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은 어찌어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요새 신종플루때문에 아이들 기침만 잠깐 콜록해도 눈이 똥그래져서, 벌벌 떠는 나날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외출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하지 않고, 식구들 주말이건 주중이건 열심히 삼시세끼에 간식 해먹이고 산답니다.
하지만 요즘 상당히 귀차니즘에 빠져 있어서 요리는 해도 사진을 대부분 잘 안찍는데,
카메라 들여다보니까 언제쩍에 찍은건지 기억도 안나는 사진들이 또 생각외로 많이 들어 있어서 모아서 포스팅 함 해봐요.


가을 단호박이 아주 맛있을때, 한통을 사면 요것저것 해먹기 좋지요.
요건 제가 아주 좋아하는 네이버의 내복곰님 블로그(저랑 메뉴 취향이 아주 비슷하셔서요, 뭘 만들지 딱히 떠오르지 않을때 종종 들러보면, 만들고 싶은게 생각이 나요. ^^)에서 본 것을 참고로 만든 단호박 쿠키 브레드예요.
말하자면 소보로의 쿠키 부분을 흰빵 사이사이에 넣은것을 쿠키브레드라고 한답니다.
달달하고 구수한 맛이지요.
단호박을 넣으니 색감이 참 이쁜거 같아요. 근데 다른색으로 해도 이쁠거 같아요. 자색고구마나, 쑥가루로 해도 멋질듯.


단호박은 참으로 쓰임새가 많아요. 샐러드 해먹고.. 쪄먹고.. 남은걸로 케익에도 넣고...떡도 만들고...
이리 저리 베이킹에도 많이 쓰지요.
그런데 그중에서 우리집에서 가장 인기있는것은 다름아닌 요 빵이예요.
요건 제가 몇년전부터 철마다 잘 해먹는 단호박빵 배합이 있어요.. 그 배합을 가지고, 조금씩 부가되는 재료를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고, 모양을 그냥 식빵팬에 성형하기도 하고, 세줄로 땋기도 하고, 또는 머핀팬에 한개씩 팬닝하기도 하고 등등...이리저리 응용해서 다양하게 시도하곤 하는데,
하여튼 이 호박빵은 어떤 형태로 만들어 놔도 한나절 가는걸 못봤을 정도로 아주 아주 맛나답니다. 속살이 아주 부드럽고, 폭신하거든요.
요리 해놓으니 따뜻할때 한개씩 뜯어서 잼이나 버터를 발라서(특히나 오렌지 마말레이드나 살구잼과 아주 잘어울려요.), 순식간에 먹어치운 그 빵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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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배합이,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반큰술, 따뜻한 우유 6큰술+ 따뜻한 물 2큰술, 오렌지술 2큰술, 호박퓌레(그냥 전자렌지에 물기 없이 쪄서 으깬것) 반컵, 황설탕 1큰술 반, 오렌지 제스트 반큰술, 소금 1작은술, 버터 3큰술, 강력분 2컵
이래요.
뭐.. 아시는 방법대로 반죽하시고.. 1차발효- 휴지-성형은 내맘대로.. 아까 말씀드린대로 식빵모양으로 하시든 저처럼 모닝빵으로 하시든, 햄버거 번이나 클로버리프로 하시든... 하시고, 2차 발효하신다음 구으면 되지요.
저의 경우, 한덩어리면 180도 35분, 저렇게 모닝번이면 25-30분, 작게 낱개로 구울때는 190도에서 15-20분이 딱 좋아요.
여기서 오렌지 술이라함은, 그랑마니에나 쿠엥트로를 말하는 건데, 넣으면 향이 좋아요. 살짝 오렌지 향이 나거든요. 없으면 빼고 오렌지 쥬스를 넣어도 되고(쥬스가 산성이라 발효가 아주 잘되거든요.) 그마져도 없으면 그냥 물을 넣으면 됩니다.
오렌지 제스트는 오렌지 껍질을 넣는건데, 이 역시 있으면 넣고 없으면 빼요. 향이 좋으라고 넣는거거든요.
저는 이 배합에다가 크렌베리를 잔뜩 넣어서 할때도 있고요.. 오렌지를 빼 버리고 넛맥을 넣는 경우도 있고요..
우유 대신 요플레를 넣기도 하고...
하여튼 할때마다 내맘대로 하는데 언제나 맛있어요.

