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얼갈이 김치 맛있게 담기>
시장에서 열무 한 간과 얼갈이 두 단을 사 왔어요.
시어머니와 함께 담았던 올 김장김치는 어찌나 맛이 좋았던지 금새 동이 나버려서는,
예전에 이미 다 먹어 없어진지 오래고...
그냥 3~4포기씩해서 조금씩 자주 담아먹는 김치도
아이고...?
김치통안을 들여다보니 대여섯 조각 정도 밖에 남지 않았네요.
그래서 시장에서 장보다가 열무와 얼갈이가 어찌나 싸고 싱싱하던지
김치 담그려고 다른 김치부재료들과 함께 양손에 무거운 짐을 가득 들고는 끙끙대며 집으로 돌아왔지요.
열무나 얼갈이는 사 놓고 하루만 지나도 금새 시들거리니
미루지 않고 바로 신문지 펼치고 다듬기 작업을 시작합니다.

얼갈이는 뿌리쪽 다듬어 주고 나니
다른것은 특별히 손질할 것도 없이 싱싱하네요.

반면에 열무는 묶음끈을 열어보니 안쪽에 누렇게 시든 잎들이 많아서
오른쪽에 보이듯이 누런 이파리 부위를 이것저것 칼로 똑똑 끊어주고 나니 처음보다 양이 많이 줄었어요.

무나 배추 같은것 절일 때 쓰는 전용대야에 넣고 흔들흔들 헹궈가며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털어버리고 다시 여기에 담은 후

위 아래 골고루 절여지도록 굵은 소금을 착착 뿌려가면서 뒤적여 줍니다.
그리고 40분동안 소금에 절여요.
맛깔스런 양념 만들기만큼이나 김치에서 너무나 중요한 것이 이 절임 부분.
뿌리는 소금양과 절임채소의 양, 채소의 수분정도 등에 따라 소금절임은 그때 그때 다 달라지지요.

40분 절인 후 열무와 얼갈이가 처음보다 기운이 빠져서 축 쳐져있는 모습이 보이시지요.
적당하게 뻣뻣한 기운만 사라지도록 해서 너무 보드랍게 휘어지지 않아도
열무와 얼갈이는 부드러운 성질이라 소금이 어느정도만 베여도 김치양념과 버무리면 금새 더 보드라와 집니다.
이제 소금기를 깨끗이 씻어야지요.
이 과정에서도 특히나 얼갈이는 사이사이에 숨어있던 미세한 흙들이 또 나오니
한잎 한잎 흔들어가며 정성을 들여서 깨끗이 씻어주어야 해요.

물에 두세번 깨끗하게 정성들여서 헹궈 물기 탈탈 털어서
각각 채반에 받쳐두어 물기가 빠지게 합니다.
어떤 김치건 간에 채소를 소금절임해서 씻어 준 후에
물기가 빠지는 시간은 넉넉하게 잡아 주는 것이 맛있는 김치를 담그는 비결 중 하나이지요.
얼갈이는 절이는 시간이 빠른 대신에 이렇게 소금에 절인 후에 물기는 확실히 빼 주고서 버무려야
양념이 찰 달라붙어 맛있는 김치가 됩니다.
물빼기도 그때그때의 상황마다 조금씩 달라지는데
이 때도 10시간 이상 물기를 뺐어요.

그 사이에 비는 시간이 많쟎아요.
편한 시간에 버무릴 김치양념을 준비합니다.
쪽파를 함께 넣어 버무려도 좋지만
일부러 없는 재료 사러 또 나가기 보다는 집에 있는 재료가 우선이지요.
냉장고에 싱싱한 부추가 한 단 있어서 부추 깨끗이 씻어 자르고
양념에 함께 갈아 넣을 양파와 홍고추도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해요.

