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화가 나야하는데..
참..나이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넘의 술이 뭐길래... 힘들어서 전화도 못받나 싶기도 하고...화나는 마음보다 측은한 마음이 앞서네요. 예전같으면.. 얄짤없는 일인데 말이죠.
북어 한 마리를 잡습니다... ㅎㅎ
전 북어를 그냥... 베란다 바람통하는 곳 같은데...통으로 보관했다가 먹기도 하는데..잘 관리하면... 일년정도 그렇게 해놓고 먹어도.. 상하지 않고 말짱해요.
술꾼 남편을 위한... 희생양.. 통북어입니다.

쌀도 미리 씻어서 잠시 불려두고...

북어를 살살 씻은 뒤.... 북어 입을 통해 수돗물을 넣어주고... 몸통에도..촉촉하게 물을 묻혀서....불릴 겁니다.
삶아 놓은 베보자기를 밑에 깔고 말이죠.

이렇게 잠시 놔두면...북어가...촉촉하게 뜯기 좋은 상태가 될 거에요..
전... 말린 북어를 방망이질 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좋거든요... 부스러기도 하나 없고 말이죠.
방망이질 잘못하다간... 부스러지고... 살도 결대로 뜯기 어려워요.
북어는 잠시 이상태로..불려두고.... 밥부터 안칩니다.

냉동실에서 저염냉동 고등어 한 마리 꺼내서.... 전기압력밥솥에 함께 찔 거에요....
예전...가마솥 밥을 해 먹을 때.. 이런 생선류도 많이 쪄 먹었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저희 어머니가요....
고등어자반을... 쪄서 밥솥에 쪄서 먹으면... 밥물이 적당히 들어가서.... 참 맛이 있었니라.... 뭐 이런 이야기죠...
솥에 넣을... 스텐 국그릇에 고등어를 밑에 깔고.... 양파, 풋고추, 홍고추, 다진 마늘, 다진 파, 고춧가루, 그리고 약간의 멸치액젓을 섞은 양념장을 버무려서.... 고등어 위에 올려주면... 양념맛이 적당히 밴 고등어찜이 됩니다.


밥솥에 밥을 안치고..그 위에... 고등어 찜그릇을 올리고... 위에 쿠킹호일로 덮어 주었어요..
혹여... 고등어 냄새가 밥에 배서 이상할까봐요...
저희 집 식구들 입맛이 한까칠하거든요...저를 포함해서 말이죠~
밥솥의 취사 버튼을 누르고....

다시 북어국으로 돌아옵니다....
베보자기에 들어있는 북어를 한번 휘어보세요..적당히 나긋나긋..휘어지면... 북어가..잘 불려졌다는 증거지요.
북어...대가리부터 떼어내고.... 아가미를 제거하세요.
생선을 아가미로 호흡하기 때문에 아가미부분이 제일 더럽다고 해요...
아가미로 젓갈도 담궈 먹긴 하지만요....

국냄비에.... 북어 대가리 넣어주고...

북어 살을 발라서.... 결대로 뜯어주고 난 부스러기 살들....그리고.. 칼슘 덩어리인...북어뼈도 넣어서 북어육수를 내주세요.

센불에서 팔팔...끓으면... 중약불로 줄여서....뭉근하게 육수를 뽑아주면 됩니다.

아..밥이 다되었네요....열어보니... 호일에 약간의 밥물이 고여있는 이 정도 상태로... 밥도 되고.... 고등어찜도 되었습니다.

호일을 열어보니.. 이런 상태로 되었습니다..좀 더....감칠맛이 좋겠다 하시는 분은.... 숙성시켜 놓은 빨간 양념장이나..고추장을 좀 섞은 양념장을 올리고 쪄주셔도 좋겠지요?

고등어찜을 덜어내니.. 밥도 말짱하고요..
밥에도 고등어냄새..하나도 배지 않고... 좋아요.

