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참 일이 많았습니다.
특별히 어쩌다보니 이 더운데 매일 맹렬히 오븐을 돌렸네요. 땀 삐질거리면서...ㅠㅠ


국산 생 블루베리를 한통 샀었는데, 생각보다 맛이 별로라서 그냥은 못 먹겠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파운드 케익에 넣어봤어요.
파운드 케익... 굉장히 여러해 만에 구워봤어요.
그 재료의 어마어마한 칼로리 포스때문에 의식적으로 멀리하던 애인데요, 어쩌다보니 이웃에 한개 선물하려고...
두개를 구워서 한개는 보내고, 다른 한개를 잘라 맛을 보니... 우와~~ !!!!....파운드 케익이 이리 맛난 애였는지 그동안 잊고 있었어요. ㅠㅠ
정말.. 기본 그대로 구웠거든요.
버터와 밀가루와 설탕이 거의 동량으로 들어가는...
기름지지만, 포슬포슬하니 너무 맛났어요.
그래도... 당분간 다시 멀리할 생각으로 한조각 먹고는 얼른 싸두고 식구들만 다 멕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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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파운드 케익>
버터 200그람, 설탕 160그람, 달걀 200그람, 레몬오일 약간, 박력분 240그람, BP 3그람, 블루베리 200그람(원래는 통조림을 쓰는건데 저는 생 블루베리로 했어요.), 생크림 50그람
--> 반죽 하시구요, 175-180도에서 50-55분 굽습니다.

고마운 분께 드리려고 모처럼 쿠키 선물세트도 만들어봤어요.
남편의 회사 동료인데, 마침 그 집 아이가 아토피라서 못먹는게 많다네요.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계란도, 밀가루도, 우유도 안 들어가는 애들로만 골라 만들었지요.
식용유와 두유를 넣은 케익에, 쌀가루 쿠키들이에요.

떨거지들을 이만큼 남겨서 맛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솔직히 선물을 하고도 이렇게 마음이 찜찜한게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ㅠㅠ
솔직히 말해서, 식용유와 쌀가루로 만든 쿠키와 케익은, 버터와 밀가루로 만든 그것보다 맛이 없었어요.
그건 정말... 어쩔수 없는 건가봐요.
쌀쿠키는 텁텁하고 케익은 포슬포슬하지 않고 밀가루 찐빵처럼... 그렇더라구요.
다만... 어린 아이가 걱정없이 먹을 수 있게 정성을 좀 보냈을뿐... 맛은 보장을 못하는... 뭐 그런 선물...
받으시는 분이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셨는지 모르겠어요.

쿠키 선물을 포장하고 있노라니, 남편이 자기도 동료들이랑 오후 간식을 먹을수 있게 좀 더 싸달라고 합니다.
떨거지도 양이 얼마 안되고 더구나 아직까지 나 자신도 자신이 없던터라...
오밤중에 부랴부랴 반죽을 해서 마블 파운드 케익을 두개를 구웠지요.
파운드 케익은 오래 굽습니다. 한 50분이상 구워야 해요.
9시 넘어 반죽을 시작해서, 그것을 한시간 가량 구워내고,
그것을 또 식혀서, 저리 잘라서 포장을 하고 나니, 자정이 넘었더라구요.
......정말정말... 피곤했습니다. ㅠ.ㅠ

또 가장자리 4쪽을 남겼습니다.
저와 작은아이가 낮에 먹었지요. 역시 버터, 계란 잔뜩 들어간 케익은 맛있더라구요...
먹으면서 내내, 아, 나는 어쩔수 없구나.. 내 입에 맛난것은 죄다 몸에 안좋은 것들뿐이구나.. 하면서 좌절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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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마블 파운드 케익>
김영모님 책에 나온거구요.. 감동적인 맛입니다. 날씬하신 분들 만들어 보세요. ^^
버터 200그람, 설탕 200그람, 달걀 200그람(약 4개), 박력 220그람, B.P 2그람, 생크림 50그람, 코코아파우더 30그람, 우유 60그람, 연유 15그람, 럼 30그람
1. 버터를 크림화 하다가, 설탕 넣고- 계란넣고-밀가루+베이킹파우더 채에 내려 섞고-생크림까지 섞으세요.
2. 다른 작은 보울에 우유+연유+코코아파우더를 섞어요. 여기다가 1의 1/5를 넣고 고루 잘 섞습니다.
3. 2를 1의 본반죽에 휙 붓고 가볍게 딱 한번만 뒤집어 섞어요.(많이 섞으면 마블이 안되죠)
4. 17*7*6 사이즈 파운드 틀 2개로 팬닝하시고, 175-180도에서 약 45- 50분 정도 굽습니다. 저는 180도에서 50분 구웠어요.
5. 뜨거울때 분량의 럼주를 붓으로 발라요. 그럼 향이 아주 근사해져요.
** 파운드 케익에 가운데 갈라지게 굽는거요, 굽기전에 가운데다 식용유 잔뜩 바른 주걱으로 쫘악 한번 갈라주면 되요.