기본 젓갈은 물론 감칠맛나는 멸치액젓을 쓸 것이지만
정식 배추김치가 아니라 얼갈이와 열무를 막 버무려 만드는 막김치라서
젓갈맛을 좀 더 신경써서 만들기로 했지요.
그렇다고해서 특별히 진귀한 재료를 쓰는 건 물론 아니구요...^^
주재료의 맛을 한층 높여주는 귀한 젓갈을 기본 김치양념에 함께 섞어 주면
감탄할만큼 입안에 쫙쫙 달라붙는 맛있는 김치가 나옵니다.
바로 올해 초 1월달에 버무려 담아 두었던 이 대구아가미젓갈을 함께 쓰는 거지요.
뚜껑에 붙여놓은 테이프를 보니 2009.1.7 이라 되어 있네요.
보통 12월~1월즈음이 주위에서 싱싱한 생대구를 가장 많이 볼 수 있을 때지요.
이제 벌써 반년이 지나서 아주 맛깔스럽게 서서히 맛이 더 들어가고 있네요.

뚜껑을 열어보면 이렇게 좋은 소금에 버무려서 만들어 놓은 대구아가미젓갈이 나옵니다.
지난 1월초 남편이 지인분들과 모임이 있어서 대구회를 먹으러 갔다가
가덕도 들어가기 전 선창가에서 싱싱하고 거대한 생대구 통으로 한 마리와 함께
신선한 대구 부산물들을 젓갈 담으라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넉넉하게 사왔었지요.
저는 이런 싱싱한 먹을거리 재료들 사다 주면 참 좋아라 합니다...^^
사실 그 날 하루종일 일이 많았기에 좀 귀찮다 생각도 들었지만...
이런 생물 생선은 하루를 넘기면 그 신선도와 맛이 얼마나 뚝 떨어지는지요.
하루 냉장고안에서 두었다 내일 해야겠다는 마음을 얼른 고쳐먹습니다.
얼마나 큰지 가장 큰 도마를 꺼내 작업해야 했던 생대구도
배를 갈라서 싱싱한 곤이같은 속의 내용물과 겉의 살코기를 절단해서 잘 모아두고
우선 대구탕을 시원하게 한 냄비 끓여 놓았어요.
이때만 해도 벌써 밤 12시가 넘은 야심한 시각인지라...
이런 갈무리 작업 필요한 생물생선을 좀 더 일찍 가져다 주지 않았음을..
아주 잠시... 아주 살짝만 원망해 봅니다...ㅠㅠ
하지만 이런 생각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으니 다시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꿨지요.
'원래 잠도 적으면서 뭐가 피곤하고 힘들다고.. 퍼뜩 끝내버리고 기분좋게 편안히 자야지.'
'아이고 정말 탱글탱글 싱싱한것이 소금에 삭혀서 밥도둑되면 애들 볼살이 포동포동 오르겠네...^^'
이러다보면 일이 어느새 벌써 끄트머리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요.^^
이 날은 이런식으로 늦은 밤 까지 두가지 부위로 나누어 작업을 해서 젓갈을 담아 놓았었지요.
이렇게 거친 대구아가미 부위로 담아 놓은 젓갈은 시간을 들여 냉장저장하면서
맛이 농후하게 제대로 베어나오면 이맘때쯤부터 김치 버무림 양념에 함께 드르륵 곱게 갈아서 쓰는 거지요.
멸치액젓과 함께 섞어서 버무리는 김치양념맛은 정말 환상입니다.
이게 말 그대로 대구의 거친 아가미부위로 담근 젓갈이지요.
처음보다 소금에 푹 절여서 반년 이상이 지난 지금은 많이 노골노골해졌답니다.

이 통에 들어있는 것도 그 날 담은 대구아가미 젓갈이예요.
위의 것은 거칠고 딱딱한 대구아가미를 소금에 절인 것이고
이 안의 젓갈은 보드라운 대구아가미 주위의 서덜을 발라서 담아 놓은 거지요.

뚜껑을 열어보면 이렇게 보드라운 아가미 속살이 나옵니다.
아가미 주윗살과 내장이 섞여서 노릇노릇 하면서도 끈적거리는데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 참 별미예요.
대구아가미를 하나씩 일일히 정갈하게 씻어서 부위별로 해체하기란
그리 수월치도 않고 시간도 제법 걸리는 작업이지만
이리 한번만 수고하면 두고두고 맛난 먹거리에 두루 쓰여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이런 젓갈류는 싱싱한 재료 구해서 좋은 소금에 직접 절여 놓으면
큰 돈 지불하고 사먹는 어떤 젓갈과도 또 비교할 수 없이 값진 것이기도 하구요.
올 겨울에도 생대구가 제철일때 아마 싱싱한 아가미만 구하게 되면 또 해야지요...^^

용량이 크면서도 잘 갈리는 믹서기가 이럴 때 필요해요.
이 대구아가미젓갈을 제일 먼저 믹서에 넉넉하게 넣고

양파와 홍고추도 적당히 잘라서 양 넉넉하게 넣고
찬 밥도 2숟가락 크게 떠서 넣습니다.
이렇게 보리쌀과 섞어서 지은 밥도 좋고 흑미나 찹쌀, 현미 등과 섞어지은 밥도 좋아요.

