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김치를 담궜어요.
언니친구의 어머님께서 농사를 지으셔서, 고춧가루 현미 등등을 구입하는데
언니를 이뻐하셔서 배보다 배꼽이 크다 싶이 챙겨주세요.
이번에도 10포기만 부탁드려서 받아보니 6포기를 더 주셨네요..
갈라보니 속이 꽉 차고 달길래, 한포기는 쌈싸먹을 요량으로 남겨놓고 15포기로 김장했어요
처음 담그는 김치가 한단도 아니고 15포기..ㅠㅠ 겁나지만 시도해봅니다.
전 젓갈 잔뜩 들어간 김치도 좋아하고, 고기도 격하게 사랑하는데
언니의 요청대로 채식김치로 했습니다.
밖에 나가면 채식뷔페에 가지 않는 이상 다 젓갈 들어간 김치일건데,
집에서라도 젓갈 안들어간거 먹게 해줘야겠다 싶어서요.
엄훠 이렇게 적어놓으니 언니 생각 끔찍이 하는 동생같네요. 그런 건 아니에요 ㅎㅎ
매발톱님이 일러주신대로 배추를 절이고,
양념은 클라라슈만님 레시피를 기본 토대로, 사찰식김치 레시피를 응용했어요.
이 자리를 빌어 두 분께 무한감사를...ㅎㅎ
생초보가 덜컥 레시피부터 올릴려니 부끄럽지만, 혹여 채식하시는 분들 참고하시라고 일러봅니다.
채수재료
물 4리터, 다시마 60g, 건표고 60g, 중간크기의 무 2/3
찹쌀 1컵, 단호박 혹은 늙은 호박700g
양념재료
고춧가루 1.5kg, 마늘 2컵, 생강1/2컵, 양파효소 3컵, 집간장 2컵, 소금 1컵
과일무즙(무 1/2개, 배 1개, 사과 2개)
무 1개, 홍갓 1단
채수는 물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한시간반~두시간 정도 끓인다.
불린 찹쌀에 물을 넉넉히 붓고 죽을 쑤는데, 따로하기 귀찮으니 단호박도 같이 썰어넣고 삶는다.
밥알이 풀어지고 단호박이 으깨질 정도가 되면 소금간을 하고, 도깨비 방망이나 믹서로 갈아준다.
채수와 찹쌀호박풀을 섞어주고 식힌다.
식은 채수에 양념재료를 섞는다
-과일무즙은 면보에 걸러 즙만 사용. 무즙은 그대로 넣고, 사과와 배즙은 살짝 끓여 식힌다.
-소금은 간을 봐가며 넣는다.
무와 홍갓을 먹기 좋게 채쳐 속을 만든다.
양념에서 마늘과 생강을 빼면 사찰식 김치가 되겠네요 ㅎㅎ
그치만 전 마늘, 생강 좋아하는 여성이니 반으로 줄여서 넣어줍니다.
결과는..음. 달아요. 과하게 달진 않는데..보쌈김치같은 맛.
생각해보니 젓갈이 안들어가서 단맛이 더 부각된데다가,
채수에도 무를 넣었고, 단호박도 들어갔으니 좀 더 줄였어야 했어요.
그래도 제 입엔 맛있어요ㅎㅎ 처음인데 이 정도면 어디야~ 이러면서 혼자 자뻑을..ㅋㅋ
담엔 양파효소를 반정도 줄이고 해봐야겠어요.
큰 통에 넉넉하게 들어가네요
사진을 이틀뒤에 찍었더니 벌써 물이 많이 나왔어요.
항아리는 가장 나중에 먹을거라 속재료를 넣지 않고 양념만 바른거구요.
혹시 허연 무언가가 낄까봐 겉잎을 몇장 떼어내 펴서 위를 덮어줬어요.
스텐통은 큰통에서 두세쪽씩 덜어다 바로바로 먹을것들.
양념이 많이 남아서 깍두기도 했구요 ㅎㅎ
그러고도 남은 양념은 냉동실에 넣어뒀어요. 낸중에 겉절이가 먹고 싶을 때 유용할거 같아요.
이틀동안 쉬엄쉬엄 만들었는데 하고 나니 시원하고 뿌듯하네요ㅎㅎ
다시 한번,
매발톱님, 클라라슈만님, 애..애정합니다 !
다들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