오늘이 큰녀석 생일입니다.
생일인데 오늘 마침 어린이집에서 캠프를 갔어요.
수요일 오후였는데, 뜬금없이 아이가 친구들이랑 나눠 먹게 간식을 만들어 달랩니다.
아이 반 친구 엄마들은 종종 아이들 나눠 주라고 과자며 아이스크림 따위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도 많이 얻어 먹었으니까, 게다가 마침 지 생일이 캠프라서 친구들하고 파티도 못하게 생겼으니...
그대신 쿠키를 구워달랩니다.
아이구~ 내가 미친다...
그래서... 또 오후 다섯시에 저녁밥을 동시에 지어가며 쿠키 반죽을 해서(--> 요게 중요함. 국끓이고 밥하고 생선굽고 반죽하고.. 이 모든일을 한꺼번에 하려니 정신이 왔다 갔다... 거의 손이 안보이는 경지...ㅋㅋ) 그걸 죄다 냉동실에 넣어두고..
아이들 재워 놓고 10시부터 반죽을 꺼내 썰어 구워내서..
오밤중까지 그걸 식혀서 포장하고...한마디로 난리 부르스, 달밤의 체조!!
모두 합쳐 스물 다섯개!!

급하게 만들다 보니 모양이 죄다 엉망 진창이었어요.ㅠㅠ
이게 만약 애들이 아니고 엄마들한테 보내는 거였으면 창피해서 못 보냈어요, 아마..
그나마 나은걸로 싸보내고 났더니 남은 떨거지들은 하나같이 더 가관입니다.
그나저나 매일 연이은 베이킹에 남은 떨거지들만 아주 넘쳐납니다.
저걸 누가 다먹을까요? 남들은 양배추 다이어트다 뭐다, 살뺴기 열풍인데 오렌지피코네만 예외로군요. ㅠㅠ
(쿠키 레서피는 생략해요. 그냥 기본 샤블레 반죽이라고 생각하심 되요. 여기다가 여러가지 가루로 색만 조금씩 낸거구요..)

마지막으로 어제 만든 큰아이 생일 케익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도라에몽 케익이요.
속에는 요청에 따라 바닐라 제누아즈에 암것도 안넣고 크림만 샌드했어요.
모처럼 맘에 들게 아이싱이 나와서 힘든것도 잊을 만큼 뿌듯했어요. ^^
케릭터 케익을 만들면서 느낀건데요,
만약에 이런 케익을 돈주고 사야 하는 일이 있다면요, 상당히 비싸도 당연하게 생각할수 있을거 같아요.
우선 들어가는 재료만해도 엄청나구요,..다른건 다 빼고라도 그 비싼 버터가 거진 한통이 들어간데다가,
제가 무자격 아마추어라 곰손이라 그런지 모르겠으나, 시간도 엄청 걸리고요..
제누아즈 미리 구워놨는데도 크림만들고 아이싱하는데만 세시간 정도 걸렸으니까요..
정성이.. 보통 정성이 들어가는 케익이 아니랍니다.

해마다 아이 생일 케익을 만들면서 올해도 이만큼 아이가 컸구나, 느낍니다.
그저 건강하게 별탈없이 밝게 자라줘서 참 고맙습니다.

끝으로, 실은 작은아이 생일이 딱 한달전이었어요. 그때 작은아이 케익은 이랬어요.
....참... 유치 찬란하죠?? ㅠㅠ
작은녀석은 어려도 자기의 취향이 너무나도 뚜렷한데, 특히 초록색을 너무 좋아합니다.
반드시 지가 가장 좋아하는 코코몽에다가, 가장자리에는 반드시 초록색을 둘러 달라는 특별 주문때문에 저리 되었어요.
진짜 진짜~~ 내맘에는 너무 너무 안들었었는데,(더구나 마침 무지 바빴을때라 날림 공사를 하기도 했고.), 아이는 너무 좋아했었습니다.
특히 속에다가 바나나를 샌드해서 넣었는데, 버터크림과 바나나의 조합이 아주 환상적이었지요.
아이가 좋아해서, 힘든것도 다 잊었어요.
오늘은 큰녀석도 없는 날이고, 작은녀석이랑 둘이서 아침에 큰녀석 도시락 싸면서 따로 남겨놓은 김밥 점심으로 먹고, 도라에몽 케익과 그 많은 떨거지 쿠키들 처리하면서 하루를 보내려고 해요.
그리고 언제나처럼, 내가 이 무더운 날에 녀석을 낳았구나, 그때 참 힘들었었는데..
우리 엄마도 날 낳고 키우느라 그리도 고생하셨겠구나... 참 감사하며 하루를 보내렵니다. ^^
모두들... 무덥지만 행복하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