자매품 글귤 모닝빵도 맛있지요.
저건 그냥 보통 우유 식빵 반죽으로 하는건데, 밀가루 두컵=약 300그람 정도로 만드는 식빵 한줄짜리 배합입니다.
베이킹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자주 사용하는 우유식빵 배합 한개쯤은 있을거예요. 저도 그렇거든요.
이 식빵 한줄짜리 배합이면, 저기 사용한 틀이 20*25센티짜리인데, 저렇게 12등분하면 저렇게 딱 한판이 나오기가 적당하답니다.
특히 베이킹 초보신 분들이라면, 양에 따른 틀 크기에 대한 개념을 좀 잡으시는것이 좋아요.
이정도 양이면 어느정도 크기의 틀이 적당하다든가.. 하는 개념이 없이, 양에비해 대책없이 큰 틀을 사용한다던가, 혹은 그 반대의 경우 맛은 둘째치고 모양이 제대로 나올수가 없어요.
이 빵이 왜 금귤 모닝빵이냐면 말이지요, 말 그대로 금귤이 잔뜩 들어갔거든요.
올 봄에 식구들 먹으려고 낑깡을 한봉다리 샀었는데요, 너무 시어서 아무도 안먹는거예요.
그래서 유자차 담그듯, 반 갈라서 설탕을 동량으로 해서 재워두었었거든요.
그게 몇달 지나도록 냉장고에 넣어두니.. 아주 환상적인 맛이 되었어요.
한개씩 케익에 데코로도 쓰고요, 다져서 쿠키나 파운드 케익에도 넣어봤더니 너무 맛있는거예요.
이번에는 1/3컵쯤 꺼내서 믹서에 물은 하나도 안넣고 건더기만 꼭짜서 갈았어요.
이걸 빵 반죽에 넣었더니 아주 환상적인 모닝빵이 되더라구요. 향이 좋고 달달해서 굉장히 맛난 디너롤이 되더군요.
속살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유감일뿐이고...ㅠㅠ(이순간에 요즘 사진찍는거 귀찮아하던거 잠시 반성..)

큰아이는 요새도 여전히 아침마다 오늘 오후에 먹을 간식을 '특별히 주문'하고 나가곤 하지요.
아이들은 누구나 부쉬맨빵을 너무나 좋아하는것 같아요. 자주 부쉬맨빵을 주문하거든요.
무심코 저도 그냥 반죽을 하려고 하는데, 문득 책을 뒤지다 블랙브레드라는게 딱 걸렸어요.
배합을 보니까 거의 부쉬맨빵하고 같은데, 다른점은 당분이 훨씬 덜 들어간다는점.
만들어보니까 덜 달아서 샌드위치 만들어 먹기도 훨씬 낫고, 만들때는 반죽 되기도 훨씬 적당하고,(부쉬맨빵 반죽이 상당히 질거든요.) 아주 좋았어요.

