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크레페(크레이프) 메밀전입니다.
옆면을 보세요.
크레페 케이크 뺨 칠만 하죠?
1천원에 두 장이고 2만원 어치 샀으니 40층이 조금 넘는군요.
(약간의 덤 포함)
시댁이 강원도 원주인데 거기 중앙시장이라고 있거든요.
거기서 천원에 네 장일 때부터 사다 먹었는데 이번에 가니 천원에 두 장이라네요.
흑... 나이 먹는 것보다 이런 게 더 슬퍼요...ㅠ.ㅠ
결혼하고 메밀전의 맛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얼마나 잘 먹는지(거의 환장하는 수준^^;)
어머님께서 서울 올라가면 메밀부침개 장사나 해야겠다고 하시네요.

저는 이렇게 신 김치 넣고 부친 게 제일 맛있는 거 같아요.
지금은 겨울이라 부추가 들어갔는데 참나물을 넣은 게 더 맛있어요.
향도 좋고 아삭한 식감도 살아있거든요.
지난 번에 어머님께서 집에서 부치셨는데 미나리를 넣으시더라구요.
그것도 괜찮았어요.그래도 참나물이 제일 맛있다는 거...
크레페가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라면 메밀전은 쫄깃하면서 개운한 맛!
서울에서도 팔기는 하지만 흔하지 않고,
잘하는 곳도 드물더라구요.
강원도 시장통보다 못한 거 같아요.
한번은 메밀음식 전문식당 생겨서 가봤는데 퍼석퍼석하고 별로였어요.
얇지 않고, 비싸기만 하고...
결정적으로 맛이 너무 없었다는 거.

이렇게 얇게 부치는 게 핵심이죠.
얼마나 얇은지 뒤에 있는 젓가락이 비칠 정도.
메밀전병도 먹을만 하기는 해요.
얇게 부쳐낸 메밀전에 채 썬 무를 빨갛게 양념해서 돌돌 말아낸 것인데
맛은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메밀전이 쵝오!

친정엄마도 메밀전을 너무 좋아하시거든요.
원래 가루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부침개나 전 종류를 워낙 좋아하세요.
그래서 시댁에 갔다 올 때마다 사가지고 와요.
이번 설에도 사가지고 왔죠.
음식 많은데 무슨 전이냐 하겠지만,
이번 설에는 명절음식을 하나도 못 하셨어요.
할머니께서 위독하셔서 병원에 계셨거든요.
어른이 편찮으시면 세배도 하지 않고 명절 음식도 하는 거 아니라면서요.

포장을 기다리다가 몇 컷 찍었어요.
집에서는 후라이 팬에 한 장씩 부쳐 내기 때문에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요.
밀전병을 김치 부침개 크기로 부쳐낸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결혼하고 첫 해에 한 번 해봤는데 엄청 어렵습니다.
제가 부친 메밀전은 누더기였어요.
구멍 난 부분을 반죽으로 땜질했거든요.
몇 장 부치고 저희 어머님께 이렇게 아뢰었습니다.
“어머니, 내년부터는 그냥 사다먹어요~”
(네네~ 저, 대책 없는 며느리 스탈입니다. -,.-)
안 되는 거 붙잡고 있어봐야 서로 고생이에요.
못하는 사람은 부치느라 고생이고,
먹는 사람은 없애느라 고역이고...
기름기 없이 얇게 부쳐내는 게 핵심인데
튀겨도 부족할 판에... 기름 없이 얇게 부치기가 쉽던가요?
안 부쳐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요렇게 거의 말라갈 때 재료를 얹습니다.
거의 기름 없이 부치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찔 것 같은,
그런 허무맹랑한 착각이...
버뜨,
뭐든 많이 먹으면 살찝니다.
제 아무리 저칼로리래도 “섭취량<소모량” 요게 다이어트 불변의 공식이죠.
보통 요걸 잊는다는 거...
잊은 건지, 잊고 싶은 건지...ㅋㅋ

이렇게 배추 넣고도 만들어요.
제사 음식으로도 올린다고 하네요. 그래서였는지 그날 배추로 된 것이 주였어요.
이바지 음식이라고 해야 하나?
저 결혼할 때 어머님께서 저희 집으로 보낸 음식 중에 배추로 부친 메밀전도 한 바구니 있었어요.
그러니까 어디 보내거나 제사음식으로는 배추로 된 것을 사용하더군요.
뭐, 제사음식에는 원래 고춧가루 사용을 안 하니까...