강약 조절을 해가면서 미세하게 모든 재료가 하나가 되도록
믹서기에 잘 갈아줍니다.

그리고는 김치 양념을 무쳐낼 커다란 음식 버무리기 전용대야에
방금 갈아놓은 김치보조양념과 고춧가루, 다진마늘, 멸치액젓등을 모두 넣어
숟가락이나 주걱으로 휘휘 잘 섞어 주지요.

처음에는 좀 뻑뻑하게 시작해서는
김치에 치댈 양념농도를 멸치액젓과 멸치다시마국물(혹은 생수)를 적절히 혼용해 가면서
이렇게 서서히 흘려주어 김치재료들에 착 달라붙기 좋은 농도로 만들어 줍니다.

이렇게 해서 바로 버무릴 준비가 되었네요.
김치양념은 다 치댄후에 남은 것은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다양하게 쓸 수 있으니
처음 김치를 만드는 경우에는 양념을 모자라는 것 보다는 좀 넉넉하게 만들어 쓰는것이 안전합니다.
김치 치대다가 중간에 양념이 모자라게 되면 참 난감해지지요.
저는 보통 열무 한 단에 얼갈이 두 단이면 이 정도 양이면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늘 적당하기에
비슷한 양으로 이렇게 양념을 만들어 씁니다.

물기가 쪽 빠진 열무와 얼갈이를 함께 넣어서

손아귀에 힘을 빼고 슬슬 발라주듯이 양념을 모두 골고루 묻혀요.

깨끗이 씻은 엄마손으로 이렇게 금방 버무린 김치 잡아서 입에 넣어주면 다들 행복해 하지요.
금방 만든 이 열무얼갈이 김치 한모타리.. 한 입 드셔 보실래요?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기전에 옆에서 한 젓가락 집어 입에 넣으면
젓갈맛이 농후하게 느껴지는 양념의 감칠맛이 입안에서 요동을 칩니다.
지금 식은밥이라도 한 그릇 옆에 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해 지지요.

방금 버무려 만든 김치... 바로 그 자리에서 먹으면 또 얼마나 맛있어요?^^
오가면서 다들 그 자리에서 김치줄기를 한 입 두 입 어지간히 먹은 후에
이렇게 김치통안에 꼭꼭 눌러담고 김치냉장고에 넣었어요.
이 열무와 얼갈이를 섞어서 담은 막김치는 오래 두고 먹는 김치가 아니라 금새 없어지겠지만
배추김치와는 또 다른 싱그러운 맛이 먹는 내내 참 좋지요.
또 이렇게 무더운 여름에 특히 참 잘 어울리는 김치이기도 하구요.

적은 양이라도 김치 한번 담고나면 씽크대 위가 아수라장이 됩니다.
큼직한 채반 몇가지에 사용한 믹서기 일일히 분해해서 다 씻어 두고
주걱이나 숟가락, 시식한다고 사용한 개인접시들과 젓가락, 물컵 등등...
소금에 절이고 버무리는데 사용한 대야도 다음번을 위해서 깨끗이 씻어 말려두어야 하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은 주기적으로 늘 반복되기 마련인데
늘 차분하게 제자리에 정리되어 있는 주방의 모습보다는
이렇게 어질렀다가 또 씻어 말려두고 다시 제자리로 돌려보내고 하는 다소 번거롭게 느껴지는 과정들이
부엌이란 공간을 생동감 있고 정감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일부러 이것저것 골고루 꺼내 쓰고 또 씻어 정리하고 하면서
온갖 조리도구들도 한동안의 묶은 때들이 시원스레 씻겨 나가니
이래저래 이렇게 뭣 한가지 부산스럽게 만들고 나면
덤으로 부엌 여기저기까지 반질반질하게 더 빛이 나게 되는것 같아요.
이렇게 소소하게 김치 한가지 만들어 놓으면 여러가지로 속이 다 시원하니
그 맛에 더운날에도 여름김치 이것저것 자구 담아 먹게 되지요.^^