사진으로 봐서는 빵결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굉장히 촉촉하고, 이 촉촉함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더라구요.
애들은 뭐... 생각했던 대로 그래도 더 단게 좋다고는 했지만... ㅡ.ㅡ
이 배합 한번 해보세요.
거의 다 같은데 좀 덜 달뿐이예요.
<Black bread roll>-12개의 샌드위치롤 분량
(1컵=240미리)
따뜻한물 2와 1/4컵, 드라이이스트 2큰술, 녹인 버터 6큰술, 몰라세스 3큰술, 인스턴트 커피 1큰술, 소금 1큰술, 캐러웨이 1큰술, 팬넬 1작은술, 밀기울 1/3컵, 무가당코코아파우더 1/4컵, 통밀 3컵, 강력분 혹은 중력분 3컵~3컵반
분량의 배합대로 반죽하시면 되는데, 저기 있는 잘 모르는 재료는 빼거나 대체하세요.
몰라세스- 꿀이나 물엿으로 대체하시구요,
캐러웨이, 팬넬- 빼셔도 되고 다른거 넣으셔도 됩니다. 흔한걸로요.. 집에 있는거 넣으세요. 호두같은거 다져 넣어도 되고요..
밀기울- 없으면 그냥 저 분량만큼 강력분으로 대체해도 되구요, 아니면 다른 가루로 넣어도 무방하지요. 호밀이라든가, 멀티그레인믹스라든가...
이리저리 없는 재료 다 바꾸고 나면 결국 원형과는 마~~이 다른 빵이 될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뭐 맛나면 되는거 아닌가요?? ㅎㅎ
하여튼, 반죽-1차발효-성형-2차발효하시고.. 저는 190도에서 약 25분 정도 구워야 좋더군요.

저야 뭐 늘 주문생산이니까.. 주문받으면 그냥 해냅니다. 공갈빵도 해주고..

너는 뭐냐? 하루걸러 한번씩 굽는 식빵인데 얘는 왜 찍었는지 오래되서 까먹음. 칼집 잘들어가서 기념으로 찍었는지도...ㅠㅠ

한동안은 지겹도록 초코 쿠키를 구워댄적도 있지요.
초코 쿠키 먹고 싶대서, 초코칩 쿠키를 구워줬더니 그게 아니랩니다. 그래서 초코 크링클을 구워줬더니 걔도 아니랩니다.
그 다음에는 땅콩버터 초코칩 쿠키를 구웠는데 걔역시 아니랩니다.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하고 코코아 샤블레도 해줬는데 그것도 아니랩니다.
아놔~~ 그냥 대충 만족하면 안돼? 먹긴 또.. 주는대로 다 맛나게 먹고나서는 또 초코쿠키 타령을 계속 귀에 딱지가 박히도록 하고 또하고...ㅠ.ㅠ
이게 진짜 마지막이다~~하고 만든게 얘였어요.
얘 이름이 원래 뭐죠? 킵펠이라고 하나요??
원래는 저리 궈서 초콜릿 녹인거에 반쪽을 퐁당 담갔다가 꺼내서 코팅을 해요.
그리 만들면 분명 손에 덕지덕지 묻혀서는, 그 손으로 또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닐것이 분명하니까, 가나슈를 조금 되직하게 만들어서 샌드위치 해주고는 겉에 코팅은 생략해 버렸죠.
무지 맛난데 단점은 가나슈가 들어갔기때문에 실온에 두면 크림이 녹아요. 제과점이나 수퍼과자중에 가운데 크림이 실온에서도 녹지 않는것은, 분명 뭔가 이상한거??를 넣었기 떄문이예요.
집에서 만든것으로는 크림이든 뭐든 샌드하는 쿠키는 무조건 냉장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근데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 쿠키 꺼내 먹는 맛이 또 아주 신선해요. ^^
문제는 이걸로 초코쿠키 타령의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데... ㅠㅠ;;;

남은 가나슈는 케익위에 팍 부어 버렸지요.
모카 초코칩 쉬폰 케익이예요.

한입 아~~~
맛나겠죠?


