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의 상황인즉.... 점심에 해 먹은 감자랑 밀가루를 함께 간 반죽으로 만든 감자수제비

먹고 남은 반죽으로 감자 피자를 구울 요량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던 중....이었던 것

피자를 마저 구워야 하나.... 저녁준비를 해야 하나 망설이다...
피자도 굽고..저녁준비도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눈썹 휘날리면서... 준비를 하던 바로 그 때...
다시 울린 전화 벨~~~~
나와.... 어디어디로..... 저녁 먹게...
저녁 준비하고 있는 중이고...피자도 굽고 있는 중인데......
피자는 피자고..... 여하튼 나와....... 절대 불복종할 수 없는 독재자 남편의 그 한마디로... 상황 종료~~~
아이 준비시키고.... 대충 주섬주섬 옷 입고 나가서... 저녁을 먹고 들어오다가......
저녁 늦게사 떨어진 야채 좀 사 올 요량으로 들어간 하나로 마트~~~
콩나물... 저녁 마감전에.... 싸게 줄게요..하는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큰 봉다리로 2봉다리 사고...
머위대 하고... 두릅순도 사고.... 싱싱한 고등어 세마리도 사고....점점 일은 커지고~~~
집에 돌아와... 열심히 사온 일감들도 동분서주하며......
콩나물 보고선 누가 떠오르기도 해서 비식 웃고~~~
와아.. 많다.....
수북한 콩나물들...

머위대도 슬쩍... 삶아서..... 껍질을 칼로 벗겨주고...

어쩜 이리 속살이 이쁠꼬..... 하면서 문득... 내 자신도 돌아보고...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것보다는.... 겉은 좀 초라할지라도... 속내가 이렇게 깨끗하고 고결하다면.... 얼마나 기품있을 것인가
머위대를 보면서... 인생을 되돌아보며....깊은 밤을 홀로..... 반찬들과 씨름중인 나^^

찬물에 담구어 놓아 쌉사름하고 쓴 맛도 좀 덜어주고 나니.... 콩나물이 날 부르는구나....
에혀~~ 알았다.. 콩나물아 내가 간닷~~~

싸게 줄테니... 사라고 소매를 붙잡은 마트 아줌마의 유혹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아이가...좋아하는 콩나물 장조림을 해 줄 생각으로 집어 온 콩나물....
아이는 늘 말했었다.. 할머니가 해 준 반찬 중에 콩나물 장조림이 제일 맛있어요.
그래.. 어머니는 제사후에.... 남은 나물들을 몽땅 털어서... 이렇게 장조림을 만드시곤 했는데.... 그 중에서 콩나물만을 가지고 한 콩나물 장조림이 참 맛있었다.
어머니가 하는 방식을 그대로 전수받아서 하는 콩나물 장조림은 이러하다...
콩나물 한 켜 올리고....(난 계량했다... 한 켜 200g)
고추가루 살짝 뿌려주고...( 고추가루 1작은술)
국간장 살짝 돌려주고....(양념국간장 1 작은술)
그리고 잔 멸치 그 위에 뿌려주고...(멸치 한 줌... 10g)
흡사 떡 고물 안치시는 것처럼 콩나물을 안치시곤 했다.
그리고 다시..콩나물.. 고추가루.. 멸치...를 반복 반복하여.... 솥 가득이 켜켜이 올리고....(5번 반복.. 양념은 4번 넣음)
물(3컵) 붓고.... 숨이 죽으면 다시 켜켜이 안치고 .....하시던 콩나물 장조림은
우리집만의 별미가 되어버렸다.
원래 어머니는 굵은 다시 멸치를 넣으셨는데..
아이들이 다 골라내고 먹지 않기 때문에..난 지리멸로 대체.... 골라내지 못하도록 잔머리를 굴린 것만 다르다.

하지만 지리멸은 다시가 별로 안 나기 때문에.. 맨 위에는 다시를 낼 수 있는 멸치(20g)를 조금 더 플러스 시켜주고~~(이 때 다시 멸치는 뿌려서 흩뜨려놓지 말것.. 나중에 다시 수거하기 편하도록... 잘 먹으면 상관없지만요)

양념으로 들어갈 양파채(중간크기 1개)와 풋고추(총 4개중 2개는 청양고추), 다진 마늘(3쪽)....

숨이 조금 죽어서 냄비에 빈 공간이 생길 때 즈음...
숟가락으로 가운데 빈 공간을 만들어주고.... 야채를 몽땅 집어넣고....
가장자리에도 남은 야채 밀어 넣어주고...
고추가루 1작은술, 양념국간장 2작은 술 한번 더 넣어주고.... (이 장조림은 약간 짭조름한 맛으로 먹는 반찬임)

불은 중약불로 계속 유지하고..
가운데 들어간 야채도 숨이 죽으면..다시 가운데는 빈공간으로 만들어....
계속 끝까지 가운데 비어 있는 상태로 졸여줌...
양념이 끓으면서 대류 현상이 일어나듯.. 절로 섞여지도록 하고....

