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상황에 따라 재료에 따라 먹을 줄 알아야 한다.



콩나물 밥, 찬밥에 콩나물 넣고 중간불에 데웠다.
딱 양념간장과 밥만으로 먹은 아침밥이다.

오늘 H씨 점심 도시락.
단호박 소스는 보온도시락에 따로 담았다.
삶은 뇨끼는 서로 붙지 않도록 올리브유에 살짝 다시 구웠다.
“아빠 배고파! 밥 안 먹어.”
매미소리 작렬한 여름 날 낮잠으로 혼미한 상태에 들려온 소리.
“밥 있어. 챙겨 먹어.” 말해보지만
제방에서 나온 아이는 텔레비전 켜고 꿈쩍도 않는다.
‘애고…….’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부엌으로 가며
“더운데 그냥 비벼먹자?” 하니 “밥 말고.” 가벼운 대답소리 들린다.


‘니가 딸이라 아무 말 않고 밥하는 거 가르치지 않는다만 이런 날은 대충 먹자.’
속으로 구시렁거리며 만들어 바친 간식 겸 점심.
삶아 냉동고에 보관중인 옥수수 알과 떡 한주먹을 버터에 굽고 치즈를 얹었다.
단호박소스 뇨끼 - 찐 단호박 있기에 소스 만들고 뇨끼 했는데
천도복숭아와 새싹은 있는 것 올리는 것이니 힘들 것 없었지만 감자 삶고 뇨끼 반죽하는 일은 덥더라.
그래서 반죽 잔뜩 해 놨다.


주말을 낀 3박 4일의 여행을 마치고 남은 여름휴가는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H씨는 어제부터 출근이고 나는 남아 땀 흘리며 무기력해지고 있다.
어제까진 선풍기로 버티다 오늘은 아침부터 에어컨 켰는데도 덥다.
“오늘 뭐 할 거냐?” 며 “오늘 보람찬 하루 보내셔.” 인사하고
출근한 H씨 말이 무색하게 밖에 나갈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청소도하고 저녁준비도 해야 하는데 만사 귀찮은 날이다.
아~ 빨래도 널어야 하는구나. 애고 아침에 세탁기 돌렸는데……. ㅠ.ㅠ
저녁은 뭘 해먹나?????????????????
좀 움직이긴 움직여야 하는데... 이럴땔수록 꼼지락 거려야 하는데... 맘만 꼼지락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