작은아이가 꽃모양 쿠키라고 부르는 아이.
쿠키를 바삭하게 굽는 비결은 계란 안넣고 밀가루에 전분을 조금 섞는 것이었어요.
샌드한 잼은 홈메이드 자두+천도복숭아 잼이었습니다. 새콤한 잼과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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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샤 스튜어트의 쿠키책에 나온 레서핍니다.
<lemon-apricot sandwich>
반컵의 아몬드가루, 반컵의 밀가루(중력분), 반컵의 콘스타치, 소금 반작은술, 버터 반컵(약 110그람), 슈가파우더 1/4컵, 설탕 2큰술, 레몬제스트 2개 분량, 레몬즙 2큰술, 살구잼 반컵
반죽은 아시는대로 하시고..
다 된 반죽을 냉장휴지 적어도 30분 정도 두신다음 얇게 밀어요. 아마도 3-5미리 정도 두께일거예요. 하여튼 보통의 다른 쿠키보다는 좀 얇다 싶어야 바삭하니 식감이 좋아요.
모양틀로 찍어서 굽는데, 꼭 저처럼 가운데 구멍 안뚫어도 되요. 저리 하면 보기는 좋은데, 보관할때 잘못 포개면 다른 쿠키 바닥에 잼이 묻어서요..
하여튼 쿠키반죽을 팬닝하신다음 바로 굽지 마시고 냉장고에 한 10분 정도 두었다가(반죽이 묽은 편이기 때문에 금방 버터가 녹아버립니다. 녹은대로 구워버리면 쿠키가 좀 옆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어서, 좀 단단하게 굳히면서 작업하는것이 좋아요. ) 180도에서 한 10-11분 정도 굽습니다.
식힌다음에 잼으로 샌드하시구요, 윗면에 슈가파우더를 솔솔 뿌려주면 보기 좋은데,
저는 먹을때 애들이 슈가파우더를 죄다 여기저기 묻힐것을 예상하여, 굽기 직전에 반죽을 설탕가루에 슬쩍 눌렀다가 그냥 구웠어요. 그래도 설탕 코팅이 되기떄문에 그냥 굽는것보다 반짝거리고 이쁘거든요.
--원래는 제목 그대로 살구잼을 써야 하지만, 저는 자두+천도복숭아 잼을 사용했으니 이름이 바뀌어야 하는건가요? 레몬-자두+천도복숭아 쿠키로...이상하네요. 그냥 꽃모양 쿠키로 해야지...
이것도 샌드위치 쿠키니까 냉장보관 필수예요. 냉장고에 넣었던 찬 쿠키가 아주 맛있답니다.
제 생각에는 티파티용으로 아주 좋을거 같아요. 홍차랑 아주 잘 어울릴만한 맛이거든요.

유통기한이 지날것 같은 생크림 구제하느라 밀크 캬라멜을 만들었지요.
레서피는 베이킹스쿨 사이트 가시면 있어요.
만들기도 쉽고요, 굉장히 맛난데, 집에서 만드시는것은 파는것과는 달리 오래 보관은 안되는것 같아요. 한 일주일 정도 안으로 다 드시는것이 좋을거 같아요.
남은 생크림 처치용으로 만든거라 양이 좀 많았거든요. 다 못 먹고 냉장고에 오래 두었더니 설탕 결정이 조금씩 분리되는것이 느껴져요.
원래는 친정아버지 좀 가져다 드리려고 한거였었는데... 결국 못보낸 이유가 있지요.

이거보세요. 영문 유산지가 죄 들러 붙어 버렸어요. 흑흑흑...ㅠㅠ;;
이게 코팅력이 거의 없는거 같아요. 이걸 포장할때는 코팅이 확실한 애로 하는것이 좋을거 같아요.
전에 만들었을 적에는 종이호일로 했었거든요. 그건 이렇지 않았었는데..
뭐 덕분에 우리 작은아이만 살판 났어요. 많이씩은 안주고 하루에 두개씩.. 작은아이만 먹습니다.
(나는 살찔까봐 안먹고, 남편은 집에 없어서 못먹고, 큰아이는 단거 별로 안좋아해서 안먹고..)

