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처음으로 조청을 만든 이후 이번에 세번째 조청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찹쌀조청을 만들었어요. 찹쌀조청은 엄청 달고 쌉싸름한 끝맛이 있었습니다.
보기에도 윤기가 반지르르한것이 정말 예뻤어요.
그런데, 제 입맛에는 조금 달아서 조청 그대로는 잘 안먹게 되고 각종 요리로 다 썼습니다.
두번째 만들었던 잡곡조청은 당도는 덜하지만 고소한 것이 자꾸 당겨서 정말 마구마구 먹었습니다 ^^;;
요리보단 떡이랑 빵에 발라먹고,커피에 넣거나 조청 그대로 떠 먹다보니 1리터 한병이 석달도 안돼 바닥이 났습니다.
색깔은 무슨 거무튀튀한 호박엿같아서 그다지 예쁘진 않았어요.
하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심해 밤에 출출하거나 간식생각날때 밥수저로 한스푼 푹 떠서 야금야금 먹었어요.ㅋㅋ
두종류의 조청이 거의 바닥이 보여 지난 주말 세번째로 만들어봤습니다.
첫번째와 두번째의 장점을 취한답시고 만들어본 세번째 시도. 찹쌀잡곡조청!
날씨가 더운때라 혹 상하기라도 할까봐 이번엔 좀더 시간을 들여 졸였습니다.
어느정도 졸여야 할지 갑자기 감을 못잡겠었는데 뭐, 그냥 잘 되겠지 하는 태평한 마음으로 불에 올려두었습니다
만들고 나서 병에 부으려고 하는데...
맙소사!
냄비에 찰싹 붙어서 안부어지는 겁니다. @.@;;
네. 엿이 된거였어요 ㅜ.ㅠ
부랴부랴 한컵정도의 끓는 물을 부어 숟가락으로 열심히 섞어준다음 다시 살짝 끓였습니다.
그 상태가 사진에 보이는 저 조청입니다.
그러나, 보시다시피 이게 조청보다는 엿에 가까운 상태가 되었습니다.
한스푼 뜨려면 힘을 꽉 주고 꾸욱 삽질을 해서 퍼야 합니다.
스푼에 달라붙은 저 조청.
마구 흔들어도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
물 한컵 더 부을걸 뒤늦게 후회해봤지만 이미 늦은 일.
심지어 아래사진처럼 거꾸로 들고 있어도 절대 밑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물을 더 부어서 다시 졸일려고 한참을 병을 거꾸로 들고 있는데도 안내려오더군요
안되겠다 싶어 수저를 써서라도 퍼내려고 했는데 한숟가락씩 퍼내는게 중노동 ㅡ.ㅡ;;
냄비에서 펄펄 끓을땐 잘만 흐르더니 한번 식으니 (아직 뜨거운 상태인데도) 절대 다시 나오려고 하질 않더라구요 ㅜ.ㅠ
뜨거운 물에 한번 달군 스푼으로 퍼낸 조청은 저렇게 스푼에 계속 단단히 붙어서 있습니다.
그나마 삽질은 가능하니 종종 저렇게 간식삼아 한스푼씩 퍼먹으려구요.
한스푼 퍼서 사탕처럼 조금씩 핥아먹으면 달콤고소한것이 초콜릿 비슷한 맛이에요.
솔직히 제겐 초콜릿보다 맛있습니다.
그나저나 솔직히 조청보단 엿이 살짝 녹은 상태인 것 같습니다.
조청이라기보단 막대엿이라고나 할까...
찹쌀의 쌉쌀한 맛은 감춰주면서 윤기가 자르르한 형태를 지니고, 잡곡의 고소함도 느껴지는게
맛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래도 요리용으로 쓰긴 글렀습니다.(심지어 빵에 발리지도 않습니다. ㅡ.ㅡ;; )
조만간에 물엿같은 조청을 다시 만들어야 할것 같습니다.
이번엔 뭘로 만들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