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가운데 명절이 끼어 있으면, 언제나 그렇듯이 그 전 일주일과 그 이후 일주일을 폐인모드로 지내게 되요.
묵은 피로가 슬슬 풀리는듯 해서, 이제부터 인간답게 살아 볼까 하는데, 이젠 게으름이 습관화 되었어요.
큰일입니다. ㅠ.ㅠ

엊그제, 매직 데이가 다가오는듯, 영 찌뿌둥하고 단것이 먹고 싶어지길래, 저 혼자 먹을 요량으로 모카 롤케익을 구웠어요.
시트를 구워 놓고도 그때까지 정하지 못해서 생크림으로 할까 버터 크림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냉동실에 쟁여둔 카스터드가 딱 한번 쓸만큼 남았길래, 전자렌지에 해동한다음 버터와 섞어서 사용했지요.
생크림 롤케익보다는 좀 무겁지만, 그냥 케익 장식에 쓰이는 버터 크림보다는 훨씬 가벼운 식감이구요, 나름 맛있어요.
근데 이걸 만들고 나니 갑자기 생크림롤이 더 먹고파 지는것은 무슨 변덕인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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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서피는 김영모님 책에서 보고 한거구요,
시트는요,
계란 4개+노른자1개, 설탕 70그람+ 물엿10그람, 박력 70그람, 버터20그람 +우유 20그람, 인스턴트 커피 5그람+깔루아10그람
반죽은 공립법으로 하시면 되는데요,
먼저 계란 보울을 뜨거운 물그릇 밑에 받치고 미지근할때까지 휘핑하다가 아래 물그릇 빼고 계속 휘핑하는거는 아시죠?
이때 계란에 설탕+물엿 한꺼번에 넣고 휘핑하시면 됩니다.
버터+우유는 한그릇에 담아서 전자렌지에 잠깐 돌려서 녹이면 되고요,
인스턴트 커피랑 깔루아도 같이 섞어 놔요. 그래야 커피알이 좀 녹아요. 만약 깔루아 없으면 럼 같은거 쓰지 마시고(향이 안어울림) 물을 넣으시면 되요.
만약 그래도 커피알이 잘 안풀어지면 버터+우유 녹인것이랑 팍 섞어서 녹이면 잘 녹습니다.
반죽 순서는 계란 휘핑-밀가루 넣고-액체를 작은 그릇에 반죽을 조금 덜어서 섞은다음-전체 섞습니다.
210도에서 11분 구웠구요,
잘 식힌다음 밑에 유산지 떼구요, 다시 깨끗한 유산지 위에 올리시던가, 아니면 저처럼 젖은 면보를 준비해서 깔고요, 준비한 크림을 올려 돌돌 말아주시면 되요.
크림은요, 실온의 버터 150그람을 거품기로 잘 젓다가, 커스타드 200그람 섞으면 됩니다.(저는 버터양을 120그람으로 줄여서 했어요. 그래도 나쁘지 않아요.)
여기다 진한 커피물(에스프레소)을 조금 섞었구요, 향을 위해서 깔루아도 약간 넣었어요.
커스타드는 저처럼 베이킹 많이 하시는 분들은 많이 만들어서 냉동시켜두시면 요긴해요. 유통기한이 간당간당한 우유가 있다던지 할때 만들어둬요.
원래 커스타드에는 노른자만 넣지만, 저는 굳이 따지지 않고 전란을 넣을때도 있고 혹은 흰자만 넣을때도 있습니다.
흰자 커스타드는 농도가 많이 묽고 색이 허옇지만 맛은 괜찮아요. 아무래도 콜레스테롤과 칼로리가 조금 낮겠지요??

윗면에 남은 크림으로 장식해도 이쁜데, 귀찮아서 속에다 다 넣어버려서 그냥 심플하게 슈가파우더랑 코코아파우더를 좀 뿌려주었구요,
블랙 커피를 한잔 내려서 함께 합니다.
커피가 많이 들어간 거라 애들 안주려고 꽁꽁 숨겨 놓고 혼자 먹는데, 이게 숨어서 먹는것도 쉽지가 않군요.
왜냐하면요, 얼마전부터 우리 작은아이가 낮잠을 더이상 자지 않게 되었어요.
낮잠을 잔 날은 꼬박이 11시, 12시까지 안자고 버티는데다, 낮에도 안잔다고 버티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더니, 어느덧 스르르 졸업해버렸어요.
이놈 낮잠 시간이 저의 하루중 유일한 휴식시간이요, 가장 행복한 순간이며, 사하라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는데,
그게 없어져 버렸어요.
이젠 죙일 제가 뭘 하든 옆구리에 딱 달라 붙어, 뭐 하나 사진 찍으면 오만 참견 다 하고, 뭐 하나 입에 넣는것 같으면 그게 뭔지 꼭 알아야 하고, 컴퓨터 하는거 같으면 꼭 제 무릎위에 앉아서 같이 해야 하고...ㅠ.ㅠ
아~~ 유치원 보낼때까지 이 짓을 앞으로 1년을 더 해야한다는 것이죠!!!!! 험난한 2009년이 예상됩니다.

