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의 계절입니다. 한포기에 500원씩 판다는 마트의 유혹에 빠져서 세통을 덥석 집어왔습니다.
배추 상태가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지금은 배추의 계절이니까요~
두통은 절이고.. 한 통으로는... 이리 저리 요리를 해 먹을 작정입니다.
우선 일요일 낮 시간... 둘째, 세째..요즘 틈만 나면 도서관에 가서 공부한다고 일요일에도 일찍 나가는데 집 가까이에 있는터라 식사시간에 맞추어 들어옵니다.
오늘은 제철 채소인 시금치, 배추도 넉넉히 썰어 놓고, 맛타리, 콩나물, 당근, 청-홍고추, 파프리카 줄기도 알뜰하게 썰어 놓고,
쭈꾸미와 마른 새우를 넣고 볶음우동을 할까 합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날 추워지면 잘 먹는 메뉴중 하나입니다.

냉동 대하 재고분이 있긴 하지만... 얼마 남질 않았서 왠지 아껴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마른 새우로 대체...
전... 생냉동대하를 늘 코스트코에서 삽니다.
마트에서도 팔긴 하지만 왠지 냉동대하는... 코스트코 제품이 맘에 들어서요. 건새우도.. 코스트코 제품이 실하고 육수도 잘 나와서 좋습니다. 코스트코에 가면.. 괜히 과소비하는 경향이 있어서 꼭 사야 할 품목을 정해서 일년에 서너 번 밖에는 안 가기 때문에...
냉동 대하가.. 다 먹어가는 거지요.

우동사리도 한번 데쳐서 준비해 놓고요.

볶음우동에는 시금치도 넣으면 맛있어요. 데쳐서 넣어도 되지만 전 그냥 생으로 넣습니다.

불고기를 볶다가 볶음우동을 해 먹어도 좋지만....제가 고기류를 좋아하지 않으니깐 아무래도 저희집은 뭐든 해물로 고기를 대신하곤 합니다.

볶음우동에 들어갈 양념간장도 미리 개어 놓고요...
물 1/4컵, 진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생강술 1큰술, 다진 파와 마늘 약간,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작은술입니다.

가을 배추가 맛이 좋으니깐 배추도 큼직큼직하게 썰어서 함께 볶아주면 더욱 맛이 좋겠지요?
더구나... 싼....배추가 세 통이나 있잖아요~~~

일단 재료 준비 완료~~~

단단한 채소부터 순서대로 넣어서 볶아주다가...

버섯도 넣고.. 버섯은 향이 있는지라..오래 볶아주면 그 향이 다 죽어요. 나중에 넣어서 슬쩍 볶아줍니다.
낙지나 쭈꾸미도 오래 볶으면 질겨지니깐... 맨 나중에 넣어서 볶고요.
그런 다음에... 쪽파, 홍고추도 맨 나중에 넣어서.. 색을 살려줍니다.

어제 통깨도 볶았겠다.. 넉넉히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해주고요.

마지막으로 면과 시금치를 넣어서... 나무 젓가락을 섞어주고.....

미리 준비해둔 간장 양념장도 넣어서 버무려서 주면 볶음우동 완성됩니다...
간단하게 할려면 엿장을 활용하면 더욱 쉬우니깐... 엿장이 있으신 분들은 엿장을 가지고 양념장 만드셔도 좋아요.

볶아서 얼릉 먹어야 하는 관계로 이쁘게 담아내는 것은 생략~~ 대충 담아서... 얼릉 먹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남은 배추 한통으로 배추 축제를 벌입니다.
배추 속대를 뜯어내서 살짝 데쳐서...

물기를 꼭 짜내면... 노란 빛깔이 너무나 고운 배추 속대입니다.

또 남은 속대는... 씻어서 체에 밭쳐 물기를 뺍니다. 꼬골꼬골한.. 잎사귀의 골이... 흡사 노래를 부른 것 같습니다.
병아리 때들의 합창..

