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묵어가는 재료들을 처치하는데 중점을 둔 어제의 반찬들입니다.
먼저 1/3모쯤 남은 두부와 냉동실에 얼려뒀던 돼지고기 다짐육을 이용한 두부동그랑땡입니다.
보통 동그랑땡 보다 두부를 많이 넣었더니 보들보들하고 담백합니다.
돼지고기 밑간으로 간장, 생강분, 마늘, 참기름, 매실액을 넣어주고 달걀 1개, 두부, 다진파, 다진양파을 넣고 소금간을 약간 해서 비닐장갑끼고 매우 치댔습니다.
찰기가 생길정도로 치대고 프라이팬에 부칠 때는 수저 두 개를 이용해 떠넣어 가며 부쳤습니다.
청양고추를 다져 넣으면 칼칼한 맛이 나서 좋은데 마침 똑 떨어져서 못넣었어요.
어제 letitbe님 아이디어를 보고 '이거야!!'하고 김치를 넣으려고 했으나, 꺼내기가 늠늠 귀찮아서;;; 김치 넣는 건 포기하였더랍니다.=_=;;


싼맛에 살짝 멍든 사과를 사다 두었는데 아침에 안 먹으니 영 손이 안갑니다.
옥수수 샐러드에도 잔뜩 넣어 먹었는데 옥수수도 없고 해서 사과를 주재료로 샐러드를 만들었습니다.
당근, 양배추, 사과를 잘라 넣고 마요네즈, 생크림요구르트, 레몬즙, 소금, 후추로 버무렸습니다.
다른 채소가 있으면 넣어도 좋으련만 집에 남은 게 딱 저 정도였습니다.

맛난 국을 위해 비싸지만 한우 양지를 사왔습니다.
미역국을 끓였더니 역시.. 맛있네요. 비싼 값을 해줍니다.
무도 있고 소고기도 있으니 소고기무국도 끓였습니다.
무는 나박썰고 소고기와 함께 먼저 달달 볶습니다. 볶을 때 간장 조금, 참기름 조금, 후추를 넣어 밑간하고 고기 표면이 익도록 볶아줍니다.
물을 붓고(저는 더 맛나라고 멸치육수 내 둔 걸 넣었어요) 팔팔 끓이다 마늘, 파를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추면 됩니다.
팔팔 끓을 때 소고기 나오는 불순물이 엉기는 걸 잘 걷어내야 국이 맑습니다.

총각김치가 푹 시어진 것과 골마지가 낄 정도로 오래된 파김치를 물에 잘 씻어 참기름, 멸치육수+멸치 몇 마리 넣고 지졌습니다.
지진다는 표현보다는 푹 고아준 것마냥 무가 말캉해질 정도로 끓였어요.
물을 두어 번 추가하면서 끓이고 신맛이 덜 날아간 것 같아 설탕 반스픈 정도 넣었더니 맛난 김치지짐이 완성됐습니다.
김치는 못먹을만큼 시었다거나 골마지가 나도 씻어서 지지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신비한 음식입니다.
다른 반찬 있어도 거의 이거에다 밥 두 그릇을 비우더라구요.

오이 한 개 남은 게 있어서 오이무침을 했구요.
오이를 동글동글 썰어서 파,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식초, 깨, 매실액 넣은 양념에 잘 버무려주면 완성되는 초간단 반찬입니다.
바로 먹을 거면 샐러드마냥 심심하게 간해도 좋지만 두었다 먹으면 오이에서 물이 빠지면서 간이 흐려지기 때문에 간을 조금 강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엊그제 만든 콩나물무침과 함께 상에 냈습니다.
보리와 완두콩을 넣은 갓 지은 밥이 함께였는데 밥 먹는 사람이 밥그릇을 들고 있어 안보이네요.ㅎㅎ
바로 만들었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어요. 아무리 맛난 음식도 오래되면 맛이 없고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만들었을 때 바로 먹으면 그 맛이 훨씬 잘 살아나는 법이죠. 그래서인지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이제 냉장실은 무생채 조금과 브로콜리 한 송이를 빼고 다 비웠고 냉동실 정리용 반찬만들기로 전환해야겠어요.
한동안 음식 만들기에 무관심 했더니 냉동실이 꽉꽉 들어찼더라구요.
오늘도 쌀쌀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다들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