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봐... 딱 알아맞추더라니깐~~"
"뭘?"
"내가....누구누구가 말하던 그 용하다던... 영등포 점집에 누구누구랑 갔다 왔잖아"
(젊은 넘이...참 별짓다한다 싶어서... 쳐다 보았다... 난... 오십줄이 넘도록... 한번도... 그런 곳에 가 본 적이 없는데..누굴 닮았을꼬 하믄서)
"그래서~~"
"엄말 딱 알아맞추더라구...."
"뭘 맞춰??"
"날 보구 그러던데..니네 엄만 전라도 여자가 되어놔서.... 자식들보단..남편이 먼저인 여자야.... "
허거덩~~~
그래서 그날이후..난 졸지에 전라도 여자가 되어버렸다.
(진짜로 전라도 여자들은 아이들보다 남편위주로 사는 게 맞는 건지...편견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뭐든지.... 내가 하는 행동마다... 그거 보라니깐~ 전라도 여자라서 아부지밖엔 몰라....였다.
전....남존여비... 가부장제....사실 이딴 건 몰라요.
다만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해서 최선을 다해 배우자를 섬기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꼭 내가 여자라서 그런 것은 아닌데도... 엄마는... 아빠밖에 모르는 전라도 여자가 되어버린 것이죠.
우리 큰 딸아이의 주장에 의하면.. 엄마같은 사람이 없다는 것..다 아이들 먼저 챙기고.... 남편이 뒷전이지..엄마처럼 아버지가 먼저이고 자기네들이 뒷전인 것은 옳지 않다는 것...
아이의 말을 듣고 주변을 돌아보니..딴은 그런 것도 같더군요.
아이들을 먼저 챙겨야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내 주변 사람들의 생활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온통 아이들 위주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내가 이상한가 넘들이 이상한가 한동안 그걸 돌아보느라... 헷갈리기도 했는데...
전 그래요... 부부가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을 이루고 살면... 부부 중심이 되어 살아가는게 당연하다구...
내 아이들 셋 모두 소중하고 귀한 아이들이지만 남편보다 우선이 될 수는 없다고.....
밥상을 차릴 때도.... 모든 가족들의 입맛을 맞추려 하지만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남편의 입맛이었고,
남편이 거실에서 TV를 본다고 해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방해가 되니... 조금만 볼륨을 줄여주면 어떨까요라고 말을 해 보았어도 당장 끄라고 내지는... 다른데 가서 보라고 요구한 적도 없었고,
아이들이.... 스파게티를 먹으러 가자고 해도....남편이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하면 남편의 말을 따르자고 아이들에게 일렀으니...
확실히 남편위주로 산 것은 분명한 터... 난 그 점집 아저씨가 예언해 준대로 영락없는 전라도 여자였던 거지요.
(혹시 지역적인 색채때문에 오해가 없으시기 바랍니다..괜스레 걱정이 되기도 한 표현이라서요...ㅎㅎㅎ)
이런 전라도 여자도..... 아이들 위주로 밥상을 차릴 때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같은 날이죠.
금요일... 한 주의 냉장고를 정리하는 날이기도 하지만..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편이 1박2일 출장으로 인해 없다는 것..
이런 날.... 전 아낌없이 남편이 아닌 아이들 위주로 밥상을 차립니다.
또..남편위주로 밥상을 차릴 때보다..아이들 위주로 밥상을 차릴 때가 한결 수월합니다.
주먹밥을 해 줄 요량으로 찹쌀을 담급니다.
찰밥이 훨씬 맛있어요..주먹밥은..하지만 순찹쌀로만 하면 약간 처진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찹쌀이 8이면 멥쌀이 2정도로 섞습니다. 불린 찹쌀로 밥을 할 때는 평소보다 밥물을 조금 적게 잡아서 밥을 짓습니다.

작은 컵에 찬물을 받아서 냉동실에 넣어 차가운 얼음물을 만든 다음에 곱게 채 썬 양배추와 비트를 각각 담가놓구요
샐러드용입니다.

잔 멸치는 기름을 아주 조금만 두르고 렌지에 1분만 돌려준다음에 엿장, 깨소금으로 버무리고...
황태 보푸라기는..... 향신고추기름과 깨소금으로 버무려 놓고....(주먹밥 소로 쓸 겁니다.)
이 외에도... 불고기를 곱게 다져서 양념한 후에 볶은 것도 좋구요. 명란을 곱게 다져서 갖은 양념을 한 것도 좋고, 고기고추장볶음, 다시마채조림, 우엉잘게 다진 조림도 주먹밥 소로 훌륭해요.

밥이 다 지어진 다음에는 참기름, 천연맛소금, 깨를 넣어 양념해서 식혀 놓구요...

손으로 뭉쳐서 삼각주먹밥을 만들어도 상관없구요.
이렇게 틀을 이용하면 조금 편합니다.
틀은 물에 헹구어 물기를 닦지 말고 털어서 준비해 놓으면.....
남은 물기 때문에 나중에 주먹밥이 잘 떨어집니다..

식힌 밥을 틀의 2/3 가량 채우고.. 가운데를 작은 티스푼을 꾹 눌러서... 소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고...

다시 밥을 채우고...뚜껑 닫고.....

뒤집어서 힘을 약간 주면서 꾹 눌러주면... 됩니다.

접시에... 세팅 준비....
마늘종을 십자로 갈라서 잘라놓은 것을 얼음물에 담궈 놓으면.. 저렇게 모양이 나구요...
발사믹식초로 담근 양파장아찌도.... 한켠에 놓고...
압축 단무지로는 노란 장미꽃을 만들어 준비...
양상추채 올리고..그 위에 비트채도 조금만 올려주고요...
닭안심 남은 것 살짝 오븐에 구웠더니 절로 하트 모양이 되었네요..신기해라~~

주먹밥 하나는 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서 야끼 오니기리로 만들어주고요...
전 살짝만 구웠는데 더 구워도 됩니다.

다른 하나는.. 김띠를 둘러줍니다.
파란 마늘종위에 올린 건... 소고기를 지난번에 돼지고기 조림처럼 한 겁니다.
쉽고 싸고 맛있게.... 한 바로 그 조림말이죠.
생강즙 1큰술, 엿장 한큰술, 진간장 한 큰술, 흑설탕 1작은술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 고기채 썬 것 넣고 건드리지 않고 조려주기...
이거 참 쉽고 맛있다고 이야기해줘서 저도 기분 좋았어요.



다른 집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아이들은 괜히 이런 저런 반찬들 차려줘도 잘 안 먹으니깐 딱 먹는 것만 차려서 주면
접시 하나만 닦으면 되니 편해서 좋고...
아이들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닌데 이렇게 차려주면 괜히 좋은가 보더군요.
이렇게 차려주니깐...
닭고기까지 더 달라고 해서 배불리 지가 실컷 먹어놓구선.....
엄마는 딸 다이어트 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된다면서... 낼부터 다이어트 식단을 짜 보랍니다.. 헐~~~
양배추 스프를 진땅...먹일까봐요...
사실 작년에 양배추 스프를 시도해 본 적 있는데.... 아무도 입도 안 대고..저도 못 먹겠더라구요..
그래서 버린....씁쓸한 기억이 있는데...
알았어..양배추 스프 다시 시도 해볼게.. 했더니만....
그것 말고 다른 맛있는 다이어트 식단을 해보라네요.....
참 가지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