북어국 끓일 재료는 한 곳에 정리해 놓았어요...북어채, 양파, 풋고추, 수박껍질, 홍고추.. 대파...다진 마늘..
대파는...다진 마늘 옆에 있는데... 벌거숭이 임금님에 나오는... 마음 착한 분들만 보이니...
안 보이시면..스스로의 마음을 체크해보심 좋겠지요? ㅎㅎ
저도... 쩜...... 착한 사람으로 거듭나야 할 듯~

북어 육수에... 수박껍질부터 집어 넣고 기름기 없는 개운한 북어국을 끓일 거에요.
참기름에 달달 볶은 북어국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북어부터 기름에 볶다가.. 육수를 부으시면 될 거구요.

물이 팔팔 끓으면... 북어 넣고...
순서대로... 부재료를 집어 넣고 끓이면서..거품은 걷어내세요.

시금치... 팔팔 끓는 연한 소금물에 살짝만 데쳐서...
찬물에 헹구고... 물기 꽉 짜서 무쳤어요....
천연맛소금으로 간은 하고요..다진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무쳐야 맛이 좋은 것 같아요.
간장은 안 넣었습니다.

아까 북어국 끓을 때 옆에 조리하던 것은.. 며칠 전..아이들이 먹다 남은 함박 스테이크 고기..
냄비에 약간의 물을 넣고.. 적당한 크기로 자른.. 고기를 넣고... 뜸을 들여준 다음에...
A1 소스와 토마토 케첩만 넣어서 살째기 졸여 주었답니다..
재활용 반찬인 셈이죠..

아침 밥.다 완성되었어요..
근데..남편을 위해 끓인 북어국을 먹을 남편은..... 오질 않고.... 아침 준비하는.. 전화와서..조금만 더 쉬었다가 들어오겠답니다...
아이들이 전화를 받았는데.. 다른 때 같으면 절 바꾸라고 할텐데..
그냥 아이들한테 전하고 만 것을 보면 후환이 두려운가 봅니다...ㅎㅎ

술 때문이건 어쨌건.. 남편이 귀가하지 않으면 당연히.... 기분좋을 아내는 없겠지요....
그래서인지... 주말 아침... 근사하게 해 먹을까.. 했던 마음이... 간단하게 먹지 뭐..이런 마음으로 바뀌어서... 다른 건 안했어요.

그래도.. 아이들은... 재활용 반찬으로 맛있게 먹고....

어머니는 시금치랑... 고등어찜 가지고.. 밥 한공기 드시고.. 더 드시더군요.


말끔하게 먹어치운 아침 밥상입니다..
막내...끝까지 앉아서.... 접시를 뚫을 작정인가 봐요... ㅎㅎ


말끔하게 먹으면... 기분이 참 좋지요.....
하긴... 오늘 아침..반찬이 너무 단촐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요.
남김없이 먹는 그릇들.. 알뜰주걱으로..한번 훑어서... 그릇 하나에 모으니...

딱 요정도로..음식쓰레기 나오는군요.. 좋아요^^

오늘은... 밥상 차리기가 너무 간단한 것 같아서...... 서비스 차원에서.... 저희 집 저장 마늘 보관팁입니다...
커다란 양파 자루에... 마늘을 넣으면.. 아래로... 축 늘어져서.... 무게 지탱도 어렵고... 가장 큰 문제는 꺼내 먹기..어렵다는 거지요..일일이... 맨 위에....묶은 것을 풀어야 하고 말이죠..
그래서... 저렇게... 했더니..보기는 좀 그럴지 몰라도..꺼내 먹기도 용이하고요.
일단... 마늘이 잘 말라서.. 상하지도 않는 것 같아요...
맨 위를 묶지 않고 보관하기 때문에.. 손이 쑥 들어가서 꺼내기 쉬워요.

옷걸이를 구부려서... 창틀에..고정시켜 놓은 거라... 어떤 곳이든 설치 가능합니다..
물론..설치비..무료이구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