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떡을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찰떡이나 요런건 별로 안 좋아하구요~
백설기나 쑥설기. 콩이 파파팍 박힌 설기떡이나 무지개떡을 정말 정말 좋아한답니다.
(제가 떡을 좋아해서 저희 엄마는 저를 떡순이라고 부르죠 -_- )
그래서 항상 제게는 "백설기 만들기" 가 로망이었달까요?
하지만 떡을 만들줄 아는 사람들은 백설기가 제일 쉽다고~ 제일 기본이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인터넷을 보거나, 책을 보거나 사진을 보면 다들 어찌나 능수능란하게
백설기를 만들고, 또 떡케이크를 만드는지~ 정말 볼때마다 늘 감탄하게 되는데
제 눈엔 하나도 쉬워보이지가 않는거에요. 뭐랄까 베이킹과는 또 다른..
떡 만들려면 뭔가 내공이 있어야 하는것 같다는 생각에 늘 생각만 하고 떡 만드는것을 시도 못했었답니다.
저는 요리나 베이킹을 처음 시작할 때. 절대 도구나 재료가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는 성격이에요.
모든 재료와 도구를 완벽하게 갖추고 그렇게 만드는 스타일이죠 (이런 분들 많으시죠? ㅋㅋ)
사실 지금이야 적당하게 베이킹을 하긴 하지만 초창기에는 잘 모르기에 더 완벽함을 추구했던것 같아요.
책의 레서피에 써있는 재료 한가지도 빠뜨리지 않으려 애썼고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웃겨요^^)
도구 나와있는거 똑같이 다 사서 베이킹 했었거든요. ㅎㅎㅎ
어제인가? 엄마께서 냉동실 막 청소하시다가
전에 아시는분이 송편만들라고 준 쑥멥쌀가루가 있는데
이걸로 뭐 좀 해봐라~ 라고 하시는거에요.
그때 번뜩. 그래! 쑥설기다! 쑥설기를 만드는거야!! 라고 마음속으로 외쳤죠!!
그래서 오늘 퇴근전에 엄마께 전화해서 "엄마! 쑥가루 냉동실에서 꺼내놔~~" 라고 하고
후다닥 집에와서 저녁을 먹고 책을 꺼내들고 맹렬하게 정독하며 떡의 기본을 습득하게 되었죠.
아~ 이렇게 요리 책을 열심히 읽어본게 얼마만인가 모릅니다. ㅋㅋㅋ
재료부터 도구까지, 기본팁에서부터 아주 열심히 읽었죠! ㅎㅎㅎ

집에 딱 하나 있는 떡만들기 책 ^^;;
정말 솔직히 사진보고 저게 정말 떡일까 싶었어요.
표지만 봐도 너무 예쁘지 않나요? ㅠㅠ 완전 짱이에용..

역시나 책에 1빠 ^^;; 로 나오는건 백설기!!!
떡 만들기의 기본이라는데...... 글쎄요.. 쉬워보이지 않은데..
뭔가 떡은 제가 어렵다고 생각하는게요.. 정확하고도 명확한 방법이
제시되는것이 아니어서 그런것 같아요. 물주는것도 뭐 사진이랑 글로만 봐서는
대체 우짜란 말이냐? 싶고.. 적당한 물주기를 하라는데 이건 실제로 배우거나
직접 보지 않으면 잘 모르는 부분 아닌가 싶고..
하.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전 그냥 제 맘대로 제 멋대로 하기로했어요.
실패해도 그만~ 사실 첫술에 성공하는게 더 이상한거 아니냐! 하면서 무대뽀로..;;
어차피 난 대나무 찜기도 없고 도구도 하나두 없는데 그냥 우선 해보지 뭐!
그런 심정으로 그대로 따라 만들기 시작했어요.
< 15센치 원형 무스링 1개분 >
멥쌀가루 4컵(1컵=200ml) , 물 3~4큰술, 설탕 3큰술

우선 그래도 조금 소심해져서.... 조..조금만 해보자 라는 생각에
우리집에서 가장 작은 원형 무스링 1호(15센치) 를 이용했어요.
참내~ 제가 저 무스링을 사고 무스케이크는 만든 기억이 없는데.. ㅋㅋ
구입한지 몇년만에 떡을 만들때 쓰게 되네요. 크큭...;;;
그냥 집에있는 찜기에 면보를 깔고 위에 무스링을 얹었어요.