<한입에 쏙 넣어서 아삭아삭 맛있게 먹는 넙적 무깍두기>
다들 잘 아시겠지만 공산품을 빼면 과일, 채소나 다른 식재료들은 재래시장쪽이 훨씬 싸지요.
이 큼직한 무 3개에 1000원 주고 사서는...
어찌나 무거운지 집까지 힘들게 들고 왔답니다.
무청이 모두 싱싱하게 달려 있는 무 하나는 채썰어서 나물로 볶아서 잘 먹고 있구요.
나머지 2개는 이참에 깍두기를 담으려고 깨끗이 씻어 봅니다.

얼마전까지 네모낳게 깍뚝썰기로 담아 먹었기 때문에 또 그렇게 담으면 좀 심심해서
이번에는 이렇게 삐지듯이 썰어 넣어 넙적 깍두기로 담아 봅니다.
또 다음번에는 네모난 깍뚜기로 담을꺼구요.
모양만 바꿔 담아도 일년 내내 지겹지 않게 무깍두기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요.

굵은 소금 넉넉잡아 뿌려 절여 놓고
싱싱한 무청도 그냥 버리기는 아까우니 끄트머리의 까만 부분만 도려내고
작게 썰어서 여기에 함께 넣어 절입니다.
중간에 두어번 위 아래 골고루 소금양이 가도록 뒤집어 주면서요.

다른일 하면서 절여진 정도를 중간중간 확인해 보지요.
이렇게 무에서 물이 제법 많이 빠져 나오고 무도 살캉하게 휘어집니다.
하나 건져서 물에 씻어 입에 넣고 먹어보니 적당하게 심심한 듯 하면서도 짭쪼롬 한것이 제대로 절여졌네요.
이제 후루루 모두 찬물에 두서너반 께끗이 씻어내야 하겠지요?
그리고는 모두 채반에 건져서 물이 쪽 빠지도록 제법 오래 놔 두고

이런저런 다른 일 하면서 중간에 무깍두기 치댈 양념도 함께 준비합니다.
깍두기 만드는데 갑자기 멸치국물 우러내는 사진이 나왔어요...
이 멸치국물은 제대로 푹 끓여내서 여기에다 어묵국을 만들꺼랍니다.
이렇게 무김치 한가지 만들어서
방금 만든 밥에 순하고 속시원한 어묵국물을 함께 곁들여 내면
굳이 돼지고기 수육같은 거창한 찬이 없어도 맛있게 밥 한 끼 다들 잘 먹을 수가 있거든요..^^
어묵국을 끓이기 위해 멸치로 국물 우러낼 때에
이렇게 감자 하나 통으로 껍질 깍아서 함께 넣어서
속까지 폭 익혀 주어요.

보드랍게 감자가 잘 익으면 감자만 이렇게 따로 건져 냅니다.
이 감자는 김치양념에 밀가루풀이나 찹쌀풀, 혹은 식은밥 대신 넣어줄꺼예요.
이렇게 여름에 감자들이 많이 나오는 시기에
집안에 넘치는 감자를 하나 둘 삶아서 찹쌀풀 대신 김치양념에 넣으면
착 달라붙는 양념맛이 익을수록 더 맛있어 집니다.
특히나 이렇게 무깍두기처럼 시간이 갈수록 물이 나오는 김치종류 양념만들 때에
다른 풀 쒀서 넣는 것 보다 이렇게 삶은 감자 하나 곱게 갈아서 함께 쓰면 더 김치가 맛있게 익어가지요.
무에 양념도 흘러내리지 않고 착착 달라붙구요.

앞서 얼갈이 열무김치담글때와 마찬가지로 믹서기를 준비해서
홍고추 넉넉하게 넣고 양파도 넣고
대구아가미젓이 맛나게 삭았으니 여기에도 몇 점 넣어서 삶아낸 감자까지 한데 넣어 줍니다.