다 졸여진 콩나물 장조림은.....
한 통에 가득 넣기 보다는 두 통으로 나누어 보관해서 꺼내 먹는 것이 보존성을 길게 해주는 비법^^

콩나물이 졸여지는 동안 해야 할 일은 멸치 육수 내는 일..
뭐 할라고? 고등어조림하고..... 머위대나물 무칠려고.......
냉동실에..지난 햇 양파 나올 때 넉넉히 사다.. 냉동시켜 놓은 양파줄기를 꺼내고...
파줄기보다도... 양파줄기는 시원하고 단 맛이 나는 육수를 내기 때문에 햇 양파나올 때....
줄기채로 사서.. 잘 갈무리 해두면 참 요긴하게 쓰인다. 고기 누린내도 잡아주고... 생선 비린내도 잡아주고.....
냄새를 흡수하는 양파의 성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멸치도 좋은 넘으로 사서 멸치대가리는 대가리대로 보관해 두었다가 육수를 내면 진한 육수가 나오니..
이를 두고 어두육미라 했을꼬?

고등어무조림도 그렇고 생선찌개는.. 두번째 끓일 때가 제일 맛이 좋다.
왜냐면 푹 맛이 배기 때문에..
그래서... 고등어 무조림을 내일 아침에 먹을 예정이면 아침에 바로 끓이기 보다는 전날 저녁에 끓여서 놓았다가...
아침에 다시 한번 살짝 끓여주어야 딱 맛이 좋은 상태..
무는 썰어서 냄비에 깔아주고..... 다대기(만능 양념장 1큰술+멸치액젓 1큰술)에 버무려...
멸치양파 육수를 붓어 준 다음에... 끓인다...

한소큼 무가 끓으면... 고등어 2마리 올려주고.....
소주 한 큰 술 넣어주고.... (소주는..... 고등어 비린내 퇴치용...그런데도 비린내가 걱정이신 분은 식초 한 작은 술 넣고...)
뚜껑을 열어서 끓인다.. 이것 또한 비린내 퇴치 비법~
고등어 올린 다음에.... 멸치 양파 육수 3컵 붓고.... (대신 쌀뜨물로 끓여주어도 좋음)

다대기 준비... 고춧가루 2큰술, 다진 마늘 1.5큰술, 양념국간장 2큰술에 육수 약간 붓고 달달 개어주고...

양파, 청-홍고추 넉넉히 썰어서 올려주고... 나선... 이제 드디어......뚜겅을 덮고 푹 졸여주면 된다.
대파는 나중에 넣을 것임.

어느 정도... 맛이 어우러진 상태로 끓여진 고등어무조림...
이정도만 끓여주고..내일 아침 대파 넉넉히 올려서 다시 한번만 끓여주면 맛이 밴 고등어무조림을 먹을 수 있다.

물에 담궈져 쓴맛을 좀 덜어낸 머위대는... 2~4등분하고...
밑간을 해 놓고.. 볶아야 맛이 좋음...
이것도 계량을 했음...
머위대 데친 것 290g, 밑간... 멸치 액젓 1큰술, 양념국간장 1작은술, 다진 마늘 2작은술, 다진 파 4작은술(1큰술+1작은술)으로 버무려 밑간이 배이도록 하고....(30분간 밑간)

달군 팬에 들기름 1큰술 두르고... 양파채를 투명하게 볶다가...
밑간해 놓은 머위대를 넣어서 함께 볶고.....

들깨가루 고봉 2술에 멸치양파 육수 1컵을 넣어서 개어서 볶고 있는 냄비에 부어주고...


불을 조금 줄여서 뚜껑 덮고 푹 무르도록 도와주고....

걸죽하게 완성된 상태..... 농도는.. 좋아하는 농도로 육수를 부어 맞추고..
간도 모자라면 천연맛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이젠 마지막 두릅순이다....
두릅순은 향이 참 좋다..하지만 맛은 쓴 맛이 강하다...
두릅순은 부드러운 잎으로 다듬어.. 세척한 후에.... 소금물에 데친 다음에 얼음물에 헹궈야 색이 곱다.
모든 데치는 나물은...
연한 소금물로 데치기-> 아주 찬물 또는 얼음물에 헹굼을 해야 색이 파릇파릇 곱다.
(냉동실에 얼음이 있으면 꺼내 써도 되고...
얼음이 없을 경우에는... 나물 데치기 직전에 작은 볼에... 찬물을 넣어 얼음물을 만들어 써도 좋음..내가 하는 방식임)

헹군 두릅순은 양념장에 가볍게 버무림....
양념장은.... 고추장 반큰술, 식초 한 큰술, 꿀 반큰술, 생강술 1작은술..
버무린 두릅순에 깨소금, 참기름 약간을 넣어서 마무리~~
완성된 고등어무조림

아침 밥상 1탄.. 아이들용 상차림....


아침밥상 2탄.. 독재자 남편을 위한 밥상...
독재자이긴 하지만 그래도 귀여운 짓도 많이 하는 독재자이기에 늘 최선을 다해 차려준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