야 할 품목외에도.. 시선이 꽃혀서....사고자 했던 물건외에도... 괜찮다... 싶은 여러가지 것들을 구매하는 형태를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는데..맞는 것 같아서 보면서 배시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게..그렇답니다.. 전통적으로...남자는 사냥을 해오던 습성이 몸에 배어있고.. 여자들은 채집을 해오던 습성이 몸에 배어 있어서.... 남자는 결과가 중요하지만..여자들은 그 과정을 중시하는 거래요.
또 남자들은... 물건을 구입할 때 알뜰하지 않아도.. 그닥 말이 없지만 여자들이.... 그렇다면 않으면 헤프다.. 칠칠맞다..이런 사회적 인식이 있기 때문에..여자들은 세일을 할 때... 사지 않으면..왠지 알뜰하지 않은 것 같은 착각속에 빠진다고 하더군요..일부 맞는 지적같기도 해요.
아마... 저도... 그날..마트에 가서.... 사야 할 품목을 적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실 필요가 없었던..조갯살을.... 사온 것도... 그런 이유인 것도 같고요...
하지만.... 정말 알뜰한 것은...... 구매시.. 필요은 가격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꼭 필요하지 않지만... 이거 정말 싼대..살까 말까의 망설임에서.... 그래도..지금 꼭 필요한 건 아니야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에요... 정말....제가..... 꼭 새겨야 할 ....지침입니다.
하여간 그래서... 사온 조개살..... 파전 조금 구어 먹고...그냥..냉동실에 일회용씩 소분해서 넣어 찌개 국물낼 때 쓸까 하다가...
슬그머니.. 조개젓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처음으로요...
조개젓이 뭐 별거겠어요.. 젓갈 만드는 과정이야.. 다 똑같겠죠? 하면서....시작한 조개젓...
멸치액젓, 소주, 그리고 매실 액기스를 부어... 10여일.... 냉장고에서 숙성시켰다가 꺼내 보았더니..멀쩡하게 조개젓 비슷하게 되어 있더라구요.. 와아~~~ 신기^^
조개젓... 담아놓고 파는 것.. 비싸기도 하고... 너무 짜서.... 사먹기 그런데..이건 딱 좋으네요....

옥수수..... 30개 주문해서.... 옥수수 수염차 끓일려고..수염도 세척해서... 볕에 말리고........
막내랑... 아이들... 파는 옥수수 수염차를 맛있어 하길래..이것도 처음 도전해봅니다...
결코 작은 나이는 아니지만..그래도 이 나이에도... 처음 해보는 일이 왜 일케 많은 것인지... 참 재미있어요...

삭은 조개젓.... 체에 밭쳐 국물을 따라내고......
다진 파, 마늘, 깨소금, 청-홍고추를 다져서..넣었습니다.

여기에 다시 매실 엑기스도 조금 더 넣어주면.... 좋아요.
전 음식 만들 때...설탕대신 매실 엑기스를 많이 활용하는데... 물론 매실 담글 때...설탕이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발효과정에서..설탕의 나쁜 성분이 많이 희석된다고 하니까...그 믿음으로.... 줄기차게.. 매실 엑기스를 씁니다.
물론..맛도 좋지만요...

이건...새싹 채소 담아 파는 투명한 포장재인데요....
이거.. 냉장고 채소 보관하기에 아주.... 쓸모있어요..일단 투명해서...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잘 보여서 좋구요..... 사이즈도 딱 좋더라구요....

이렇게 냉장 아래 칸... 야채 보관실로 들어갑니다...
옆에 칸 막이는.... 각종 고추나...작은 양념류를 담아 놓고 쓰는 공간인데... 고추가 다 떨어져가는 중이네요.

요즘 가장 자주 끓여 먹는 건 아무래도..된장찌개.. 여름엔 된장찌개만한 게 없잖아요.....
된장찌개 국물..건더기 넣고..열무김치 넣어서.... 슥슥 비벼 먹는 보리밥..참 맛이 좋죠... 군침이 절로 돌 만큼요...