그리고는 액젓과 생수를 흘려 넣어서 어느정도 아래에 물이 찰랑거리게 한 후에
뚜껑을 닫고 안의 재료가 곱게 갈리도록 정성을 들여가면서 드르륵 갈아 줍니다.
믹서가 과열되지 않도록 강약 조절을 잘 하면서 속 재료들이 보드랍게 입에 걸리는 것 없도록 잘 갈아 주지요.

이렇게 곱게 모든 재료가 섞여서 잘 갈아졌으면

무 깍두기를 버무릴 큼직한 스텐볼이나 다른 음식버무리기 전용대야 등을 꺼내어서
방금 갈아낸 양념에다 나머지 고춧가루와 설탕 조금, 다진 마늘 조금을 넣고
나머지 농도는 멸치액젓으로 조정을 하면서 양념을 만들어 냅니다.
보통은 늘 만들어 먹는 양념인지라 이렇게 액젓만으로 조절해서 만들어내지만 혹시라도 비율상 짜게 느껴진다면
냉장고안에 미리 다시마, 멸치, 마른새우, 양파, 대파 등으로 우러낸 육수를 준비해 두었다가
찌갯거리나 국거리육수 외에 이 때에도 약간 섞어서 쓰면 좋아요.
물론 준비된 육수가 없다면 아쉬운대로 생수 약간으로 조절해도 충분히 맛있는 양념이 나오니
너무 완벽하게 갖추지 않아도 그때그때 사정상 허락되는 재료만으로도 쉽게 김치양념이 만들어 지지요.

이렇게 양념이 준비되었으면 언제라도 채반에 받쳐놓은 무 깍두깃감의 물기가 쏙 빠졌다 싶을때에
이 양념에 버무려서 골고루 잘 비벼주기만 하면 맛있는 넙적 무깍두기가 김치통 한 통 가득 만들어 지지요.
대파도 좋고 부추도 좋고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사용해서
짤막하게 잘라서 함께 넣어서 버무려 주면
붉은 김치양념안에 파릇파릇한 초록이가 더 입맛을 돋궈줘요.
저는 냉장고에 한 단 사놓고 이래저래 버릴것 없이 한 줌씩 꺼내쓰는 부추를 섞어서 버무려 냈지요.

김치를 버무리고 있으면 옆에 아이들이 오고가면서
언제쯤 김치가 다 되었나 궁금해 합니다.
이렇게 김치를 방금 버무려 엄마가 한 점 집어서 입에 넣어주는 그 맛... 정말 좋쟎아요..^^
여러분도 한 모타리 드셔 보실래요?
저 손 깨끗이 씻었어요..^^
반찬거리 국거리들이 워낙에 직접 손으로 무쳐내는 음식들이 많다보니
안그래도 투박하니 못난이손인데도 손톱은 조금만 길러도 신경이 많이 쓰여요.
그래서 손톱도 늘 이렇게 바싹 깍는답니다.
가끔 손가락도 늘씬하니 길쭉길쭉하고 손톱도 예쁘게 관리한 손을 보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아마 돌아가신 저희 엄마가 지금의 거칠어진 제 손을 보시면 무척 속이 상하실 듯...
아무리 제가 좋아서 편해서 이런다지만...
엄마 마음이란 다 똑같을테니까요.
저는 설거지때도 고무장갑이 답답하고 불편해서 끼지 않지만
훗날 우리 예인이가 커서 설거지통에 손 담글때는 꼭 끼게 하고 싶거든요...^^

앞서 우러낸 멸치국물에다 온갖 어묵, 그리고 가래떡 넣고는
이렇게 어묵국 한 냄비도 끓여서 방금 버무린 넙적 무깍두기와 함께 먹었답니다.
어묵국 끓일 때 떡볶이용으로 나오는 가래떡도 꼭 함께 넣어서 끓여 드세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이런 어묵국이 더 맛있다고들 다들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아까 만든 멸치국물이 양이 많아서 냄비 하나 더 준비해 덜어 놨다가
이렇게 어묵국 끓일 때 옆에 가스불위에 함께 올려서
따로 어묵과 가래떡을 냉장고에서 더 꺼내어서 떡볶기도 만들었어요.
이렇게 어묵국 끓일 때 같이 후다닥 만들어 놓으면
떡볶이 킬러인 저희 큰 딸래미 예인이 간식으로 며칠동안 냉장고에 두고 맛있게 쓰인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않는 한가지가 있다면...
이 떡볶기에 대한 우리의 애정이 아닐런지요.
어릴때는 고만고만할 때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사먹는 꿀맛같은 주전부리로...
또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가족들과 간단하게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쉽고도 맛있는 간식꺼리로...
이 더운 여름에도 화끈매콤한 떡볶기에 대한 우리의 애정은 사그라들질 않네요.
모두 땀 뻘뻘 흘려가면서 열심히 젓가락질 하다보면 어느새 빈 접시만 남아요.
이열치열... 온갖 비싼 약재 넣어서 만든 다소 부담스런 음식이 꼭 아니더라도
이 떡볶이 한접시먹고 땀 주루륵 흘리고 나면 왠지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냥 더워서 흘러나오는 땀이 아니라...
뜨겁고 매운 기운이 속의 묵은땀을 시원하게 쭉 빼주니 이게 보약이네...하는 생각이 드는건..
저만 그럴까요...^^

