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아주 오랜만에 골프연습장에 가서 골프채를 휘두르다 온 다음에 근육통이 생겨서 더 그런가봐요.
오늘은 남편이 해외출장을 간다고..어제 짐챙기느라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아침 내내..이건 어디있냐... 와이셔츠 개겨라..옷 다려라... 어수선을 떠는데.. 제 마음이 다른 곳에 간 양 바빴답니다.
왜냐면... 오늘 그 아이를 오라고 했거든요.
큰 딸아이만 그렇게... 떠나지 않았어도..지금쯤.. 깨소금을 풍기면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고 있었을....사외될 뻔했던 그 아이요.
그 아이를 보고 있으면... 아니.. 떠올리기만 해도.. 제 마음이 참 어수선해요.
안쓰럽기도 하고...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늘상.. 어찌 지내는지 궁금하고 아무튼..참 복잡한 마음인데..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어요.
7년을 넘게 사귀고..집에 간혹 와서 놀다가곤 했지만 저나..나나..그닥 말이 많은 편은 아닌지라..많은 대화를 나누질 못했는데 아이를 중환자실에 눕혀놓고.... 병원 복도에서..서로를 안쓰럽게 여기면서.. 같이 붙잡고 울기도 하고... 병원 카페에서 그 아이가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서로를 더 알게 되고 친해지기도 했는데...
그 아이는 제 딸 아이가..어쩜 우리 곁을 곧 떠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이렇게 이야기했어요..어머니.. 그냥...흘러가는대로 가보죠... 그 아이말대로..딸 아이가 떠나고 나서도..우리는 흘러가는대로 가보고 있어요..
가끔... 밖에서 만나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딸아이를 멀리 떠나보내고 나서... 석달동안 두번 봤는데... 한번은 그 아이집에 가서 딸 아이가 갖다 놓은 자잘한 살림살이를 챙겨오면서... 함께 한강변 고수부지를 걷다 오기도 하고...또 한번은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카페골목 파스타집에 가자고 해서.. 함께 선거와 정치 이야기도 하고...한참을 토론(?)하다 왔기도 했어요. 그러다 오늘.. 처음 집으로~~
어제 장을 보러 가서..그 아이가 먹고 싶다던 꽁치도 사고.. 소탈한 그 아이는 고등어, 꽁치같은 생선을 참 좋아해요. 고기도 좀 사고, 파전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 마트를 두군데나 가도..다 팔렸다고 하면서 요즘... 쪽파 값이 너무 뛰어서 사다 놓기도 겁난다고 그러더군요.. 장마철이라 더 그럴 거에요. 이런 저런 것을 사다... 마침 싱싱한 생물 오징어가 있길래..그 와중에 사가지고 왔어요.
바쁘고 몸 아프다고 하면서도... 재료가 싱싱하고 좋다 싶으면... 지나치질 못하니... 이것도 병이겠죠?

한치 정도로...크기도 적당하고... 아주 싱싱한 오징어를 연한 천일염을 푼 물에 담궈 바락바락 재빨리 주물러서 씻습니다..
그러면...거품이 부글부글.... 하면서 불순물을 내뱉지요.
스텐 채에 밭쳐서...물기를 쫙 빼구요..
절임을 해서 3~4일 냉장숙성시켰다가 다시 제대로 양념을 해서 무쳤다가 숙성시키면 오징어젓갈이 됩니다.
이게 좀 귀찮긴 해도... 집에서 담궈 먹으면 좋은 게..... 짜지 않게 담근다는 것..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유해한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는다는 점이죠.
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가공품이든지.. 만들어 파는 반찬, 음식들에는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이렇게 밭쳐 놓고 물기를 뺀 다음에.. 중요한 재료 하나를 넣어주는데요... 바로 쐬주입니다...
꼭 참이슬이여야 하는 건 아니구요. ㅎㅎ
소주는.... 술은 음식이나 주방에 유용한 기능이 몇가지 있는데요.
대표적인 기능이...살균, 소독기능과 비린내 제거 기능입니다.
오징어 젓갈에 소주를 넣으면 살균, 소독도 될 뿐 아니라.. 해물 특유의 비린내도 잡아주고.. 또한 짜지 않게 담그면서도 오래 보존을 시켜주는 기능을 한다는 점이 아주 중요한 점!

나중에 오징어 젓갈 담그는 자세한 레시피는 블로그에 올려 놓을 거니 참고하실 분은 참고하시고요...
오징어를 손질해서 무게를 재 보니... 총 870g 되더군요..
남편이 손질하고 있으니.. 싱싱해서.. 젓갈 담그지 말고 생으로 먹자고 해서... 여름이니깐 살짝 데쳐서 네 마리를 먹고 남은 양..
이정도의 오징어이면 대충.. 구운 천일염 2큰술, 매실청 2큰술에 소주 2큰술을 넣어서 섞으면 됩니다.

잘 섞은 것을.. 통에 담아서 김치 냉장고에서 3, 4일 정도 숙성시킬 예정입니다..

오징어 젓갈을 담그고.... 뒷베란다... 식재료 창고를 서성이다 보니.... 지난번에 사온 찰토마토가...빨갛게 잘 숙성이 되었네요.
토마토 케첩을 만들려고... 적당한 때를 기둘리고 있었는데..딱 적기가 된 거에요.
뭔가.... 때가 있어요...
토마토 하나만 보더라도... 쥬스를 만들기에 알맞은 때가 따로 있고..
케첩을 만들기에 알맞은 때도 또 따로 있는 법이지요. 쥬스는... 너무 익은 상태에서 갈으면 신선한 맛도 떨어지고 꼭... 통조림 쥬스를 먹는 맛이라 별로거든요..약간 빨갛고.. 푸른 끼도 띠고 있을 때가 좋은 반면.. 케첩은 너무 설익은 상태에서... 만들면... 농익은 맛이 없어서 안 좋아요. 그렇다고.... 상할 정도로 익은 상태여도... 곤란해서... 그러기 직전... 완전히 익은 상태..그러면서도 신선도를 유지한 상태일 때가 딱입니다.
어제가 딱 그 때이더라구요. 바쁘고 힘들다고... 오늘 낼 나두면.... 신선도가 떨어질 것 같아서 어제 저녁 늦은 시각 담그기로 작정을 하고 시작을 하는데... 그 양이... 제가 쓰고 있는 로닉에 한번 갈기에는 좀 많더라구요.
그냥 두번에 나누어서 돌릴 것을... 욕심을 내서 한번에 할려다가.... 일이 벌어집니다..대형 사고....
넘쳐서...폭발..주방 사방 팔방..다 튀고....토마토 폭발 사건입니다.. ㅎㅎ
로닉은 이런 상태가 되었구요....
의외로 로닉을 사놓고 활용 못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보고 활용법 좀... 이러시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나름 고가의 주방 기구인데 그러면 곤란하옵니다...
전 거의 매일 쓰는 편인데.. 로닉.. 쓸모가 참 많은 도구이거든요..제 글을 따라오시면서 많이 활용해보시길 바래요.

로닉 주변은 더 가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