완성된 전은 이렇게 체에 올려서 식혀요.
메밀전 최대의 미덕은 식어야 맛있다는 거.
그래서 누구 사다주기가 좋아요.
임신 했을 때 너무너무 먹고 싶었는데 파는 곳도 없고,
가만히 있어도 울렁거리는데 차 타고 가기도 겁나고 그래서 못 먹었어요.
마트에서 메밀가루랑 참나물 사다가 부쳐봤는데 그 맛이 아니더라구요.
포장할 때 여쭤보니 전화주면 고속버스로 부쳐주기도 하신다고 하네요.
진작 알아둘껄... -,.-
제가 전화번호 챙겨뒀으니까 필요하신 분은 물어보세요~
많은 분들이 여쭤보시면 번호 공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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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 집 연락처 공개할게요~
원주 중앙시장 골목에 보면 이런 부침개 집이 연달아 붙어있어요.
제가 먹어 본 결과 맛은 대동소이하더군요.
그래도 그 중에서 두 집이 괜찮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미진부침이라는 집이었어요.
여기가 조금 더 얌전하게 하기에 계속 이 집으로 낙찰.
전화번호는 010-3069-6957 (미진부침)
가격은
메밀부침개 (배추or 김치) 2장에 천원
메밀전병 2개 천원
또 뭐 하시냐고 물으니까 녹두부침개도 하고 동그랑땡도 하고 다 하신다고 하시는데
다른 건 안 먹어봐서 패쓰...
참나물 들어 간 것은 언제 먹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요즘도 해준다고...-,.-
그럼 저번에는 왜 부추가 들어간겨~ -.-;
그러니까 주문하실 때 부추인지 참나물인지 그것도 확인하세요!
(저는 참나물을 추천해드리고 싶군요)
요즘 같은 날씨로는 택배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음식이니까 저는 고속버스편만 여쭤봤어요.
택배는 알아서들 문의~
원주-서울간 고속버스 요금이 5천원 정도 하니까 그 정도 요금을 지불하시면 된다고 하시네요.
서울에서는 반포에 있는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찾는 건 확실하고...
상봉터미널이나 강변역에서도 원주 가는게 있는 것 같은데 이용해 보지 않아서 확실치는 않네요.
상봉터미널은 폐쇄됐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고..
암튼 받는 방법은 직접 여쭤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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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명절을 어찌 보내셨는지요.
저는 아주 못된 명절 징크스가 있습니다.
그 많은 음식 놔두고 어찌 그리 피자가 땡기는지...
어렸을 때는 사촌들을 선동해 피자집으로 끌고 가던 악동이었어요.
그때는 엄마한테 욕 좀 먹으면 그만이었지만,
결혼하고는 그럴 수가 없어서 그저 입맛만 다실 뿐!
작은 엄마들이 나를 얼마나 미워했을지...
저 어렸을 때만해도 피자 뷔페라는 것이 있었어요.
사촌들이랑 콜라 없이 누가 피자 많이 먹나 그런 내기도 하고 그랬죠.
참으로 미련한 게임을...
그런 거 아니면 소주잔에 물 담아 놓고 누가 많이 마시나 그런 내기도 하고...
그러니 밥을 잘 먹을 수 있겠어요?
사촌들 모이면 괜히 들뜨고 그래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그랬죠.
딱히 뭘 하고 논 기억은 없구요.
그냥 막 뛰어다닌 기억만 남았네요.
그나저나 애들은 이유도 없이 왜 그렇게 뛰어다니는지 모르겠어요.
늙기 시작하면서 무얼 궁금해하지도... 뛰지도 않는다는데 제가 그렇습니다.
(어른들 많은데 송구한 말씀입니다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뱃돈을 받는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세뱃돈을 맡아주는 사람이 되었네요.
굽혀지지도 않는 아들의 무릎을 억지로 굽혀가며 세배를 시켰어요.
세뱃돈은 물론 제 주머니에... 헤헤...
아들, 이 돈은 엄마가 맡아 줄게!
이것은 강탈 혹은 약탈?
남편은 분개하며 (본인도 뺏긴 기억이 있는지) 통장을 만들어준다느니 다 적어놓아야 한다면서 열변을 토하더군요.
콧방귀와 함께 한 마디 날려줬어요.
“시꺼! (시끄럽다의 준말)^^ "

