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냐면...... 고등학생인 막내..야자 마치는 시간인 9시 반에 맞춰 데리러 가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학교까지 그리 멀지는 않지만 성격상... 미리 가서 기다려야 하지요.
또...미리 도착해서... 오미희의 동행이란...FM방송을 틀어놓고..하루를 정리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되었어요.
그냥 멍청히... 있는 것을 못하는 성격인지라... 전 늘 백에 책을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대기중일 때..책을 읽기도 하지만...밤 시간에.. 책 읽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FM방송에서 흘러나오는 흘러간 가요도 들으며 아련한 추억에 잠기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 더 중요한 일이 있어요. 백에 늘 가지고 다니는 다이어리를 꺼내..하루를 정리하며 메모하는 거에요.
오늘 있었던 일을 간단하게 메모해 놓기도 하고요... 가끔... 하루를 보낸 느낌을 적을 때도 있고... 내일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하거나 빠트리면 안되는 일들을 다시 한번 체크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가.. 나옵니다.
무거운 가방을 짊어메고..... 또 하루의 학교 생활을 벗어나는 해방감이 있어 행복해하기도 하고..어떤 날은 아마도 힘들었는지... 기운이 하나도 없이.. 차에 와...의자를 제끼고 자버리기도 하지요. 말 한마디 하기도 싫다는 듯이 말이죠. 그런 날은 학교에서 뭐 속상한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바로 물어보지는 않아요. 차에서 내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그냥 한번 꼭 안아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제는 기분이 좋았나 봐요.. 자식이 배부르고 기분 좋으면 부모는 날아갈 것 같고.. 자식이.... 지쳐 울어버리면 부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부모에게 자식은 그런 존재에요.
시키지 않아도.. 재잘재잘... 하루를 이야기하며... 이마트에 잠시 들렀다 집에 왔어요.
이마트..... 아이 데리러 가기 전이나 오는 길에 가면 좋은 게 하나 있지요... 떨이 상품으로 싸게 살 수도 있다는 점.... 어제는 마늘종하고 오이를 살 겸 해서 더 갔어요. 마늘종 담아놨는데...어머니가 달라고 해서 드렸더니 조금밖에 안 남았어요. 조금만 담았거든요. 마늘종 없어지기 전에 조금 더 담아야겠다 싶어 갔는데.. 단이 아주 작은 것밖엔 없더라구요.
김치거리 살 때, 장아찌 담글 땐..역시 하나로마트가 좋아요.
그냥.. 작은 단 세 개 사고... 오이 8개에 1780원 하더라구요.. 싸죠? 또 떨이 상품중 맘에 드는 것 좀 사고..그랬어요. 하지만 싸게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 봐와서 바로 손질해 놓기겠죠?
왜 가끔 보면.. 싸다고 이것 저것 막 사가지고 와서..피곤하니깐.. 처박어놨다가.... 그냥..... 버리게 되는 주부들도 많을 거예요.. 하긴 저도 전혀 예외라고 감히 말하진 못하죠... 아주 가끔..저도 그래요. ㅠ.ㅠ
사가지고 와서 야채는 야채대로... 생선이나 고기는 요리하기 쉬운 상태로 손질하여.. 냉장시킬 것, 냉동 시킬 것을 잘 판단해서 정리 정돈을 말끔하게 하는 주부가 정말 알뜰한 주부예요.
어제.... 왜 오이가 필요했나면요~~
어제 신세계 백화점에 어머니 모시고 가서... 간단한 쇼핑도 하고, 점심도 먹어야 해서... 식당가에 있는 화니에서 밥을 먹었어요. 신세계 백화점에 가면 주로 한우리나 화니에 가서 밥을 먹는 편인데.. 어제는 냉면이 드시고 싶다 해서..화니에 갔어요.
근데..화니... 주방장이 바뀌었는지... 무슨 연유때문인지.. 예전 같질 않았어요.
바싹불고기와 평양냉면을 시켰는데... 전에는 냄새가 없었는데.... 바싹불고기.... 고기냄새도 좀 나고... 냉면도.. 맛이 조금 달라졌더라구요. 저희 집이 맛에 좀 민감하긴 하지만요.
그나마.... 밑반찬으로 나오는...오이반찬이 제일 입에 맞아 리필도 해서 먹었는데.. 이 오이가.... 와사비소스로 만들어서... 독특하면서도 괜찮더라구요. 음... 해봐야지 싶은 그런 맛요...
그래서 오이가 필요했던 거죠.
어제의 먹던 맛을 상상해가며... 제 나름의 노하우를 집어넣어가며..... 오이김치라고 해야 하는지..오이물샐러드라고 해야 하는지... 헷갈려가며.... 만든 오이랍니다.

어제 화니에서 먹던 오이는 국물이 작작하게 있는 정도였는데... 저는 반 물김치식으로 담궜어요..국물도 퍼 먹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제 나름대로 맛을 상상해가면서 만든 방법...
1. 오이를 소금으로 박박 문질러 씻어 물기 제거한 후에 사진에서 보이는 크기로 자른다.
2. 소금물을 끓여 붓는다 - 오이 색감도 더 좋아지고 아삭해지는 효과를 위하여
3. 소금물과 오이 분리.. 오이에 다시 밑간을 해 준다... 액젓, 소금, 설탕(스위티), 와사비, 곱게 다진 마늘로 간을 한다
4. 위에 고명으로... 양파, 배, 부추, 마늘종을 깍둑썰기로 잘게 썰어놓는다.
5. 통에... 밑간한 오이 넣고.. 식힌 소금물 +배즙+양파즙을 붓고...... 색스러운 고명을 넣어서 섞어준다

이건.. 끓는 소금물을 부어 파랗게 아삭하게 만드는 과정이구요.
홍고추는..속을 티스푼으로 파서 깨끗하게 만들어서 곱게 깍둑썰기로 썰어야 깨끗한 국물이 됩니다.

