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공~~~
왜 이리 정신이 없이 바쁜지 모르겠어요.
늘 방송 준비할 때마다 그렇긴 하지만 이번에는 특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사실.. 방송이 코 앞에 닥치니 밥상 준비는 뒷전이 되어버려.... 괜히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 가득입니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어찌보면 지 좋아서 하는 일이잖아요.
그제 일요일 저녁..... 남편의 취미생활..장보기가 또 있었습니다.
늘상 그러하듯....이것 저것..요것 조것... 참 다양하게도 사오는 것 같은데... 이번 장보기는 제 책임도 클 겁니다.
제가 지난 토요일에 방송국에서 VCR 촬영을 오기로 해서 금요일부터 준비로 바빴거든요 그래서 밥상을 대충 차렸더니.. 아마 먹을 것이 없어서 그런 줄 알고 장을 봐온 거지요. 남편은 워낙 구색 갖춰서 먹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고... 제가 부실하게 밥상을 차려내면 여지없이 취미생활인 장보기를 해왔던 것도 같아요.
꽃게도 사고... 갈치, 조기, 도미 등등.. 생선도 잔뜩.. 고기도 잔뜩....
덕분에... 다 손질해서 소금쳐서 하루 정도 베란다에 살짝 말린 다음에.... 너무 많아서 냉동실로 일부 보낼 수 밖에 없었답니다.
전 좀 알뜰하게 살림을 할려고 하는데... 남편이 도와주질 않네요. 늘상 이런 식이거든요... 제가 늘 아껴서 장을 보면 뭐하겠어요.. 한번에 크게 터트리는 남편이 있는 걸..그래도.... 더 나쁜 취미생활 안하는 걸.. 고맙다 생각하고 살아야지... 늘상 그렇게 위안을 삼곤 합니다..
이궁... 좀 불만이 많나 봅니다.. 이런 저런 넋두리가 되어버린 걸 보면... ㅎㅎㅎ
생선을 천일염에 간해서 놓았다가.. 체에 밭쳐서...놓고..

갈치는... 냉동시켜 놓으면 정말 맛이 없어요..그래서 통에 넣어서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었어요..부지런히 구워 먹고 조림해먹고 그럴 생각입니다.

도미랑 조기는 다시.. 채반에 얼기설기 걸쳐서 하루 동안 베란다에서 살짝 말렸다가....
하나씩 랩에 싸서 냉동실로 직행했습니다..

한쪽에선 생선 장만할라.... 또 한켠에선...맛소금을 하루 종일 만들었어요.
목요일 방송 내용이 소금에 관한 것인데.. 맛소금을 시연하자고 하고.. 제가 요즘 구상중이던 업그레이드판 맛소금..이거 좋다고...
관심있게 다루어보자고 해서... 어제, 오늘 내내 맛소금 만들고 있습니다.
이건... 목요일에 소개할 양파맛소금을 만드는 사진이구요.

나중에 자세하게 설명드릴게요...

비트도 채 썰어서 말렸어요...
이것도 역시... 다양한 맛소금과 함께 소개할려고요..준비중입니다.

남편 장본 품목에..삼겹살도 있었어요...
그래서 반찬 할 시간도 없는데 부지런히 삼겹살 구워서.... 맛된장을 양념해서 찍어 먹었습니다.


이것도 역시 남편이 사온 꽃게....
잔발은 다 잘라내고.. 모래주머니도 제거하고... 밑손질을 해놓았다가... 잔뜩 꽃게탕을 끓여 먹었습니다.

요새 바쁜데... 꽃게탕 잔뜩 끓여 놓고.. 삼겹살 굽고..밑반찬 조금하고 이런 저런 김치 꺼내 먹는 식으로 밥상이 차려지니 좀 편하더라구요.