2009년 새해를 맞이하며 남편과 한 잔 했어요.
와인이라 최면을 걸면서...
무알콜시기를 보내는 요즘,
술이 무척이나 고픕니다.
일찍 낳은 죄(?)로 두 돌까지 수유할 생각인데
너무 까마득한 거 있죠.
어떤 날은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맨 정신에 주사를 부립니다.
궂은 날은 따끈하게 데운 청주와 꼬치를 먹고 싶다고...
더운 날에는 치킨과 맥주 타령을...
가끔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도 마시고 싶다고...
소주는 못 마시는 관계로 패쓰...
그러면 친구가 so cooooool하게 이럽니다.
"애 업고 나와~"
(뒷말이 더 중요한데 얘가 꼭 이럽니다.
“뽀대나는 아기띠 말고 꼭 포대기 하고 나와야 된다. 그러면 니가 사달라는 술 다 사줄게”
이거 나오지 말란 얘기죠? -.-+
제가 한동안 뜸했죠?
2009년은 일 많은 한 해가 되려나 봅니다.
연초에는 남편의 접촉사고로 걱정을 했는데 얼마 전에는 위독하시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남편의 접촉사고는 상대편 차가 신호위반으로 받았거든요.
허리가 안 좋다고 했는데 물리치료 받고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그때 이런저런 글에 병원 문의했는데 답변 주신 분들께 인사도 못 드렸네요.
"놀라셨던 *양양*님, 사라다님, 오늘도 상한가 *^^*님, 안개바다님, 현이랑빈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단 말씀 전합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그래도 사고 덕분에(?) 허리 강화한다고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밤마다 물구나무도 서는데 허리에 효과가 있긴 한가요?
그리고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또 정신이 없었지요.
그래서 한동안 82쿡은 고사하고 인터넷을 못 했답니다.
제가 한 일은 따로 없고 그냥 친정엄마 고생하는 거 속상해 하는 정도랑 같이 심란해 하는 정도...^^;
다행히 예전의 생활로 돌아와서 시간 나는 짬짬이 밀린 글들을 읽고 있답니다.
예전에 82쿡이었다면 금방 따라잡았을텐데
요즘은 글이 많아 며칠 걸릴 듯 하네요.
아이가 울면 중간에 관둘지도 몰라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는데 이상한 감정이 들었어요.
올해 여든 아홉이 되셨는데 호상이라는 말은 너무 잔인한 말인 것 같아서 쓰지 않을게요.
그래도 많이 앓으신 것도 아니고 조용하고 평화롭게 가셨거든요.
이렇게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
딱히 비통하거나 슬픈 감정이 들지 않아서 어리둥절한 기분이 들 정도였어요.
저는 열 네 명의 손자 중에 한 명일 뿐이거든요.
손자가 백 명이라고 해도 할머니의 포근한 정을 느낄 수 있을텐데,
저희 할머니, 잔정이 없으신 분이셨어요.
부잣집 막내 딸로 자라 자기 밖에 모른다고 사람들이 그러곤 했는데
원래 사랑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을 더 많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제 이름을 불러주거나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신 적이 없어서 별 다른 기억이 없어요.
꼭 저 뿐만 아니라 손자 누구에게도 그렇게 해주지 않으셨어요.
나도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인데...
남의 장례식이라도 이러진 않을텐데...
내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아도 되나... 싶으면서 저의 마지막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더라구요.
이 기분을 뭐라고 정리해야 좋을지 몰랐는데 아이에게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어주다가 제 마음을 대변하는 구절이 있어 옮겨봅니다.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잡힐 듯 하면서도 막막한 물음이다.
우리가 알 수 있는 일은, 태어난 것은 언젠가 한 번은 죽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생자필멸(生者必滅), 회자정리(會者定離), 그런 것인 줄 뻔히 알면서도 노상 아쉽고 서운하게 들리는 말이다.
내 차례는 언제 어디서일까 하고 생각하면 순간순간 늘 아무렇게나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 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 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 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가을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