배추의 노란 속대나물 옆에는... 파릇파릇 푸른.... 브로콜리도 놓으려고 역시 배추 데친 물에 데쳤습니다.
식탁의 메뉴를 선정할 때는 늘... 채소와 생선, 고기의 배합도 맞추려 하고,
조리 방법도 다양한 방법으로 하면 좋겠다 싶고, 또 하나는... 음식 색의 조화를 맞추는 것입니다.
특히 한식은 조림, 볶음, 장아찌류가 많다보니 어쩔 땐 온통 우중충한 검은 색 아님 짙은 갈색이 주류가 되곤 하잖아요.
그래서 늘 한 끼 식사를 준비할 때 우리나라 전통의 오방색처럼... 흑백황적청을 염두에 두곤 하지요.
사실.... 음식은 입으로 먹는 것 같아도 제일 먼저..음식을 먹는 것은 눈이 아닐까요?

전 얼갈이 배추로 만든 배추나물도.... 가을 배추 속대로 만든 배추나물도 다 좋아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물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냥.... 깨끗하면서도..맑은 그 맛이 너무 좋아요. 먹고 있으면 괜히 저도 그렇게 맑고 깨끗한 마음을 품은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데친 속대에 다진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 천연맛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무쳤습니다.

경상도에 가보면 특색있는 음식 몇가지가 눈에 띄는데...
늙은호박 부침개, 생땅콩 삶아 먹기, 그리고 배추전을 전 찜했어요. 세 가지 다... 먹어보지 못했던 맛인데도 불구하고 한번 먹어보고 반한 그런 맛이었어요.
오늘은 프리식의 배추전을 부칩니다. 반죽에 오징어를 넣어서 말이죠.
모양칼집을 내 준 오징어를 채썰어서...

튀김가루 반죽에 묽게 반죽을 해서 오징어를 넣고 섞어 준 다음에...노릇하게 부쳐주는 간단한 오징어배추전....
늦가을에 맛 볼 수 있는 별미지요.

배추속대나물.. 오징어배추전만 하면 조금..아주 조금은 섭섭할지도 모르니깐.. 배추잎을 넣은 된장국도 끓여서...
추운 날..따뜻하게 속을 달래줍니다. 멸치다시마육수를 낸 다음에....
그 국물을 조금 덜어서... 된장을 풉니다...

체에 된장푼 국물을 걸러 넣어주고요.
가뜩이나 못 찍는 사진을... 한 손에 카메라.. 한 손에는 체를 들고 찍으니..가관이긴 합니다.. ㅎㅎ

배추와 콩나물을 넣어주고요...

멸치 육수를 내긴 했지만 그래도 마른 새우 몇 마리들어가야..더 구수한 맛을 내는 것 같아서 새우도..풍덩~~

된장찌개건, 된장국이건...양파와 풋고추가 넉넉히 들어가야 좋아요.
양파는 달달한 맛을... 그리고.. 풋고추는 조금은 텁텁한 된장의 맛을 상큼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거든요.

김무침에 쓰일 양념간장도... 싱겁게 개어 놓고요...김은 바다에서 자라는 것인지라 김 자체의 염분이 많거든요.
물과 간장, 설탕, 깨소금, 참기름만 넣어야 좋아요.
다진 마늘과 파를 넣으면 김이 가지고 있는 향을... 오히려 없애서 안 넣는 것이 좋더라구요.


날은 춥고... 월요일은 왠지...아침 시간이 다른 날에 비해서 훨씬 바쁜데... 사진 찍을라..밥할라... 전 부칠라...
되집어 생각해봐도.... 무지 바쁜 아침이었습니다.

어묵도... 삼삼하게 졸이고요...