감자볶음도 해 먹었어요...
감자 볶음을 할 때는 감자채를..조금 굵직굵직하게 썰어야... 폼이 나는 듯 해요.
잘 안 익을까바 걱정이시라구요? 걱정 붙들어매셔도 좋아요.. 저처럼 하신다면요~~
일단... 전분기를 없애기 위해..소금물에 담갔다가 건져 냅니다.

이 때는... 스텐 팬보다는 코팅 팬이 좋아요^^
달군 팬에...기름을 조금만 두르고요....

물기를 뺀 감자를 넣고.... 소금 아주...약간만 더 뿌리고..... 볶습니다.....
젓가락이나...나무 뒤집개 같은 걸로..고루 볶이도록 섞어주면서....

이렇게 볶은 다음에....반드시 뚜껑을 덮어 감자가 충분히 익도록 잠시 기다려주세요.
그런 다음에...물을 조금씩 조금씩 첨삭해서... 붓고 그대로 내둡세요..
익어가는 중간 중간 너무 뒤적이면 부서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사이에... 된장은 보글보글 끓고 있고요...

감자가 거의 익어갈 무렵에...채썰은 청-홍고추를 넣어주시면 한번 더 살살 뒤적여 주고 불을 끄면... 됩니다.

이렇게 해서.. 가자미도 굽고...부추오징어 전도 부쳐서 썰고....
감자볶음도 한 접시 해서 완성된 밥상~

무 넣고... 코다리찜도 했어요...

가지... 녹말가루 묻혀 튀겨 양념장 끼얹어 놓고요...

부추 오징어전도 구워서 얌전하게 썰어서 놓고...

감자 부침... 간도 딱 맞고.... 익은 정도도..알맞게 잘 되었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그러니깐 어제....
조개젓.. 꺼내 먹어도 될 것 같아서 꺼내 보았어요...
딱 이만큼의 분량만 담았으니... 짜지 않게 담아 먹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김치 한 포기를 물에 빨아서...쌈 싸 먹도록 준비해 보았어요...

이렇게 ..속을 털어내고..물에 빨아서 물기를 꼭 짠 다음에..... 밥을 싸서 먹어도.참 맛있거든요.



돼지고기 양념구이... 조금 남겨둔 것... 마지막으로 구워서 상에 내놓고요...

조개젓도 조금 꺼내서 냠냠~~~


어제 먹다 남은 감자볶음은..렌지에 살짝 돌려서..상에 내놓아도.. 금방 한 것처럼 멀쩡합니다... ㅎㅎ

도시락에도... 빤 김치도 넣고... 고기양념구이, 부침개... 감자볶음까지 넣어 주었어요...
구이 김이랑... 참외도 한쪽 같이 먹으라고... 썰어서 통에 담고요....

전... 내일.... 큰 아이 친구들을 집에 초대했어요...
아이가..중환자실에 있는 내내 그리고.... 장례하는 내내..... 번갈아가면서..와서 정성을 다해준 친구들 몇명이 낼 온다고 합니다.
더운 여름에 어떻게 손님을 초대할려고 그러니....
그 아이들 보면 니가 더 마음이 아플텐데 뭘 할려고 그러니..
시어머니는 이렇게 걱정을 하시지만..그래도... 너무 애써준 친구들.... 따뜻한 밥 한끼 해 먹이질 못해서.... 마음이 그렇거든요.
물론... 마음이 더 아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 아이들도..친구를 그렇게...보내고...그동안 내내.... 힘들었을 거고.... 보름 후면 딸 아이 생일인데...
아마 친구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 같아서..그냥 못 지나칠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낼 남은 우리들끼리...또 모여서 그 아이를 추억하면서 밥도 먹고.... 서로 웃으며...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보낼까 합니다.
여러분들도.. 덥긴 하지만... 주말 편안하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