요즘 집안에서 움직이기만 해도 땀이 나고 몸이 텁텁한데...
부엌에 들어가서 가스불 옆에 다가가기 싫으시죠?
오븐을 한번 돌려도 부엌이 찜질방 수준으로 후끈 공기가 달아 오르네요.
아이들은 이제 또 방학을 해서는...
하루 세 끼를 부지런히 엄마손으로 꼬박 챙겨주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올 여름을 어떻게 해야 가장 합리적으로 하루하루 잘 보낼지 고민이 많아요.
사실 엄마가 힘들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다 가쟎아요.
내 몸이 우선 덜 힘들고 덜 불편하도록 내 자신을 배려해주고 아껴주면서...
가족들과 더불어 이 무더위를 기분 좋게 이겨내야 할텐데요.
저는 요즘 새벽운동을 다니면서 체력을 키운답니다.
아침해가 5시나 되어야 뜨기 시작하는데...
4시도 되기전에 눈이 떠지니 새벽에서 아침으로 이어지는 시간이 늘 여유가 많아요.
그래서 어슴푸레하게 점점 하늘이 밝아져 오는 5시가 조금 지나면 운동화를 신고 바깥으로 나가는데....
이제 방학인지라 아이들을 깨워서 함께 집을 나섭니다.
운동이라 해서 뭐 거창한 것이 아니구요.^^
빠른 걸음으로 쉬지않고 20분 정도 걷기운동이 기본이지요.
가끔은 바로 옆의 산에 등산코스로 한바퀴 돌기로 갑니다.
저는 절대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지 않아요.
저희들이 밤에 잠들기 전에 내일 깨워달라고 하고...
또 새벽에 좋다고 따라나서는 거지요.^^
예인,예본이가 늦게 자는 습성들이 있어서
깨워도 가뿐하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지만
일단 잠에서 깨어난 후 함께 운동을 하고 들어오면 다들 기분이 좋다고들 해요.
또 하루를 여유롭게 길게 살 수 있어서 방학동안 시간활용에도 참 좋을 듯 하구요...
무엇보다 이제 밤에 늦게 잠드는 것도 자동으로 서서히 고쳐질테니..^^
이런게 일석이조겠지요.
이번 방학동안 특별히 무척 피곤한 날만 아니면
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새벽운동을 하면서 체력도 키워가며 이 무더위를 이겨내려구요.^^
참기 힘든 무더위를 잠시라도 잊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작년 여름 물놀이 사진들을 다시 들춰 보면서
마음만이라도 마냥 시원하게해서 더위 식히는 것도 좋겠지요?
옛일을 돌이켜보면 저도 어린시절 여름날의 즐거웠던 추억거리들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되는것을 보면...
아이들에게는 여름이란 계절이 참 즐겁고 소중한 한 때 같아요.

아... 저도 이럴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선뜻 찬물에 풍덩하고 들어가기가 꺼려져요.
뜨듯한 물에 들어가서 은근하게 몸을 풀어주면서 '아~ 시원하다~'하시던...
예전 저희 엄마 모습을 점점 더 닮아가네요.^^;

어두컴컴하고 눅진거리던 장마도 이제는 거의 마무리 단계인 것 같지요?
이제 곧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인데 좋은 계획들 만드셨는지 궁금해요.
사진속 배경의 시원한 바다 보시면서
잠시라도 더위 좀 식히셨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