햅쌀을 먹어야 하는데 묵은 찹쌀이 조금 있었어요. 얼른 먹어치워야되지 싶어서 맹렬히 소비하는 중이예요.
밥할때 찹쌀을 조금씩 섞어서 짓기도 하는데, 식구들이 별로 좋아하지를 않아요.
역시 찹쌀을 먹어치우는데는 이만한게 없다, 싶어 인절미를 했지요.
많이 만들어서 고물 안묻힌것은 냉동실에 넣어두는데, 아침에 바쁠때 한덩어리씩 구워서 끼니를 때우게 하니까 좋아요.
인절미 집에서 만들어 보셨나요? 찹쌀 고두밥 지어서 제빵기로 치대라고 하는데, 저는 반죽기로 치댑니다.
옛날에는 이걸 떡매로 쳐서 만들었다니, 세상 참 좋아졌어요.
집에서 만든 인절미는요, 참 희한한게 말랑거리는게 오래가요.
보통 저리 고물 묻혀놓은거를 떡집에서 사오면요, 물론 떡집에서도 인절미 같은건 다 당일 생산이지 전날 만든거 팔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집에 가져와서 한나절 식탁 위에 놓아두었다가, 다 못먹으면 고물이 상할까봐 냉장고에 넣어요.
그러면 하룻밤 지나고 꺼내보면 단단하게 굳어 있죠. 저는 그게 당연한건지 알았거든요.
근데요, 집에서 저리 쳐서 만든 인절미는, 냉장고에 넣었다 꺼내도 말랑해요.
그게 신기하더라구요. 그래서 다음날까지는 말랑한 인절미를 먹을수가 있어요.

약식도 했어요. 앞에 조그마한 그릇에 한그릇씩 담아서 그게 애들 간식입니다.
밤까는게 귀찮아서 그렇지.. 약식도 우리 애들이 매우 좋아하는 간식.

식혜도 잔뜩 했습니다.
마침 큰아이 유치원에서 행사가 있어서 음식을 좀 보내야 했어요. 저리 큰걸로 유치원도 보내고, 근처 사는 언니네도 한통 주고..
우리식구들도 아주 맛나게 잘 먹었지요.
찹쌀로 식혜를 하면, 국물이 맑아서 그건 좋아요.
그러나 식혜밥은 맵쌀로 한게 더 맛있는듯해요.

늘 이렇게 생긴 체크보드 케익을 한번은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이 사진은 좀 그런데.. 어떤 사진에 보면, 체크를 핑크랑 연두색이랑 해서 너무너무 이쁘게 만들어 놓은게 있거든요. 그래서 꼭 저도 한번은 만들어 보고 싶었지요.
그런데 이 틀이 집에 있을리 만무하죠. 당연히 돈주고 사기도 싫습니다.

두둥~~ 마침 작은아이가 노래를 부르던 "초록색 체리를 얹은 케이크"

짜잔~~

제법 괜찮아 보이죠??

초코 버전에 이은 모카 버전

모카는 초코에 비해 색이 옅어서 그런지.. 조금 덜 이뻤어요.
제가 늘 갈망하던 핑크와 연두색 케익을 만드려면.. 아무래도 색소의 도움이 필요할거 같아요.

이 케익의 비밀은 이거예요.
각각의 시트를 삼등분해서 쿠키커터로 찍었죠. 그리고는 생크림으로 이어 붙인거예요.
처음에는 나의 아이디어에 혼자 자뻑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다른분들도 이렇게 많이들 만드시는거 같더라구요. 역시 자만은 금물. ㅠㅠ
대신 이게 시트를 두개를 쌓다보니 높이가 높아져서 보관할때 조금 애매해지긴 해요.

바로 며칠전에는 이런 케익도 만들었었습니다. 조카 생일 선물이예요. 6살 여자아이거든요.
제가 '들들이 엄마'다보니, 이렇게 로맨틱하고 공주풍 케익을 만들기회가 전혀 없어서요,
마음먹고 만들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힘들더이다...
역시 사람이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되나봐요.
시트도 핑크로 했거든요. 딸기가루 넣어서 핑크로.. 근데 그게 천연 재료다보니까 색이 누리끼리 한것이...그것도 별로 안이쁜데다가..
원래 계획으로는 가장자리에 레이스를 줄레줄레 짜주려고 했는데, 마음먹은대로 안짜져서 다 밀어 버렸어요.
그러다보니까 크림이 거칠어져서 아예 시도하지 않은만 못했지요. 흑흑...ㅜㅜ
그래도 공주풍 아라잔도 듬뿍 뿌리고, 그냥도 비싸서 못사먹는 한팩에 만원짜리 딸기도 아낌없이 써주시고...ㅎㅎ
버뜨~~ 저 놈의 딸기 때문에 케익 박스에 살짝 걸리더이다..ㅠㅠ
나중에 언니네 가서보니까, 케익이 조금씩 눌렸더라구요. 흑흑...
앞으로는 무슨 케익이든지 간에 딸기는 눕혀서만 올리기로 결심.. 예전에도 같은 경험으로 결심한적이 있는데 꼭 까먹어요.

