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끼니라도 집밥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에, 꼬박꼬박 직접 만든 밥과 간식을 챙겨주리라 다짐했거든요.
다른 분들은 주말부부 아니어도 매일매일 그렇게 하실텐데 무슨 특별한 다짐인양...
이래저래 저는 손들고 반성해야 할 점이 참 많아요. ㅡㅜ
아무튼 이 결심, 오래나 가야 할텐데 말예요. ^ ^;
대보름은 내일이지만, 내일은 남편이 집에 없으니까, 오늘 저녁에 보름나물과 찰밥을 해먹기로 했어요.
엄마에게 전화로 여쭤보고 시작했는데, 엄마가 어찌나 걱정이 되셨던지 세번이나 전화를 더 하셨어요.
찰밥엔 물 많이 넣으면 안돼, 소금 조금 넣고 밥해야해, 그 시래기는 조금만 삶아도 되겠더라... ^ ^;;;
(네... 저 찰밥도 처음 해봤고, 마른 나물도 처음 삶아봤어요. ^ ^;)
이것저것 하는라 부엌 꼴은 정신 없어졌지만, 푹푹 삶다보니 집안이 금방 따스해졌어요.
풀 삶는 냄새도 참 좋았구요.
대여섯가지 하려고 마음 먹고 시작했는데, 중간에 손가락 화상을 당하고 말았어요.
잘 달궈놓은 무쇠솥뚜껑을 옮긴다고 확~ 잡았지 뭐에요. 사람이 어찌나 산만한지, 진짜. ㅠ.ㅠ
아주 많이 데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의욕이 한풀 꺽이면서, 벌려놓은 것만 마무리하고 말았어요.
무청시래기, 시금치, 숙주, 곤드레나물이에요. ^ ^
어제 장보면서 남편 좋아하는 숙주만 조금 샀어요. 나머지는 그냥 집에 있는만큼, 한두끼 먹을 것만 조금씩 만들었어요.
좀 오래 삶은 것같기도 했지만, 들기름에 볶은 시래기와 곤드레나물이 참 맛있었어요.
한번 해보니까 이거 생각보다 어렵진 않네요.
내일은 남은 나물 가지고 밥 비벼먹으려구요.
사실 저, 나물비빔밥 먹고 싶어서 나물 만들었어요. ^ ^
찰밥은 찌는 거라고 하던데, 이건 정말 자신이 없어서 그냥 압력밥솥에 했어요.
팥은 따로 삶아서 넣었는데, 좀 덜 삶았나봐요. 아니지만 팥알들이 조금 덤비던데요. ^ ^
그래도 무청시래기 폭폭 끓인 된장찌개랑 깻잎장아찌랑, 처음 한 것치고는 맛있네... 하면서 잘 먹었어요.
기대수준을 낮추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요! ㅎㅎ
밥 먹고나서 쉴 틈도 없이, 얼른 파운드케이크 하나 구웠어요.
월요일 아침부터 바쁘다고, 아까 출발했거든요.
방금 잘 도착했단 전화를 받았으니, 이제 저도 자야겠네요.
아참! 누가 제 더위 좀 사가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