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이번 동짓날엔 팥죽을 꼭 먹자고 합니다.
친정어머니께선 동짓날이 되면 큰 솥에 하나 가득 팥죽을 끓이곤 하셨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는 팥죽을 끓이지 않으셨답니다.
이유는 저도 모르겠어요. 한국에 계신 어머니께 여쭤봐야 겠네요.
어머니께서 끓여주셨던 팥죽을 맛있게 먹었었는데
오랫동안 잊고 살다가 요즘에서야 문득 생각이 납니다.
팥죽에 대한 남편의 추억은 외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팥죽입니다.
겨울방학 때 놀러가면 늙은 호박 말린 것을 넣고 호박시루떡을 만들어 주셨고
솜씨가 좋으신 외할머니께서는 손칼국수도 그자리에서 뚝딱, 송편도 뚝딱...
시골에 내려가기만 하면 항상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왔다는군요.
전 부모님의 고향이 이북 평양이라서 외갓댁에 대한 향수가 전혀 없습니다.
외할머니께서는 어머니가 국민학교 때 돌아가셨고 북한에 계신 외할아버지는
목사님이셨는데 6.25전쟁도 나기 전에 공산당에게 순교를 당하셨습니다.
전쟁이 나자 친정어머님은 급히 월남을 하시느라고 아무 것도 가지고 오지 못해서
전 외조부모님을 사진으로도 뵌 적이 없어서 아쉽기만 합니다.
[죽 시리즈]
팥죽 http://blog.dreamwiz.com/estheryoo/12240246
전복죽 http://blog.dreamwiz.com/estheryoo/6385358
잣죽 http://blog.dreamwiz.com/estheryoo/4201742
고소한 녹두죽 http://blog.dreamwiz.com/estheryoo/5329358
호박죽과 호박범벅 (레써피는 없어요) http://blog.dreamwiz.com/estheryoo/4262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