이건 만든지 한참 지난건데.. 늘 그렇듯 피곤에 쩔어있던 어느날, 초코가 먹고 파서 만들었던 초코 생크림 케익이예요.
안에는 초코 시트에, 생크림과 사워체리를 샌딩했는데, 먹느라 바빠 사진은 달랑 이거 한장입니다.
위에는 가나슈 올렸는데, 빤딱빤딱하게 이쁘게 올렸었었었었었으나!!!!!..... 가나슈 붓자마사 작은놈이 오더니 손으로 쑤욱 찍어 먹어 버렸어요.ㅠ.ㅠ
그래서 할수 없이 스크레이퍼로 매만졌죠. 그 사이 가나슈는 굳고 모양은 없어지고...에휴.... 제가 하는 일이 다 이렇죠, 뭐...ㅠ.ㅠ;;;
..근데 생각해 보면요, 저처럼 베이킹을 오래하고도 이토록 모양내기가 안느는 사람도 드문거 같아요.
아, 물론,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다른 님들은 배부른 소리다, 이정도가 어디냐, 뭐 이런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어디까지나, 제가 '베이킹에 몸바친 세월에 비해서' 그렇다는 얘깁니다.
타고난 재주 있는 분들은 그저 2-3년 하고도 멋지구리하게 딱 만드시던데.. 싶어서 말이지요. 어쩌겠습니까, 제 손이 곰손인가 봅니다.ㅎㅎㅎ

명절 폐인 모드 정리하고 만든 이번주 첫 간식입니다.
소라가다는 언젠가 잘 배운대로 종이와 호일로 만들었지요.
복사지를 삼등분해서 만드니까 사이즈가 딱 좋던데요. 근데 종이가 약해서 보관해두긴 쫌 그래요. 나름 잘 둔다고 옆에다 치워두었더니 남편이 홀랑 가져다 버렸더군요.
빵반죽은 베이킹스쿨 사이트 가시면 있어요. 이번에 새로 브레드가든 책을 샀는데, 이번엔 그 책 레서피로 해봤는데요, 전 베이킹스쿨 레서피가 더 나은거 같더라구요. 비슷하긴 하나...
분할을 브래드가든책에는 40그람씩, 베이킹스쿨에서는 45그람으로 하라고 되어 있는데요, 저는 50그람씩으로 크게 하는게 가장 좋더군요.
속 크림은 냉동실 커스타드 한토막에다 가나초콜릿 한개 섞어서 전자렌지 돌려서 섞었어요.

요건 뭐게요? 파이상자..

안에는 홈메이드 육포를 담아 지난 설 시댁에 선물로 가져갔었습니다.
명절때면 늘 오는 선물 목록 적힌 백화점 카달로그에 한우 육포 700그람이 23만원 붙었더라구요.
대나무 채반에 근사하게 보자기로 포장해둔거요.
단골 정육점에서 한우로 다섯근(3키로) 사서 손질해서 만들어서 재보니 1.5키로 나오더군요.
그러니까 저게 값으로 따지면 다 얼마냐!! @.@(그러나 알고보면 원가는 십만원도 안됨.)
진공포장기로 한개씩 싸고 싶었으나--없으면 없는대로 랲으로 한개씩 싸고(나름 정성껏)
포장 과하게 하면 울 시엄니 쓰레기 생긴다고 싫어하시므로 조촐하게 파이박스에 담아 가져갔었어요. 식구들 모였을때 술안주로 내눠서 조금 맛봤어요. 잘 되었더라구요. ^^
명절 선물 때마다 머리 아픈데, 돈도 많이 안들면서 손도 생각보다 많이 안가고..괜찮은 아이디어 같아요.
참, 육포 레서피는 제가 오래전에 올린거 있어요. 찾아보세요. ^^
아~~ 참.. 사진은 몇개 없으면서도 수다가 길었습니다. 제가 수다가 무지 고팠나 봅니다. 이해해 주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