이게 바로 쑥 멥쌀가루입니다. 쑥개떡이나.. 뭐 쑥송편 만들때 쓰면 되겠죠? ^^
약간 수분이 촉촉한 멥쌀가루였어요~~~~

책에 나온 그대로 완벽한 계량도구를 이용해서 -_-)b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물을 뿌렸는데...... 글쎄요....... 제대로 된걸까?
사실 이 뒤부터는 사진이 없어요 -_-;;;;;;; 사진 찍을 겨를이 없었달까?;;;;
왜 저는 물주기를 했더니 손으로 비빈다고 비볐는데;;
동글동글 덩어리가 지는거에요............; 저 잘못한거 맞죠? -0-;;;;
어찌됐든 물주기를 한후 체에 2번 치라는데.. 체가 마땅한게 없는거에요.
체가 안쳐져서 손에 지문 없어지도록 문질렀지만 잘 안돼서.................
반만 체치고 반은 그냥 안쳤다 -_-

몰라! 내 맘대로 할꺼야!! 엉엉엉엉엉엉!!!!!!!!
난 체 치는게 제일 싫다규!!!!!!

어쨌든 반은 체치고 반은 체 안친채로;; 설탕을 섞고 무스링에 차곡차곡 담아주었어요.
위에 동글동글한건 체 안쳐서 -_-;;;;;;;;;;;;;;;;;;;;;;;;;
그렇게 김이 오른 찜기에 올리고
책에 있는거 그대로 20분간 찐 다음 5분정도 뜸들이기.
불조절은 어찌해야하나 했는데 그냥 첨엔 강불 -> 중불로 해서 했구요..
쪄지는 내내 가스불앞에서 왔다갔다 이거 뭐 뚜껑을 열수도 없고
안절부절.. 얘! 안에서 대체 무슨일이 있는거니?
너 제대로 되고 있는거니????
완전 궁금해 미치는줄 알았어요. ㅋㅋㅋㅋ
오븐은 안엘 들여다볼수나 있지.. 이건 뚜껑 열면 안되잖아요. ㅎㅎ
어쨌든 두그두그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뚜껑을 열었더니!!!!!!!!!!!

지..진짜 떡이 됐어! 설기가 됐다고!!
(자..잘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된거같아;;;)

짜잔~ 넣을때보다 색은 진해지고 (쑥색으로)
향기는 쑥향이 아주 솔솔 너무너무 좋고~!!!
그리고 겉보기에는 그래도 된거 같은데?
얼른 무스링을 제거하고..
그릇으로 옮겨담아 보았어요.
아무래도 그냥 일반 냄비찜기에 해서 그런가..
바닥이 조금 질긴 했지만 윗부분은 정말 포슬포슬..

그릇에 옮겨보니 이렇게 됐어요~~~~ ^^
나 정말 너무너무 신기했어요~~
내가 이런걸 만들다니!!! 와!!!!!
그 어떤걸 만들었을때보다 더 놀라웠어요!!!

아! 그러고보니 떡을 찌기전에 미리 금을 그으랬는데 저는 그냥 했더니 진짜 잘 안잘라지더군요;;;;;;;;; ㅋㅋㅋ
저랑 동생이랑 완전 신기해하며 기쁨에 못이겨 떡을 손으로 마구 뜯어 -_- 먹었답니다!!!
(어후 이건 뭐 사흘 굶은 짐승도 아니고 ㅋㅋㅋ)
그런데 진짜 ㅠㅠ (물론 저는 저의 요리실력에 매우 관대합니다~ 나는 관대하다~)
금방 쪄내서 그럴까요? 진짜 쫀득하구 또또 따뜻하니깐 훨씬 맛있구..
사먹는것보다 더 맛있는것 같았어요 ㅠ_ㅠbbbb
저 완전 지금 기분 up~ up~ 되서 ㅋㅋㅋ
제대로 도구만 갖추면 난 떡의 신이 될지도 몰라!
막 이러고 있어요 지금. ㅡㅡ;;
어쨌든 15센치 무스링에 만들어서
양은 아주 적었지만~ 그래도 넘 맛있는 쑥설기였어요. ㅋㅋ
담번엔 더 잘만들어볼게요~
자자 그 전에 우선 도구부터 갖추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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