저렇게 끝이 뽀족한 티스푼이 고추씨를 깨끗하고 상하지 않게 잘 긁어요.

이 반찬은... 와사비맛이 포인트더라구요... 좋은 와사비가 필요한데..사실 생와사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좀 그렇긴 해요. 예전 진안 마이산 놀러갔을 때 어느 식당에 가니깐...주변에 와사비를 키운다며 주던데..그런 와사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같아요..
그래서.. 그냥... 시판하는 일본산 생와사비에..가루 와사비를 개어서 조금 섞어서 썼어요.
와사비는... 찬물에.. 한 방향으로 오래 개어줘야 색도 곱고..향도 나는 것은 아시죠???

좀 더 개어주면 좋은데..급해서 그냥 썼어요.
그리고 요리할 때 제가 제일 많이 쓰는 도구가.. 알뜰주걱인데... 요샌 실리콘 주걱이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 많아서 쓰기가 더 쉬워졌어요.
모든... 소스나..국물은 한방울도...남김없이 싹싹 긁어서 이용하기..제 철칙입니다.
그래야.... 환경도 지키고... 반찬을 놓을 때도... 국물기가 조금 있어야..보기도 좋으니... 아직 알뜰주걱을 생활화하지 않는 분들은 꼭 사용해보세요.

이렇게 선명하게 나올 줄 알았으면 더 박박 긁을 것을.....ㅠ.ㅠ(맘이 바빠요..오늘...)
보통때는... 정말 박박 긁어써요.. 특히 조림같은 것 할 때는...한방울의 조림장도... 아쉬워서리~~~
오늘... 점심에 부부동반 식사초대가 있어서 나가야 하고..아침은 그냥 간단하게 있는 반찬으로 먹을 거예요.
아침부터..오이도 담그고.. 바쁘잖아요.
그래도.. 있는 반찬만 주는 것 성의없으니 2가지 반찬을 해야겠죠?
장아찌 할려고 사온 마늘종...오이 담글 때도 동글동글... 고명으로 썰어넣고... 반찬도 할려구요.
보통 마늘종 볶거나 조리거나 하시죠?
근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때론... 색스럽게.. 약간은 고급스럽게 밥반찬을 해주면 먹는 사람들도 기분이 훨씬 좋지 않을까요?
대충 해준다는 느낌말고... 나를 위해... 정성을 다했다는 그런 느낌말예요.
마늘종을 일단 손질하세요.. 열십자 칼집을 깊숙하게 넣어서...

사진에서 처럼 깊숙하게 넣어주세요.. 그냥 대충하면 나중에 다 토막토막나고 이쁘게 안 잘라집니다.
이렇게 채썰어놓은 듯한 마늘종과 당근, 그리고.. 오징어 넣어서 볶을 거예요.
이런 식의 반찬으로요..

좀 뽀대나나요???
위 사진에는 마른 한치오징어를 이용해서 색감이 덜 좋은데.. 그냥 생오징어 쓰시면 훨씬 색감이 좋아요.
전... 그냥 마른 오징어 썼어요.
마른 오징어 껍질 벗기기는 다 아시겠지만서도...

물에 잠시 불렸다가 반으로 쭉 찢으면 저절로.. 껍질이 잘 벗겨집니다.
이것도 채썰고, 당근도 채썰어.. 달군 팬에 오일 약간만 두르고 손질한 마늘종과 달달 볶다가 엿장 한술, 깨소금, 참기름 약간, 매실청 약간만 넣어서 뒹굴려 주면 윤기 좔~좔~~ 볶음 완성됩니다.
접시에 담고 남은 것은.. 한김만 식혀서 바로 회전반찬통으로 직행...
음식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도 잘 해야...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어요.. 괜히... 나중에...나중에 하면서 방치하면 요즘 날씨에는.. 맛 금방 변합니다.

어제 해 먹은 버미셀리 샐러드도.. 조금씩 남아있는 것 바로 냉장보관했다가..오늘은 비빔국수로.. 체인지시켜서 내놓았더니... 다 팔렸어요.. 재고 없이..음식장사는 이렇게 해야겠지요???

그리고..아까 마늘종 볶을 때..매실청 넣었다고 했지요?
매실엑기스..... 2007년도.....2008년도산이.. 냉장고에서 비좁게 비좁게 있길래..... 지난 달에... 국물을 걸쭉하게 끓여서.. 완전 엑기스로..... 아주 진한 매실청으로 만들어 놨는데... 이거.. 아주 좋네요.
이년간 숙성되서 그런지 깊은 맛이 나고요.... 졸여서....실온 보관해서...음식 할 때마다.. 진하고 단맛을 낼 때 쓰는데.. 좋아요. 저 원래도 음식할 때 설탕은 잘 안 넣지만.. 요새는 어지간한것은 설탕대신 매실청으로 다 합니다.

이렇게 진해요..하지만 아까 볶음 할 때도..마지막에... 냄비에 불 다 끄고... 따뜻한 상태에서 이거 넣으면 저절로 녹으면서 윤기와 단맛을 재료에게 살신성인하더라구요.. 기특하다.... 우리집 매실청~~
저 오늘은 우각에서 점심 먹어요...
다복회 때문에 더 유명해진 그 우각...
우각 밑반찬 중에..가지 나물이 참 맛있는데..오늘은 그 맛을 잘 음미했다가...따라해볼까요??? ㅎㅎㅎ
아..그리고.. 어제 이마트에서.. 닭봉도 하나 집어왔어요..
내일은 제대로 교촌치킨 해서 한번 거하게(?) 올려볼까 말까....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