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쿡 눈팅족인데, 떨리는 키톡 데뷔해봅니다.
결혼 6년차이고,
요리해서 누구 먹이는 걸 즐거워라하는 전업주부랍니다. ^^;;;
얼마 전에 결혼 후 제부의 첫 생일이었습니다.
사위의 첫 생일은 장모님이 차려주신다던데...
저희집은 처형인 제가 차렸습니다. ㅎㅎㅎ
원래 날도 더우니 좋은데 가서 밥 먹자고~~ 얘기가 되었었는데,
저희 남편이 그 이야길 듣고 한숨을 푹 내쉬더군요.
어딜 가든 밥이나 제대로 먹을 수 있겠냐고~~~
네 그렇습니다.
저희 둘째... 19개월 아들을 데리고 요새 외식불가입니다.
분위기 좋고, 맛 좋은 곳에 가면 뭘 합니까...
난리치는 아들 덕(?)에
무엇을 먹었는지 무슨 맛에 먹었는지 음식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잘 기억도 안 나는 요즘이랍니다. 공감하시는 분 계시지요? ㅠㅠ
친정엄마 음식 솜씨는 좋으시나,
신메뉴가 없으십니다. 늘 그 메뉴가 그 메뉴... ㅎㅎㅎ
그래서 그냥 내가 차려보겠노라~ 고 결정하게 되었고,
82에서 눈팅만 하던 히트레시피들을 중심으로
야심 차게 제부 생일상을 차려봤답니다.

전체 상차림 모습입니다. (성인 여섯명 상차림입니다)
메뉴는 여섯 가지인데,
세 가지는 두 접시에 나누어 담느라 무지 푸짐해보입니다. ㅎㅎㅎ
4인용 식탁에 겨우 들어갔네요. ^^;;;

1. 카프레제
호텔뷔페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제가 좋아하는 카프레제...
생모짜렐라치즈가 좀 비싸서 그렇지 아주 손쉽게 준비할 수 있으면서도
사랑받는 메뉴였어요.


2. 쇠고기 토마토 샐러드
희망수첩에서 보면서 늘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해보았습니다.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고 딱 우리네 입맛의 샐러드 소스...
넘 좋았어요.

3. 냉우동 샐러드
정말 히트레시피 감이었어요.
이것 역시 처음 해보았는데, 많은 이들의 사랑을... ㅎㅎㅎ
그리고 코스트코의 사누끼 우동은 정말 최고인 듯 해요.
암튼 고소하면서도 톡 쏘는 맛... 모두 좋아했답니다.
저는 와사비 양을 좀 줄이고, 땅콩버터를 살짝 늘리는게 제 입맛에 맞는 듯 했어요.

4.게살전
생일상에 빠지면 섭섭한 전...
냉동대게살로 만들었는데,
제가 간을 좀 쎄게 했나봐요.
약~간 짜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생일상을 꿋꿋이 지키며 접시를 비워내긴 했답니다. ^^;;
대게살 해동해서 물기 쫙~ 빼고, 다리살을 쪽쪽 찢은 후,
풋고추와 양파 다져서 부쳤답니다.


5. 삼겹살찜
늘 수육만 먹다가...
김혜경 선생님의 삼겹살찜을 처음 해보았습니다.
윤기 좔좔~ 맛간장에 잘 조려진 것 맞지요? ^^
선생님 말씀대로,
배 썰고, 파채, 조물조물 양념된 묵은지에 먹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ㅠㅠ

6. 마지막으로 매콤한 오징어볶음
원래 위의 메뉴 다섯가지만 하려고 했었는데,
제부가 오징어를 특히! 좋아한다는 동생의 제보로 집어넣은 메뉴였어요. ^^
다른 음식들로 배불러 아무도 밥은 먹지 않았는데,
제부는 밥과 함께 비벼 이 녀석을 사랑해주었답니다.
오징어볶음 레시피 뒤늦게 올려봅니다.
국물 별로 없지만 왕 쉽고, 매콤칼칼한 레시피예요.
1. 양념장을 만들어 놓아요.
고추가루 4T, 다진마늘 1T, 설탕 2T, 참기름 2T, 깨소금 0.5T, 간장 1T, 소금 약간,
좀 더 단 맛을 원하시면 물엿 1T를 더 넣으세요.
2. 집에 있는 야채들...
양파, 홍고추, 풋고추, 대파 한 대, 깻잎 한묶음(굵직하게 썰어서 마지막에 볶을 때 넣어도 되고, 아님 가늘게 채썰어 완성된 접시 위에 올려주는 방법 두 가지가 있어요), 호박을 썰어둡니다.
3. 오징어도 깨끗이 씻어 손질해 놓구요.
오징어 분량은 큰 거 한마리, 작은 거 두마리입니다.
아주 넉넉한 2인분입니다.
4. 달군 팬에 기름 두르고
양파, 호박이 적당히 익을 정도로 볶다가 -> 고추, 대파 넣고 살짝 볶아준 뒤 -> 오징어와 양념장을 넣고 재빨리 볶아줍니다.(센 불에 빨리 볶아내야 오징어가 부드러워요.) -> 오징어가 다 익었으면 마지막에 깻잎 넣고 살짝 뒤적여준 뒤 불에서 내리면 완성입니다.
저는 물엿 1T를 넣었더니 뒷맛은 약간 달달합니다.
그냥 매콤하길 원하시면 물엿 패쓰~ ^^


날이 넘 더운지라
메뉴를 냉요리 위주로,
그리고 거의 혼자 준비해야 했기에
(동생이 자기 남편 생일상을 언니가 차려준다니 넘~ 고마워하며 시다노릇을 하긴 했는데,
살림초보라 영 너무 느리고 센스마저 없어서 도움이 안 되었고 ㅠㅠ
친정엄마는 제가 음식 준비하는 동안 애들 봐주시고~ ^^;;)
미리 어느 정도 준비하고 마지막에 후다닥 한 번에 할 수 있는 요리...
이런 식으로 짜보았네요.
암튼 저희가 우아한(?) 생일상을 즐기는 동안
아들은 소파에 앉아서 까까와 함께 뽀로로를 감상!
저희 가족은 여유로운 대화와 함께 음식을 음미. ㅋㅋ
그래~ 밖에서 안 먹길 잘 했다며.
모두 모두 만족했지요.
특히 동생부부가 넘 고마워했고,
남편은 자기 생일은 이런 적이 없다며 살짝 샘도 내고, ㅋ
저보다 두 살 많은 제부인데요,
제 동생을 살뜰히 챙겨주는 넘 고마운 제부랍니다. ^-^
올해 바라는 대로 아기도 갖고 예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언니의 바램을 담아
정성껏 차려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