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랗게 나를 반기던 새콤 달콤 맛있는 향기와 더불어 끝까지 그 새큼한 맛이 여운으로 남는
따뜻한 차가 생각났더랬습니다.
시집 오기전 엄마랑 둘러 앉아 야심차게 칼질하던 유자차...
음식하기에 참으로 대담하시고 통 무지하게 크신 울 엄마
한번 소금물에 씻고 저에게 칼과 도마를 내어 주시고는
xx야 ...넌 이만큼 썰어라...끝 딱 유자 양의 반을 배당해주시는 얄짤 없는 울엄니...
무지막지하게 씨만 뺴고는 겉껍질과 함께 같이 썰으라시던 울엄니... 나의 팔 힘만 믿고는 그리하셨는지...
나중엔 손끝이 쪼글쪼글...
그래도 한겨울 우리가 만들었다는 뿌듯함에 빼내어도 빼내어도 어디선가 쑥 튀어나와 나의 칼질을
매우 신경쓰이게 했던 유자썰기의 힘듬도 잊고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며 따뜻하게 타 마셨던 유자차...
어느덧 시집가고 아이 셋이나 쑥쑥 낳고
유자차 만들어볼 시간적 여유없이 몇해의 겨울이 갔네요
몇몇 유자 댓글을 보아도
미국에는 다 있지만 그래도 없는게 생 유자 열매...
그 귀하디 귀한 놈을 드뎌 대면하는 날..( 귤의 비타민함량 3배라네요..)
내 너를 손봐 주리라 이겨울이 가기전..음 하하하..
82의 여러 요리글들 보고는(하나도 초보 아닌 만년초보님 글보고 힘받아 ㅋ)
드뎌 힘을 얻고 유자박스채 구입...
내친김에 몸생각한답시고 유기농 설탕까지...카드라고 팍팍 지르고는
또 유자도착하기까지... 잠까지 설쳤다지요..ㅎㅎㅎ 워낙 손이 울엄니와는 달라 작거든요. 소심함도 있고..흠흠..
늘 울엄마 큰손으로 뭐 만드시면 버리시는것 반...;;;을 보고 자라 모든 양은 딱 먹을것만...하는 심보로 살아왔던 지라..
채 썰기 좋아라 하는 울 남편님 ( 채..하면 자기가 빠짐 안돼는줄 아는...)자기도 거들겠다고...또 참견 좋아라 하는 7살 막내님..따라 고사리손 씻고와서 야심차게 끼어들고..이제 그만 쉬라면 울컥 뒤돌아 앉아 삐죽 삐죽 거려 그만 끝까지 같이 했다지요..ㅋ 그 손으로 씨 다 빼냈어요..
만년초보님 레시피 따라 열심히 정말 열심히 따라 만들었답니다요. ㅎㅎ


이렇게 하루 저녁나절 큰 아이들 각자 셤공부 하고 세 사람이 거실에서 진을 치고 유자 까고 , 속빼내고 씨 훑고 , 겉 썰고..
분업과 작업 수시간후 .... 유자차 6리터 조금넘게와 이렇게 많은 유자잼이 그 담날 완성 됩니다. 흐유~
만들어 놓고 보니 나도 좀 먹어야 겠고 선물하자니 좀 작고
또 다시 필 받아 주문...이번엔 5킬로 그램
사실 한달전 동네 슈퍼에 진즉 첫인사 나온 유자 8개 들이 한팩을 사서
책 사고서는 내내 만들고 팠던 장선용 선생님의 유자청을 집에서 만들어 보았답니다.
그. 런. 데... 이게 글쎄 완전 대박...
한달 뒤 꺼내 썰어 맛본 유자청...선생님의 말씀대로 완전 꿈의 맛.... 전 선생님 남편이 하셨다던 그 감탄사를 정말 느꼈다니까요..!
집에는 바카르 디 럼과 깔루아 .. 데낄라..이런 종류의 양주 밖엔 없어 럼을 한두방울 첨가해 찬 생수와 유자시럽과 같이 먹었는데...과연 그맛이...예술예술..... 책에는 코냑 한두방울 넣어 드셨다는데..정말 술이 들어간것과 아닌것의 차이가 확...나요...!!
그래서 이번엔 이왕 선물하기로 한것 겨울에 흔한 유자차 보다는 제가 감동 먹은 유자청을 겁도 없이 ...만들어 선물해보자고 도전하기에 이르렀답니다. 정말 겁도 없이...ㅜ.ㅜ
5킬로 그램 ....세어보니 한 40개 넘게 나왔는데 20개 정도는 유자차를 담고 그 속은 동량의 설탕에 하루정도 재워 채에 내려 유자엑기스만 따로 보관 ... 유자청으로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 각종 소스와 샐러드 에 넣으려구요.ㅎ
본격적으로 장선용선생님의 유자청... 이건 엑기스의 유자청과는 다른 그 뭐랄까...유자동글이...??
먼저 유자4개 기준에 밤채 두컵, 대추채 한컵, 석이버섯 두큰술, 설탕 1/2컵,볶은 소금 약간
설탕 시럽만들기.. 설탕 4컵과 동량의 물
유자는 겉껍질을 살짝 필러나 칼 같은걸로 벗겨내고 소금물에 잠깐 데쳐놓습니다.( 전 제스트 하는 걸로 깎아 냉동실에 넣어 두었어요.
샐러드 할때 빠에야 할때 ..해산물 요리할때 조금씩 넣으면 1년 내내 유자맛을 느낄수 있잖아요^^)
큰것은 8등분, 작은 건 6등분하는데
도마위에 나무젓가락을 대고 유자를 그 사이에 놓아 피스를 내면 칼집이 끝까지 안가고 안의 속을 채울수 있어요.
안타깝게 사진 무...ㅜ.ㅜ 참 속을 파낸 유자 겉껍질 속 하얀 실 같은 건 일일이 제거하셔야 해요..^^( 이거
은근 일많음..ㅜ.ㅜ)