며칠전에는 마침 재료가 우연히 다 갖춰져 있길래 만두도 만들었어요.
워낙 제가 하는 만두는 김치넣고 만드는 개성식 물만두인데, 이건 일부러 찐만두용으로 만든거예요. 그래서 김치는 안넣었지요.(사실은 김장 전이라서 김치가 귀해서리...ㅠㅠ)
어찌어찌 이렇게 하면 되겠다 머리속으로 맛을 그려가면서 속을 버무리고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어디서 많아 봤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재료 들어간게 아무래도 하나님표 만두하고 비슷해진거 같아요.
만두피 사다하니까 맛은 좀 못해도 만두 만드는게 일도 아니더만요.ㅎㅎ
저중에 우리 아들놈이 빚은거는 어떤걸까요? 힌트는 두개

얘는 처음부터 찐만두용으로 만든거라 찜통에 샤워 시키고~

저녁으로 먹었지요.
어른은 10개씩, 애들은 6개씩. 다 못먹고 한개씩 남기더군요. 왕만두피로 했더니 크기가 엄청 컸거든요.

찐빵도 했어요. 저는 벌써 올해 두번째 찐빵이예요.
지난번에 완두 앙금 만들어서 해줬더니 앙금이 좀 너무 달게 되어서 별로였기에, 이번에는 동부 앙금 만들어서 넣어주었어요.

야채찐빵은 티나라고 당근, 호박 다져서 반죽에 섞어 주었어요.
속을 원채 많이 넣었서 만들면서도 이거 괜찮을까~ 했는데, 다행히 터지지는 않았지만 윗면이 쭈글거리게 나왔어요.
저리 안되게 하려면 속을 적당히 넣는것도 중요하구요, 1차발효는 적게 하는것도 포인트입니다.
원래 찐빵은 1차 발효를 한 15-20분 정도만 하거나 아예 안해요.
다음에 이쁘게 만들었을때 이것이 진짜다~하고 다시한번 보여드립지요.

야채찐빵 속.. 진짜 많이 넣었죠? 맛있어 보이나요?? ^^
마침 찐만두 속이 남았길래, 거기다 간을 좀 더 해서 만들었어요.
만두속은 간을 싱겁게 하잖아요. 나중에 초장을 찍어 먹을테니까.. 하지만 찐빵은 그냥 먹을거고 빵반죽이 두껍게 겉을 싸니까 간을 좀 세게 해야 맞습니다.
그래서 남은 만두속에다가 냉동 칵테일 새우를 한주먹 다져서 섞고,
굴소스 매운 맛-국산 굴소스를 사봤는데, 그게 마침 매운맛이더라구요- 좀 넣고, 참치액젓도 조금 넣었지요. 후추도 조금 더 뿌리고.. 했어요.
거의 파는 야채찐빵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훠얼~~씬 맛나답니다.

다행히 아주 추위가 본격적으로 오기전에 작은아이 목도리와 모자를 완성했습니다.
너무 좋아해서 난방 틀어놓은 집안에서 계속 저러고 다니고 있습니다. 머리에 땀이 줄줄...ㅎㅎㅎ
작은아이 머리통이 두살 많이 지 형보다 크더군요. 큭큭큭...
녀석, 이제 내년이면 유치원 갑니다.
저의 자유의 나날도 멀지 않았다는...
지난 6년간의 유배생활(?).. 마지막 겨울 힘차게 보내렵니다. ^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