이쁜 배추나물도.. 한 접시 다소곳이.. 놓여있고요...
배추 나물을 보니깐.. 갑자기 우리집 막내가 생각납니다.
오늘 아침 등교길에... 지각할까봐... 서둘러 데리고 나가느라.. 옷을 제대로 챙겨입을 새도 없어서... 대충 걸치고 그냥 나갔더니만..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막내가 그럽니다.
엄마 가서.. 두꺼운 겉옷 입고 오세요.. 하면서... 엄마가 감기에 걸려봐야~~~ 아~~~~~ 이래서... 우리 딸 말을 들을 것을~~한다면서.. 개콘 흉내를 내길래......
결국 다시 집에 들어와 오리털로 중무장하고 나갔었지요.
엄마 따뜻해? 엉....
그 봐.... 자다가도 딸 말을 들으면 떡이 생긴다잖아.. 이럼서 웃습니다...
그래.... 지나가는 세 살짜리한테도 배울 게 있다고 하드라.. 이럼서..저도 따라 웃었더니....
그게 어디... 세 살 짜리 아이 말에서 배우라는 말이겠어요? 세 살 짜리 아이의 말이라도 새겨듣는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지... 이럽니다....
요즘 아이들의 말.... 도저히.. 당할 수가 없지 않나요?
요즘 젊은 2.30대를 보면.. 정말 때론 무섭다는 위기감이 들곤 하기도 합니다.
우린.. 지금껏 뭐했나 싶을 정도로... 능력도 출중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고... 당차고.... 참 대단한...저력들이 기대되곤 해요.
물론... 요즘 젊은이들 버릇없다.. 말을 함부로 한다고 저도... 좀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그 당당함과 앞으로 뻗어나가는 힘이 모여모여... 감히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어요.

배추나물 이야기하다... 대한민국까지 ..넘보며 삼천포로.. 빠지겠어요.. ㅎㅎㅎ
맛타리 버섯은...오늘은 살짝 데쳐서 물기 짜고.. 양념장에 찍어먹으려 합니다.
사실..버섯은 향이 좋아서... 양념을 해서 먹는 것보다는..그냥 버섯 그대로의 맛으로 먹으려고 합니다.
가장 단순하게.....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요즘 제가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김치를 내 놓을 때.. 만약 먼저 상에 내놓는다면 국물은 나중에 끼얹는 것이 좋아요. 미리 끼얹어 놓으면 김치국물이 분리현상이 일어나서 보기 흉하거든요. 설렁탕 무 깍두기입니다.

이 간장은... 양파장아찌 간장국물인데.. 발사믹식초를 넣어 만들었더니 맛이 아주 좋아요.
그 국물에...쪽파, 양파, 풋고추를 좀 다져 넣어주었습니다.
이건..좀 있다 부칠 배추전을 찍어 먹는 용도입니다.
배추전은 그냥 초간장을 만들어서 먹어도 좋은데.. 국물이 남아도는 이런 장아찌 간장 국물을 이용하면 맛도 더 좋고...
간장도 없애기때문에 활용해보시면 좋아요.


달군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아까 반죽해 놓은 오징어섞은 반죽물을 배추에 묻혀서 노릇노릇 구워 주면 좋습니다.
아까 브로콜리 데칠 때... 브로콜리도 하나 구워서 올려줄 요량으로 떼어 놓았습니다.

자.. 오징어가 들어간 배추전도 완성되었어요...

먹음직스럽지요?
달달한 배추의 맛이 그대로 혀로 느껴지는 달콤한 전입니다.

그냥 통째로 먹어도 좋지만.. 한 입크기로 가위로 잘라서 접시에 담았습니다...
늘...음식은 하는 사람 위주로 담는 것이 아닌 먹는 사람 위주로 담아주는 것이 좋아요.
어차피 음식이란... 내가 먹기 위함보다는... 다른 이를 먹게 하기 위함이... 더 크고..의미있거든요.

자..오늘 나올 반찬은 다 나오고...배추국은 보글보글 끓고 있을 때의 사진입니다..

국 뜨기 직전에... 무 깍두기도 먹음직스럽게 하기 위해 국물을 끼얹어 줍니다. 금방 꺼낸 것 처럼요^^

콩나물을 넣어서 시원하고 배추를 넣어서 달달한... 된장의 맛을 상승시켜 주는 양파와 풋고추가 듬뿍 들어간 배추된장국....
맛 좋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만드시고.. 그 기분으로.... 이번 주도.... 따뜻한 행복이 넘치는 한 주가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