이렇게 준비한 후 밤은 채 치고 대추도 돌려깍기 해서 썰고 석이버섯도.. 그리고 유자 과육 속살은 씨를 빼 낸후 4등분 합니다.
모두모두 섞고 분량의 설탕을 고루뿌려 버무려 둡니다.
재료가 고루 어우러지면서 끈적해지면 유자크기만하게 동그랗게 뭉쳐 손질한 유자 껍질속에 넣고 껍질을 오므려 모양이 흐트러지지않도록
무명실로 묶어요. 요리 실이 있었으면 좋으련만...뭐 집에서 시침질 할때 쓰던 실로 그냥 모양새는 없지만...빙빙 둘러 주었지요.
손끝이 맵지 않아 예쁘게 야무지게 하는건...완전 꽝...이랍니다. 그래서 이런 요리사진 올리는거 참 완전 부담이지만...좋은 요리 소개해 드리는 거라 눈 딱감고 치부를 드러냅니다. 창피....



이렇게 공같이 다시 모양채워 넣은 유자를 하나둘씩 넣고는
동량의 설탕과 물 섞지 말고 끓여 시럽을 만들어 식혀둔 것을 부어 줍니다.
유자공이 둥둥 뜨니 위에 사기그릇이나 뭐 좀 무거운것 으로 눌러 주심 좋아요...

짜잔.... 뭐 모양새는 그저 그렇지만요. 전 큰 아들 작은아들... 선생님께 예쁜 유리병에 담아
유기농 설탕에 재운 유자차와 유자 청 그리고 유자잼... 편강 을 싸서 선물해 드렸어요.(이런 유자동글이
병이 다섯병은 넘게 나왔네요.ㅋ)
평소에 선물 잘 안받으시는 두분 너무너무좋은신 분들인데 내 자식 맡긴 선생님인데
그동안 고마움과 미안함,,,뭐 그런 의미로 한분은 결혼하신지 얼마 안되셔서 예쁜 아기 가지시라고 좋은것 많이 드시라고
또 큰아들 선생님은 항상 목이 아파 고생하시는데 도움되시라고 편강 좀 많이 드리고 커피 믹스 대신 비타민으로 겨울 건강
챙기시라고 ...메모 적어 배달하고 왔네요. 이렇게 정성 가득한 선물은 고마워 하며 심지어는 감동까지 하시고는
기쁜 마음으로 받으시더라구요. 밤과 대추 채 써느라 밤꼴딱 새운 보람이 있더구만요..ㅎㅎㅎ
꼭 ~ ! 독해서 평소에 맨입으로는 안드시는 양주 몇방울 떨어 뜨리고 드시는것 잊지 마셔요..
참...그리고 이렇게 시럽과 함께 꼭꼭 담아둔 유자 볼...ㅎㅎ은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한달뒤 꺼내 자른 피스대로 내어
시럽 1: 물 3 의 비율 정도로 드시면
됩니다. 맛난 겨울 ...꿈의 맛..유자와 함께 보내세요...^^ 두서없고 솜씨도 별루지만 참 좋은 디저트라 용기내어 올려봅니다.
요리글은 아마 첨이자 마지막이 될꼬예요..=3=3=3=3=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