11월에 먹는 꽃게탕은 꽃게도... 인기지만..저희 집에서... 꽃게탕에 넣은 무가 더 인기거든요..달달한 무가...꽃게에서 나오는 육수, 된장, 고추장, 고추가루와 어우러져서 참 근사한 맛을 내기 때문일 거에요. 그래서 무를 잔뜩 넣어 하는데도..늘상 나중에 보면 무는 없고 꽃게 건더기만 남곤 해서... 처치곤란이 되어 버린답니다.
그럴 땐..전 이렇게 재탕을 끓입니다....
우선... 꽃게탕의 국물을 좀 받아내고.... 그게 다시 종잣물이 되는 거든요... 멸치다시마육수를 내서.. 종잣물에 합치고... 그 국물에 무를 넣어서 다시 찌개를 끓입니다..

다시 양념장을 넣고....양파. 청-홍고추, 다진 마늘도 다시 넣어주고...

이렇게 무에 양념이 배이면서 무르도록 끓이다가 거의 다 되어갈 무렵에... 남은 꽃게랑 건더기를 다시 넣어서 한번 파르르~~~ 끓여서 서로 어우러지도록 하면...
다시 근사한 꽃게탕 재탕이 되는 거지요.
이거 나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요.
아래 사진은 남은 꽃게랑 건더기를 따로 보관해 둔 사진이고요...이걸 다시 재탕하는 꽃게탕에 붓는 거지요...


꽃게탕만...이렇게 알뜰하게 먹는 것이 아니고요...
대파 한 단을 사면... 대파 잎부분은.... 사실 시들어서 버리게 되잖아요.
그럴 때 이렇게 하시면 좋아요.
우선 사가지고 와서 바로 싱싱한 잎 그대로.. 잎부분을 잘라서 깨끗하게 세척합니다... 잎과 잎 사이에 흙먼지가 많어서.. 뒤척여가면서 잘 씻어야 됩니다. 세척한 잎을 채반에 밭쳐서 물기를 빼고요.


쫑쫑 썬 다음에....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보관해 놓으세요. 그렇게 보관해 놓으셨다가.... 심심할 때...꺼내서.. 파전을 구워 먹어도 좋구요.
멸치 육수 낼 때... 넣어서 함께 육수를 내주어도 육수의 맛이 훨씬 개운하고 좋아요. 지금은...배추, 무 뿐만이 아니라..쪽파, 대파 모두 싱싱하고 맛있을 때거든요. 이럴 때 하나도 버리지 말고 다 드세요..감기예방에도 파는 좋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비록 재탕이지만 처음 끓인 것보다 2%만 부족한 맛의 꽃게탕...다시 선보이고요..

갈치도 구웠어요.... 근데 갈치가 좀 작네요...
남편이 장을 봐오면... 비싼지 싼지...이 물건이 좋은 물건인지... 안좋은 물건인지...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장을 봐옵니다..
그래서...제가... 가끔 그러거든요... 우리 남편은 마트에서 상장을 줘야 한다고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사재기하는 소비자..마트 입장에선 완전 봉~~이잖아요.
그랬더니만.. 큰 딸아이가 그럽니다..
고추 하나 하나...방울 토마토 하나 하나도 골라 사는 소비자가 있으니... 그냥 무작위로 사는 아버지같은 소비자도 있어야....
마트도 살지 않겠느냐고~~~.....다 생각하기 나름이긴 하지요.

저희 딸은... 좀 이상한 식습관이 하나 있는데.. 뭐 하나에 필이 꽃히면 계속 그것만 찾습니다.
이번에는 그 필이 버섯에 꽃혀서..버섯이 너무너무 맛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볶은 새송이양파버섯볶음...
달군 팬에... 썰어놓은 버섯과 양파를 포도씨유에 달달 볶다가....


천연 맛소금 조금 뿌리고 후추 약간만 뿌리면 아주 간단한 버섯볶음이 된다지요.?
근데 맛도.. 아주 좋아요... 간단하고 영양좋고..몸에 좋고..그럼 따봉~~~이죠^^

남편은.... 지르고...
아내는 알뜰살뜰.. 꽃게탕도 재탕하고 대파 푸른 잎 하나도 버리지 않고 먹고....
구색이 참 잘 맞는 우리 부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